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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지금 꼭 자바가 필요합니까?
[IT] 지금 꼭 자바가 필요합니까?
  • 김윤지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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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가와 개발자들에게 던지는 쓴소리..."자바가 전부는 아니다"
자바 잘하는 사람 구하기 힘들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나아졌어요. 요즘에도 프로젝트 하나 완성하는 데 한달에 1천만원 받는다는 이야기가 있기는 한데요, 그건 기획에서부터 설계, 구축까지 완전히 혼자 다 해낼 수 있는 사람들 이야기예요. 이제 초급자들은 꽤 되거든요. 오히려 그 사람들을 이끌어갈 정도의 중급 기술자들이 많이 부족하죠. 인력구조를 그림으로 보자면 아주 밑이 넓은 기형적인 항아리 모양이에요. 사람 구하는 게 하늘의 별따기라고 하는데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다는 건 거짓말이에요. 경력 3, 4년 정도 되는 사람들이 보통 3천만원 정도 받을까요. 물론 능력에 따라 받는 돈이 천차만별이긴 하지만요.인력충원, 인맥유치와 입도선매 방식이 대세 사람 구하는 방법은 다양해요. 요즘 회사들이 ‘현상금’을 많이 걸어요. 사원들이 쓸 만한 인력을 데려오면 몇십만원에서 한 100만원까지 포상금을 주죠. 프로그래머라는 게 어떤 공인된 자격이 있는 게 아니니까 인맥에 많이 의존하게 되죠. 이 방법이 그래도 제일 났대요. 자격증요? 그거 별로 믿을 만한 게 못 돼요. 자바 관련해선 SCJP, SCJD 이런 게 있는데 SCJP 같은 건 한달 공부해서 따기도 하니까 별로 알아주지 않는 분위기죠. SCJP 따놓고 프로그래밍 한줄도 못 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예요. SCJD 정도 따면 다시 보겠죠. 프로그램까지 짜는 거라 워낙 따기가 힘들거든요. 어떤 업체 보니까 헤드헌터를 이용하기도 하던데 매니저급이라면 모를까 개발자 구하는 데는 별로 도움이 못 되더라구요. 구해다주는 사람들이 영 쓸 만하지 않은 경우가 많거든요. 역시 대세는 인맥인 것 같아요. 뛰어난 프로그래머들은 돈보다도 자기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하고 함께 있기를 선호하거든요. 자기계발에도 도움이 된다나요. 그러니까 잘 모이는 곳으로 점점 더 모이게 되죠. 교육기관에서 입도선매식으로 데려오는 방법도 있어요. 삼성SDS 멀티캠퍼스 같은 이름있는 교육기관에서 하는 6개월 정도의 전문가과정 같은 것들 있잖아요. 그런데서 상위 몇등 안에 들면 취직 1순위라고들 하데요. 그런 과정 하나 밟으면 대충 취업은 다 되는 것 같아요. 왜 이렇게 자바가 난리냐구요? 웹사이트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죠.다른 언어로 웹사이트를 구축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바로 하는 게 워낙 편하고 좋은 점이 많아요. 자바라는 게 웹을 기본환경으로 만들어진 언어거든요. 제가 보기엔 두가지가 참 우수해요. 자바에 멀티쓰레드 지원 기능이라는 게 있는데요. 멀티쓰레드가 지원되지 않으면 한사람이 접속할 때마다 프로세스가 일어나요. 백사람이 접속하면 백개의 프로세스가 일어나는 거죠. 그런데 멀티쓰레드가 지원되면 한 프로세스 안에서 계속 다중 작업을 할 수 있거든요. 접속자가 많아져도 하나의 프로세스 안에서 일을 처리하니까 효율성이 높죠. 게다가 JDBC라는 환경만 한번 잡아주면 어떤 DB와도 연동이 돼요. DB가 오라클이든 사이베이스든 인포믹스든 다 쓸 수 있는 거죠. 확장성이 높아서 새로 기능을 덧붙이는 데도 좋구요, 플랫폼이 독립적이라 프로그램을 윈도우에서 짜든 유닉스에서 짜든 똑같은 결과를 볼 수 있거든요. C언어에서 제일 까다롭다고 하는 포인터도 없구요, 메모리도 스스로 관리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머들이 편하게 코딩할 수 있구요. 웹사이트에서 뭔가를 하기에는 아직까지는 최고인 것 같아요. 나무만 보지 말고 숲을 보라 그런데 모든 기업의 웹사이트에 꼭 자바가 필요하냐 하면 그건 아니에요. 유행따라 가는 측면도 많아요. 예를 들어 자바의 우수한 기능 가운데 하나가 분산환경을 지원해주는 건데요. 이건 아주 대용량의 DB를 다루는 데에서 필요해요. 