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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스팸 메일 경계주의보!
[브라질] 스팸 메일 경계주의보!
  • 오진영
  • 승인 2000.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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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업체들 공개적으로 회원명단 팔아…단속 법안 없어 개인정보 무방비
메일 주소를 알려주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아냈는지 광고성 메일이 끊임없이 날아온다.
일방적으로 전달되는 스팸 메일을 보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게다가 사이버공간은 익명성이 보장되는 곳 아닌가. 누군가 내 정체를 파악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섬뜩한 기분마저 든다.


스팸 메일은 개인들에게만 골칫거리가 아니다.
상품 판매 카탈로그를 제작하는 브라질 회사 ‘에르메스’의 영업부에는 하루 평균 150통씩의 메일이 날아든다.
이 가운데 3분의 1은 스팸 메일이라는 게 직원들의 하소연이다.
일일이 메일을 열어 쓸모없는 것은 버리고 업무에 필요한 것만 추리는 데 하루 평균 30분 이상을 허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돈이 적게 드는데 사생활 침해쯤이야 스팸 메일을 보내는 이유는 간단한다.
인터넷을 통한 광고는 비용이 적게 든다.
게다가 손쉽고 편하게 만들어 보낼 수 있다.
소비자의 반응면에서 오프라인 광고매체보다 효과도 나은 편이다.
광고홍보대행사 주피터커뮤니케이션은 이메일 광고가 전단이나 소식지보다 제작비용이 10% 정도 적게 들고, 제작기간도 평균 한달에서 5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이처럼 인터넷 마케팅의 유리한 점 때문에 많은 사업체들은 사생활 침해라는 석연치 않은 부담을 안고도 스팸 메일을 보낸다.
브라질 일부 회사에선 아예 이메일 주소를 모아들이는 일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기도 한다.
주로 구직 사이트에서 이력서를 보낸 사람들의 주소를 긁어모으거나 무료 이메일 주소를 제공하는 핫메일 사이트, 실시간 채팅 프로그램인 ICQ 사이트에서 주소를 사냥한다.
문제는 회원들의 신상정보를 절대로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공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놓고 회원명단을 팔아넘기는 행위다.
브라질 리우그란데두술에 본사를 둔 ‘MD브라질’은 공공연히 “100만명의 이메일 주소를 담은 파일을 250레알(약 16만원)에 팝니다”라는 광고를 내고 있다.
회사 쪽에서는 메일 주인들에게 명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겠다는 동의를 받은 적이 없다고 시인한다.
하지만 확실하게 금지 규정이 마련될 때까지는 끝까지 해보겠다며 배짱을 부리고 있다.
현재 브라질에선 본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메일 주소는 상업적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법안이 국회 상정을 기다리고 있다.
실효성이 의문시되긴 하지만 그때까진 스팸 메일 업체들의 활보가 계속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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