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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 헤드헌터에게 헌팅 당하려면
[직업] 헤드헌터에게 헌팅 당하려면
  • 홍성준/ 삼성경제연구소
  • 승인 2001.09.1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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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가치 홍보는 경력기회 낚는 지름길… 온·오프라인 양면작전 펼쳐야 최근 불황 여파로 국내 기업들은 어김없이 구조조정 열풍에 휩싸였고, 정보기술(IT) 산업마저 크게 위축됐다.
삼성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이 지난해에 비해 채용규모를 줄이고 있어 취업문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진 상태다.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여기저기서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그저 부러울 뿐이다.
직장인들 중에서 상사나 주변 동료들로부터 어느 정도 실력을 인정받고 일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헨드헌팅 회사로부터의 전화를 기다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화려한 경력을 쌓지 못해서, 가방 끈이 짧아서, 혹은 능력이 부족해서 등등의 이유로, 다니고 있는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쪽을 선택하고 만다.
훨씬 더 장래성 있고 보수도 많이 주는 회사에서 자신의 가치를 한껏 발휘할 능력이 있는 데도 말이다.
능력과 관심사를 최대한 홍보하라 간단한 노력만으로도 헤드헌터들에게 자신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경력관리를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인력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수시채용 방식을 많이 채택하고 있는 추세에 주목하자.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라면 인력 확충 일정과 상관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융통성 있게 채용하는 관행이 보편화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인터넷은 개인이 손쉽게 자신의 능력을 널리 알리는 홍보수단이 되기 때문에, 이런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시대가 오기 전에는 시간·공간적 제약 때문에 자신을 남에게 알리는 게 결코 쉽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그 효과도 매우 작았다.
그러나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개인은 수많은 사람들과 손쉽게 접촉할 수 있는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갖게 됐다.
인터넷이라는 단어를 ‘사람(人)이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네트워크’라고 표현하는 이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가상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인간관계는 질적인 면에서 한계가 있다.
인터넷은 자신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단지 개인 홍보를 위한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속한 영역, 즉 몸담고 있는 회사나 개인적인 인간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어떻게 잘 홍보할 것인가가 중요하고, 그 이후에 인터넷 등의 효과적 수단을 통해 제한된 범위를 획기적으로 넓혀야 하는 것이다.
이렇듯 ‘적극적인 개인 홍보를 통한 경력기회의 창출’이라는 전략은 개인이 실제로 속해 있는 현실적 상황(오프라인)과 인터넷을 통한(온라인) 접근, 두가지 영역에서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
먼저 자신이 실제로 몸담고 있는 직장에서 자신을 제대로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직장인들은 매일 수많은 사람들과 긴밀하게 대화하며 상호작용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인주의가 만연한 사회풍조와 맞물려 ‘자기 일만 잘 하면 그만’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늘 함께 일하기 때문에 자신이 갖고 있는 역량을 아주 잘 보여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개인 평판에 대한 입소문의 당사자가 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직장에서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소극적이다.
직장 내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던 김 대리의 사례를 보자. 카드회사에서 고객 분석을 담당하고 있는 김 대리는 마케팅과 관련한 좋은 아이디어나 업계 동향에 대한 최신 정보를 담당팀장뿐만 아니라 관심있어 할 만한 회사 동료들과 꾸준히 공유해왔는데, 지난해 회사를 옮긴 직장 동료의 추천으로 늘 가고 싶어했던 국내 유수의 홈쇼핑 회사로 옮길 수 있었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를 분명히 밝히고 준비된 사람이라는 인상을 꾸준히 심은 덕택이다.
업무상 연계된 타회사, 거래업체의 파트너들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자신이 속한 회사의 업종이나 업무영역과 직간접으로 관련돼 있어, 추천을 받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필자의 지인 중에는 국내 유수의 정보통신 업체에서 시스템통합 프로젝트를 진행하다가 클라이언트였던 한 은행으로부터 나이에 비해 파격적인 대우로 시스템팀장 제안을 받은 사람이 있다.
나이나 경력보다도 능력 그 자체를 인정받는 기회를 잡은 것이다.
온라인을 활용하는 방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커뮤니티 활동이나 온라인을 통한 저작활동 등을 통해 자신을 홍보하는 것이다.
예전에는 한사람이 많아야 3~4개 모임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을 활용하면 개인의 의지와 노력에 따라 수십개의 모임에 참여해 시간·공간의 제약 없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고, 이를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신이 어느 분야에 전문성이 있고, 어떠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 충분히 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A씨는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자신을 알림으로써 취업에 성공한 예다.
지방의 한 사립대에 다니던 A씨는 인터넷 마케팅을 공부하는 커뮤니티에서 활동한 것이 인연이 되어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중견 벤처기업에 취직했다.
커뮤니티에 자신의 아이디어나 공부했던 자료를 꾸준히 올렸고, 오프라인 모임도 열심히 참여하다가 함께 커뮤니티 활동을 하던 그 회사 마케팅 담당자의 눈에 띈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저작활동에도 관심을 또 한가지 개인 홍보 방법은 온라인 매체를 통한 저작 활동이다.
정보의 파급속도가 워낙 빠르기 때문에 온라인 매체는 여타의 오프라인 매체 이상의 영향력이 있다.
또 글이 활자화되어 독자들 손에 쥐어지기까지 복잡한 프로세스를 거치는 오프라인 매체에 비해 사람들에게 도달하는 과정이 훨씬 자유롭기 때문에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최근 극장가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 <엽기적인 그녀>의 원작이 PC통신에 올려진 한 개인의 이야기였다는 사실은 주목할 만하다.
이러한 원리를 잘 이해했던 박씨의 사례를 보자. 신규사업 개발 업무를 맡고 있었던 박씨는 자신이 공부하고 정리한 신규사업과 관련된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려두었는데, 조회 수가 금세 3천건이 넘더니 최근에는 여기저기에서 들어오는 원고·강의 청탁, 스카우트 제의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웹서핑을 하다가 창업이나 신규사업과 관련된 동호회 자료실에서 박씨 자료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으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읽었겠는가? 이는 오직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능력이 아무리 출충하더라도 자신을 알리고 PR을 할 기회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은 한 조직에 갇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
몇가지 작은 노력만으로도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고 더 나은 기회를 찾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전문성을 꾸준히 키우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경력관리란 궁극적으로 ‘나’라는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기 때문에 브랜드의 경쟁력이 없다면 아무리 적극적인 홍보라도 의미가 없는 것이다.
또 이 모든 것의 바탕에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람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와 관심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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