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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물류업체 주식 상한가 새로운 거품?
[독일] 물류업체 주식 상한가 새로운 거품?
  • 손영욱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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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와 닷컴기업 이어 선풍적 인기…실적에 따라 주식공모 성공 여부 판가름 요즘 독일에서 방영되는 TV 광고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간다는 닷컴기업 CEO들이 모두 나오는 게 하나 있다.
아마존 제프 베조스나 야후 제리 양 같은 사람들이 나와 처음에 작게 시작한 기업이 이제는 굴지의 인터넷기업이 되었다며, 클릭 한번이면 소비자가 집에 앉아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입할 수 있다고 말하는 내용이다.
이때를 놓치지 않고 그렇다면 소비자가 어떻게 물건을 집에서 받을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물류의 중요성을 홍보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독일 우체국’이다.
오는 11월6일 상장을 앞두고 있는 독일 우체국은 바이오 테크놀로지와 닷컴기업 주식에 이어 독일에서 한창 붐을 일으키고 있는 물류 관련 주식에 대한 열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독일을 대표하는 3대 물류회사의 주가를 보면 잘 나타난다.
디로지스틱스(D.Logistics)는 작년에 비해 주가가 10배쯤 뛰었고, 9월 초에 상장한 티엘(Thiel)의 주가는 현재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마이크로로그(Microlog)는 지난 6월에 상장한 이후 3개월 만에 주가가 이미 2배를 넘어섰다.
독일 제2의 은행인 드레스드너방크가 출자한 독일투자신탁은 물류 기업만으로 이뤄진 펀드를 구성해 운영중인데 고객예탁금이 6억3천만유로(60억원)에 이르고, 또다른 펀드가 새로 생겼을 정도다.
이들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30%를 훌쩍 넘었다.
물류 관련 주식이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사업자 늘어 경쟁 치열, 수익모델도 불명확 물류 관련 주식은 지난해 가을부터 주식공개가 이뤄지기 시작했는데 왜 이제 와서 이처럼 난리를 피우는 것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물류 분야가 굴뚝산업과 신경제의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그래서 인터넷과 함께 물류 분야도 붐을 이룰 것이라는 생각이 투자자들을 매혹시키기 때문이다.
실제 디로지스틱스처럼 물류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큰돈을 번 새로운 형태의 물류업체와 함께, 물건을 실제로 실어나르는 전통적인 물류업체도 인터넷 붐을 타고 짭짤한 이익을 내고 있다.
기업도 필요한 물건을 인터넷을 통해 주문하는 추세가 늘고 있어 물류업체 주식에 거는 사람들의 기대가 큰 게 억지는 아니다.
유럽 물류시장이 매년 15~20% 성장할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예측도 물류업체 인기에 한몫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물류 주식에 투자만 하면 ‘대박’일까? 많은 펀드매니저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물류 주식이 실적에 비해 과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 보고서에 따르면 물류 관련 주식의 2001년 예상수익률은 다른 블루칩에 비해 75% 정도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실제로 이들 기업의 수익은 그것에 훨씬 못 미친다고 한다.
점점 늘어나는 사업자와 그로 인한 치열한 경쟁이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펀드매니저는 “기업이 잘나가는 동안에는 시세가 지금처럼 높게 형성될 것이다.
하지만 일단 실적이 주식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곧바로 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IVU 트래픽 테크놀로지스(IVU Traffic Technologies)가 좋은 예이다.
이 회사는 6월 상장 이후 주가가 2배 이상 뛰었지만,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자 주가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유명한 토크쇼 진행자를 광고모델로 내세운 독일 우체국의 공모주 청약은 일반투자자들을 매혹시켜 큰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게 이곳 증시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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