그런데 쓸데없이 분산환경으로 구축하는 경우가 있어요. 윈도우에서 기업 인트라넷 정도 구축하면서 말이에요. 이건 엄청난 낭비죠. 어느 정도의 사용자가 쓰는 데 필요한 환경인지도 모르면서 남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은 미련하죠. 그냥 클라이언트 서버 환경으로 해놔도 되는데 쓸데없이 웹으로 하는 데도 많구요. 미래를 보고 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어느 정도의 미래에서 이게 필요할지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부족해요. 이렇게 된 데는 개발자들의 책임이 커요. 원래 웹프로그래밍이 좀 깊이가 없어요. 처음 들어갈 때는 쉽거든요. 두세달짜리 프로젝트 하나 하면 모든 걸 다할 수 있다고 자만하죠. 그런데다 요즘 인력들이 많이 부족하니까 돈 더 주는 데로 금방 옮기고 그러잖아요. 그러니까 계속 그 정도 수준의 일만 반복하는 거예요. 발전이 없는 거죠. 한단계 더 높이기 위해선 시스템 전체적으로 어떻게 되어 있는지 스스로 공부하는 자세가 필요한데 굳이 그러질 않아요. 나무보다도 숲을 볼 수 있어야 진짜 프로그래머라고 할 수 있는데 그냥 자기가 아는 지식에 만족하고 마는 경향이 전보다 강해졌어요. 웹에서 자바를 잘 쓰려면 네트워크 전체에 대한 광범위한 지식이 필요한데 말이죠. 인터넷이 이렇게 만든 것 같아요. 인터넷이라는 게 점점 더 쉽고 편하게 만드는 거잖아요. 프로그램 짜는 데도 이게 반영되는 거예요. 쉽게 쉽게 짜는 걸 선호하다보니 깊이 있게 들어가려고 하질 않아요. 또 지금 자바 개발자라고 하는 사람들이 IT붐 일면서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니까 학원에서 빨리빨리 양성된 사람들이잖아요. 길게 보고 뛰어들었다기보다는 그저 취직이나 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람들이라 더 그런 경향이 강한 것 같아요. 초급 수준에서도 일거리는 많으니까 그냥 안주해버리죠. 다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모여서 하니까 겉보기엔 멀쩡해도 갑자기 서버가 서버리는 경우도 생겨요. 물론 기업들 책임도 있지요. 회사가 사람들을 키워나가면서 체계적으로 일을 꾸려나갈 생각을 해야 하는데 요즘 벤처들이 그런가요.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미국 책 보면 역할분담이라는 게 뚜렷해요. 설계, 개발, 관리를 엄격히 구분하고 각자 역할을 충실히 하는 것을 강조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시간에 쫓겨 프로그램 짜기에 급급하잖아요. 아키텍처부터 하나하나 짚어가면서 설계를 꼼꼼히 해나가야 하는데 그렇지도 못하구요. 결정적으로 한사람이 모든 걸 다 해내길 원해요. 혼자 다 해내자니 부족한 부분은 건너뛰게 되고 그러니까 날림으로 하게 되는 거죠. 교육기관들도 문제 많아요. 돈벌기에 급급해서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만들기보다는 빨리 이수자들을 토해내는 데에만 혈안이 되어 있죠. 커리큘럼 자체가 말이 안 되요. 그 짧은 기간에 그런 걸 다 소화해낼 수 없으니 그냥 겉핥기로 넘어가는 거죠. 수강자들은 그거만 달랑 듣고 나오는 거구요. 한국썬한테도 불만 많죠. 뭐하나 제대로 지원한 게 없어요. 한국썬은 그냥 ‘머신 딜러’예요. 자기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대요. 하다못해 SCJP 자격증을 따도 뭐 하나 지원해주는 게 없어요. 마이크로소프트는 자기네 자격증 따면 세미나 자료나 소식지라도 보내주면서 계속 공부할 만한 계기를 만들어주거든요. 뭐가 바뀌어야 될 것 같냐구요? 일단은 개발자들이 좀더 진지한 자세로 자기 발전을 위한 공부를 해야 해요. 기업들도 하려는 일이 꼭 자바로 해야 하는 건지 점검했으면 좋겠어요. 친구 따라 강남 가지 말구요. 힘들더라도 좀 체계적으로 사람들을 키운다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구요. 그게 다 자기 회사 이익으로 돌아오는 거잖아요. 도움말 주신 분 : 씽크프리 강태진 사장, 미래랩 김용대 자바개발팀장, 표민석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교육센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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