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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씨포켓닷컴
[투자연구] 씨포켓닷컴
  • 이정환
  • 승인 2001.05.0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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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 계좌로 결제를 현금처럼

실시간 온라인결제 가능한 시스템 출시… 산은캐피탈 등 15억원 투자

“어떻게 결제하시겠습니까.”
신용카드를 쓰자니 부담스럽고 이런저런 전자화폐를 사서 쓰자니 괜히 번거롭기만 하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최근 통계를 보면 인터넷 유료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람들 35%가 무통장입금을 선택한다고 한다.
사실 무통장입금도 불편하기 짝이 없다.
아무리 인터넷 뱅킹이 발달했다고는 하지만 계좌이체는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무통장입금이 귀찮기는 닷컴기업도 마찬가지다.
무통장입금 내역을 처리하려면 경리부 직원이 때때로 통장을 조회하고 입금한 사람 이름과 고객 아이디를 맞추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입금한 사람이 직접 전화를 걸게 만드는 게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방금 3천원 입금했는데요. 회원 가입시켜주세요.” “네, 고객님. 성함하고 주민등록번호를 불러주세요.” 이렇게 촌스러운 풍경이 첨단을 달리는 닷컴기업에서도 날마다 일어난다.
장사가 잘되는 닷컴기업이라면 텔레마케터 열댓명이 하루종일 전화에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씨포켓닷컴 www.cpocket.com은 지난달 이같은 불편함을 건너뛸 수 있는 새로운 시스템을 내놓았다.
아이디마다 따로 가상 계좌를 부여해 사람 손을 거치지 않고도 입금하자마자 바로 전산처리로 이어지도록 만든 것이다.
씨포켓닷컴은 이 밖에도 e메일 결제시스템이나 무선 지불 솔루션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달 한국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은 이 회사에 모두 1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심사를 담당했던 산은캐피탈 황대연 팀장은 “다양한 금융 솔루션과 관련 기술력을 고루 갖춘 보기드문 기업”이라며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될수록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투자포인트 1 사업모델 - 가상 계좌로 만든 전자화폐 씨포켓닷컴의 사업모델을 살펴보려면 먼저 가상 계좌를 정확히 이해해야 한다.
쉽게 생각하려면 “은행에서 증권 계좌를 만드세요”라는 광고를 떠올리면 된다.
요즘은 증권회사 계좌에 돈을 넣지 않고도 미리 열어둔 은행 계좌에서 얼마든지 돈을 끌어다 증권회사 계좌로 옮겨올 수 있다.
엄밀히 따지면 은행 계좌에서 증권회사 계좌로 바로 돈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증권회사는 은행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은행과 거래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때 나타나는 게 바로 가상 계좌다.
증권사가 미리 은행에 개설해둔 여러 계좌 가운데 하나를 가상 계좌로 만들고 마치 고객의 계좌인 것처럼 움직이게 만든다.
가상 계좌는 실제로 은행 계좌와 완벽하게 같은 역할을 한다.
은행에서 가상 계좌를 임시로 만들어주면 은행 계좌의 돈을 가상 계좌로 옮겨올 수 있게 된다.
가상 계좌에 들어온 돈을 증권회사 계좌로 옮겨가고 나면 은행은 가상 계좌를 없애버린다.
가상 계좌 덕분에 은행 계좌에서 증권 계좌로 자연스럽게 돈을 옮겨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거꾸로 증권회사 계좌에서 은행 계좌로 돈을 옮겨가는 것도 마찬가지다.
역시 증권회사가 직접 돈을 주는 게 아니라 증권회사 계좌 안에 만든 고객의 가상 계좌에서 돈을 빼서 주는 것이다.
가상 계좌는 은행과 거래할 때마다 만들어졌다 거래가 끝나면 바로 사라진다.
증권회사와 은행의 계좌를 연결하는 매개가 된다.
씨포켓닷컴의 씨포켓은 이러한 가상 계좌를 아예 전자화폐 형태로 만든 것이다.
