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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수퍼 CFO'의 업종전환
[페이스] '수퍼 CFO'의 업종전환
  • 이원재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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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코리아 이용문 재무이사 창업선언…IB센터 대표이사로
야후코리아 CFO(최고재무책임자)였던 이용문(40) 이사가 CEO로 업종전환(?)을 시도한다.
9월 말로 야후코리아를 떠나 기업회계·재무관련 ASP(응용소프트웨어 임대사업) 업체인 주식회사 IB센터를 설립해 대표이사로 취임한 것이다.
SAP코리아 CFO로 취임한 97년부터 따지면 햇수로 4년 동안의 ‘수석참모’ 노릇을 접고, 드디어 전장의 사령관으로 업계에 발을 내딛는 셈이다.

참모에서 사령관으로, 심판에서 선수로 그가 하려는 사업은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인터넷 기반의 회계·재무처리 시스템 개발 및 판매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아직도 도스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서 이 아이템이 작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벤처기업들의 기업투명성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벤처캐피털이 기업에 투자하기까지는 매우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치죠. 그런데 막상 투자를 하고 나서는 기업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투명하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없는 상황입니다.
새로 내놓을 소프트웨어는 인터넷을 통해 주주들이 기업내용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도와줄 겁니다.
” 야후코리아 CFO로 일할 때 매출액 계산법을 엄격하게 바꿔 스스로 ‘매출실적 다이어트’를 감행했던 사람다운 말이다.
그는 ‘회계기준을 바꿔 닷컴기업 매출액 거품을 빼야 업계 전체가 산다’고 주장해 업계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용문 이사가 CFO로 취임한 지난 2월 이후, 야후코리아에는 뉴스가 끊일 날이 없었다.
우선 첫 출근 뒤 며칠 지나지도 않아 상장특혜 요구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지분분산 요건에 걸려 상장이 어렵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지분분산 요건이 국제기준과 달리 지나치다’는 의견을 코스닥에 제출했다가 ‘야후코리아가 특혜를 요구하며 위세를 부린다’는 여론의 반발에 부닥쳤다.
그 비난은 당시 기업공개 준비임무를 맡았던 그가 모두 뒤집어써야 했다.
특혜논란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인 2월 말께, 야후 창시자 제리 양은 서울을 방문해 “한국 벤처기업에 600만달러(680여억원)를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자금은 야후코리아로 들어왔고, 야후의 투자를 받는 것은 성공의 보증수표라는 기대가 퍼지면서 인터넷 벤처업계가 한차례 술렁였다.
이용문 이사는 투자대상 선정책임을 맡게 돼 ‘인터넷 벤처업계의 큰손’으로 또 한번 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이 돈의 첫번째 집행대상이 될 뻔했던 동창회 사이트 아이러브스쿨의 인수합병전에서도 가치평가 및 실무협상책임을 맡았던 그의 행보에 이목이 쏠렸다.
“창조적인 일에 승부걸고 싶다” 국내 선두권 닷컴기업에서 뉴스를 생산해내던 인물이 햇병아리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면 심심해지지는 않을까? 그는 “그동안 야후코리아에서 많은 의미있는 일을 했지만 결국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은 창조적인 일이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CFO로 일하는 중에도 하루에 1시간 이상씩 ‘취미삼아’ 프로그래밍을 공부하던 컴퓨터광다운 대답이다.
새로 시작하는 사업은 오프라인 회계컨설팅도 함께 서비스하는 온·오프라인 통합서비스다.
개발 및 시험단계를 거쳐 연말 또는 내년 초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원래 회계사 출신인 그는 이를 위해 공인회계사 4명을 이미 영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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