씨포켓은 앞서의 경우처럼 잠깐 나타났다 사라지지 않고 은행 계좌처럼 따로 계좌번호를 받아 움직인다.
이 가상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은 진짜 돈과 똑같은 기능과 가치를 갖는다.
인터넷에서는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입력하면 쉽게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살 수 있고 오프라인에서는 남은 돈을 언제든지 다시 진짜 돈으로 바꿀 수 있다.
투자포인트 2 경쟁력 - 완벽한 환금성과 안전성 씨포켓닷컴은 가상 계좌의 관리를 맡기기 위해 광주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씨포켓에 아이디를 만들면 광주은행에 가상 계좌가 생겨난다.
결제할 때마다 이 가상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게 된다.
계좌를 은행에 맡기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번거로울 수도 있겠지만 따져보면 장점이 훨씬 더 많다.
무엇보다도 은행이 관리를 맡아주면 보안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사용자들의 신뢰도 그만큼 높아진다.
은행공동망을 사용할 수 있어 다른 은행과의 거래에서도 훨씬 빠르고 정확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비로소 온라인 금융기관으로서의 면모를 제대로 갖추게 된 것이다.
그러나 계좌를 직접 다루는 다른 전자화폐 업체들은 사실상 지불준비금이라는 개념이 없다.
그럴 리야 없겠지만 만약 고객의 돈을 마음대로 유용하다가 회사가 부도라도 나게 되면 사용자들은 원금을 찾을 방법이 없는 것이다.
씨포켓의 원금은 모두 광주은행이 보장한다.
씨포켓닷컴은 1%의 수수료를 챙길 뿐이다.
사용자들은 은행에 돈을 맡겨놓는 것처럼 안심하고 씨포켓닷컴을 믿을 수 있게 된다.
씨포켓은 전자화폐면서도 완벽한 환금성을 갖는다.
“씨포켓의 강점은 무엇보다도 실시간 자금이체가 가능하다는 데 있죠. 이만큼 빠르고 정확한 전자화폐는 아직까지 없어요.” 김광흠 사장의 이야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하고 마우스를 클릭하면 같은 시간에 인터넷 쇼핑몰 사업자는 씨포켓닷컴과 은행을 거쳐 판매대금을 받을 수 있다.
신용카드 결제라면 3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될 일이 씨포켓을 쓰면 클릭 한번에 바로 끝나는 것이다.
사용자 처지에서도 선불형 전자화폐의 번거로움이나 후불형 신용카드의 부담감이 없어서 좋다.
투자포인트 3 성장성 - 통합결제 등 수익모델 다변화 씨포켓닷컴의 사업영역은 이 밖에도 결제서비스 전반에 두루 걸쳐 있다.
최근에는 신용카드 결제와 무통장입금, 전자지갑, e메일 송금 등 4가지 방식의 결제수단을 통합 운영하는 ‘e-하나로결제’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이들 서비스를 따로따로 운영하는 업체들은 제법 많았지만 통합 운영하는 서비스는 씨포켓닷컴이 처음이다.
이 e-하나로결제를 쓰면 따로 계산하지 않더라도 모든 온라인 결제 업무를 한꺼번에 들여다볼 수 있다.
시간마다 달라지는 매출액 움직임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e메일 결제 시스템은 네오위즈 등에 솔루션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선 결제쪽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신세기통신 등 이동통신 업체와 제휴를 맺고 휴대전화에서도 씨포켓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휴대전화에서 씨포켓을 쓸 수 있다면 사용자들은 유선과 무선 인터넷에서 똑같은 전자화폐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휴대전화 요금에 더해져서 나오는 소액결제가 고작 몇천원 단위에 머물렀다면 씨포켓은 최대 200만원까지 거래가 가능하다.
사업자들도 대환영이다.
수수료가 크게 줄어들 뿐만 아니라 실시간 정산이라 현금 흐름이 크게 좋아진다.
무엇보다도 직불 거래라 부실채권이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씨포켓닷컴의 사업방향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볼 수 있다.
하나는 온라인 쇼핑몰 등과 제휴를 맺어 씨포켓의 이름으로 들어가 수수료를 나누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솔루션을 통째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뒤늦게 후발업체들이 나타나겠지만 씨포켓닷컴은 적어도 6개월 정도 진입장벽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후발업체들이 넘어서기 어려운 진입장벽은 넓게 얽혀 있는 제휴관계다.
씨포켓닷컴은 이미 은행들은 물론이고 이동통신 업체, 온라인 쇼핑몰 업체 등과 폭넓은 제휴를 맺고 있다.
최근에는 지불중개 운영업체인 페이게이트와 제휴를 맺고 가맹점이 아닌 곳에서도 씨포켓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얼마 전에는 씨포켓으로 급여를 지급하는 벤처기업들까지 생겨났다.
씨포켓닷컴은 올해 안에 대상 기업을 30~40개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투자포인트 4 전망 - 인터넷 은행 만들 계획 씨포켓닷컴은 한발 더 나아가 직접 인터넷 은행을 만들 계획이다.
지금 쓰고 있는 가상 계좌는 그대로 인터넷 은행의 계좌가 된다.
우선은 사전 준비작업 가운데 하나로 24시간 현금 서비스가 가능한 ‘뱅킹25시’ 사업이 오는 8월부터 시작된다.
은행이 문을 닫은 뒤에도 씨포켓은 24시간 내내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경호업체와 PC방 등과 제휴를 추진하는 한편 다음커뮤니케이션과 공동 마케팅을 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씨포켓닷컴은 우선 소득수준이 높고 보유자산이 많은 상류층 고객을 대상으로 고급자산관리 서비스를 시행할 방침이다.
인터넷 은행을 준비하는 다른 업체들이 낮은 금리를 선호하는 중소기업이나 서민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제도와 법이 갖춰지는 대로 적당한 신용금고를 인수하고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인터넷 은행 설립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당장은 선불 시장을 넘어설 수 있을까가 관건이다.
사용자들을 충분히 확보하고 튼튼한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
우선은 마케팅 능력이 씨포켓닷컴의 성장성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실시간 결제가 가장 큰 강점”
산은캐피탈 황대연팀장 인터넷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면 보통은 신용카드 결제를 선택하는데 그때마다 매번 카드를 꺼내어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좀더 손쉬운 결제 방법이 없을까. 씨포켓닷컴은 이런 문제를 가상계좌를 도입해 손쉽게 해결했다.
가상계좌는 은행 업무를 전자상거래 영역으로 한걸음 끌어당겨 놓았다.
이제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드는 것처럼 씨포켓으로 결제를 대신할 수 있게 됐다.
씨포켓은 지금까지 나온 많은 전자화폐 가운데 가장 완벽한 환금성을 자랑한다.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독특한 사업모델이다.
씨포켓은 전자지갑 뿐만 아니라 무통장 입금, 신용카드 결제, 온라인 공과금 납부 등을 해결할 수 있다.
또한 e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거래내역을 휴대전화에 문자메시지로 보내주기도 한다.
실시간 결제가 씨포켓의 가장 큰 장점이다.
씨포켓처럼 현금과 다를 바 없는 전자화폐가 활성화되면 전자상거래의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심지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씨포켓으로 결제가 가능하게 된다.
이 사업은 결국 누가 빨리 많은 은행과 제휴를 맺고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씨포켓닷컴은 벌써부터 다섯개 은행과 제휴를 맺고 있다.
신세기통신을 비롯한 이동통신업체나 새롬기술을 비롯한 유료화를 모색하고 있는 닷컴 기업들이 씨포켓닷컴에 손을 벌리고 있다.
그런 점에서 씨포켓닷컴은 일찌감치 한발 앞서 있는 셈이다.
한국산업은행과 함께 3배수에 1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부터 무난히 흑자를 기록하고 2003년 무렵에는 198억원 매출에 42억 순이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때쯤이면 무난히 코스닥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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