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디지털리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
[디지털리더] 다음커뮤니케이션 이재웅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10.11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이재웅 1968년 출생 연세대 전산학과 석사 ENS(프랑스파리고등사범) 연구원 1995년 2월~현재 (주)다음커뮤니케이션 대표
  • 스케줄 관리를 직접 한다고 들었습니다.
    옆에서 잘해줄 사람이 있으면 편할 것 같긴 한데 그런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고 그냥 제가 관리하는 게 제일 낫다고 생각해서.
  • 언론과 접촉을 일부러 꺼린 것은 아니었나요. 지난해 10월부터 올 1, 2월까지 집중적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이 언론이 너무 선정적으로 접근한다는 것이었어요. 메시지가 왜곡돼 전달되는 경우도 많았구요. 그래서 한동안 대단히 보수적으로 움직였습니다.
    하루 두세건씩 인터뷰에 응하다보니 할 일을 못하는 측면도 있구요. 꺼렸다기보다 제가 스케줄 관리를 잘못한 것 같습니다.
    당분간 ‘광고’에서 수익모델 끌어낼 것
  • 요즘 경영상 현안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경제환경이 너무 안 좋아요. 앞으로도 어떻게 변할지 모르니까 거기에 대비하는 게 제일 고민스럽죠. 최악의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조직이 급격하게 커져 효율성 문제도 많이 고민합니다.
    지난해 이맘때 직원이 50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150명이 넘으니까요.
  • 최악의 경우를 대비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경우를 상정하는 겁니까. 우리 회사 같은 인터넷기업은 성장성이 중요한데, 그 성장 가능성을 실현하지 못하는 것이 최악의 상황이겠죠. 뭐, 광고시장이 축소된다든지 그 가운데 인터넷 광고의 비중이 제일 먼저 줄어든다든지 하는 거죠. 증시나 경제환경 같은 외부 상황을 두고 얘기한 것이 아니라 내부 상황을 말씀드린 겁니다.
  • 경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닷컴 위기론도 한창인데. 글쎄요. 닷컴 위기설로 보면 위기는 위기인 것 같아요. 지금 시작하는 회사들은 펀딩이 잘 안되잖아요. 이미 받았다 해도 이제 광고시장에서 1, 2위 업체가 아니면 안된다는 것을 다들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수익모델 만들기도 쉽지 않고. 갑자기 조직들이 커지면서 관리 문제도 위기의 한부분을 이루고 있죠. 그렇지만 닷컴기업들이 연쇄 도산에 빠진다거나 하는 식의 위기는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다음의 수익모델은 광고가 제일 크죠. 앞으로도 그럴 것 같고. 혹시 광고 외에 다른 수익모델을 준비하고 있나요. 여러가지 모델을 준비는 하겠지만 광고만큼 성장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우리는 미디어가 중심 포지션이니까 광고 쪽에서 계속 끌어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 미디어라고 하셨는데 다음에 대해서는 무료 이메일 업체나 다음카페 같은 커뮤니티 사이트라는 평가가 많습니다.
    트래픽의 40% 정도를 이메일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다음카페가 30% 조금 안되고, 그리고 나머지입니다.
    1억 페이지뷰 가운데 65% 정도가 이메일과 카페에서 나오고 나머지가 3500만 페이지뷰 정도 된다는 건데, 그렇다면 사실 우리가 그렇게 평가받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3500만 페이지뷰라면 그것만으로도 국내에서 1, 2위를 다툴 수 있다고 할 수 있잖아요.
  • 이메일과 카페를 통해 확보한 회원이 다른 서비스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요. 그게 규모의 경제이고 포털의 힘이죠. 로그인 700만, 이것이 다음의 힘이다
  • 인터넷기업들의 회원수에 허수가 많다는 얘기를 하잖아요. 그런 얘기가 나오면 항상 다음이 대표적으로 거론되는데. 국내 인터넷 사용자가 몇명인데 다음 회원이 1600만일 수 있느냐, 이런 얘기들 많이 하지요. 근데 특별히 부풀린 것 없어요, 우리는 미국 야후나 라이코스와 똑같은 기준에 따라 얘기하는 거예요. 사실 회원이 1600만명이든 1천만명이든, 혹은 그 이하든 개의치 않아요. 중요한 것은 실제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찾아오느냐죠. 우리는 하루 로그인 숫자가 700만이라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어요.
  • 그렇다면 회원관리 차원에서라도 좀 정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다음에서는 이메일 아이디 만들기도 힘든 상황인데. 회사 출발할 때부터 평생 가져가는 이메일이 모토였어요. 새로운 아이디 만드는 게 불편하다는 점은 우리도 고민하는 문제지만, 정리해야 할 필요까지는 느끼지 않고 있습니다.
  • 그럼 신규 회원은 이제 크게 증가하고 있지 않겠네요. 우리가 회원 포화 시점을 두번이나 예측했다가 틀렸습니다.
    회원이 500만명 됐을 때, 그리고 1천만명이 됐을 때입니다.
    지금도 하루 6만명씩 새로 가입하고 있어요. 우리도 놀라고 있어요. 신규 가입자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는다는 거죠. 어떻게 설명하기가 힘들어요.
  • 몇몇 후발주자들의 경우 실명회원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주민등록번호 체크하는 것 우리도 못할 것은 없는데요, 회사에서 주민등록번호를 받을 필요가 있나요. 주민등록번호는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상당히 민감한 정보거든요. 혹시나 유출되면 국내 주민등록번호 체계를 다 바꿔야 할걸요. 상당히 위험한 일이고, 또 너무 많은 것을 사용자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봅니다.
    정부에서도 압력은 있는데 범죄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다고 말이죠. 하지만 제가 볼 때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격입니다.
    익명성이 보장돼야 하는 부분도 분명 있으니까요. 우리는 앞으로도 이 부분은 건드리고 싶지 않아요. 저는 실명제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자존심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으로
  • 페이지뷰를 공인받겠다고 했는데 결과가 나왔나요. 경쟁업체에서는 왜 발표를 안 하느냐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6월 이후 매달 계속 받고 있습니다.
    ABC 산하의 ABVS에서 공인받고 있습니다.
    공식 발표를 안 하고 있을 뿐이죠. 다음달부터는 계속 발표할 겁니다.
    야후와 관련해서는 다른 것은 비난하고 싶지 않지만 문제는 야후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는다는 거예요. 자기들도 공인받고 있다고 얘기하고 있고 사실인 것 같은데 그 데이터를 보여주지 않더라구요. 서로 상대를 비난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 데이터를 보여줘야죠. 매출액도 그래요, 우리는 공개기업이니까 다 알 수 있지만 야후는 매출액을 종잡을 수 없어요. 올 상반기 매출만 해도 어디에는 91억원이라고 했다가 95억원이라고도 하고, 99억원, 103억원 다 달라요. 지난해 매출도 100억원, 70억원, 77억원, 58억원 다 다르게 나오고.
  • 다음과 야후가 벌이는 페이지뷰나 매출액 논쟁은 어찌보면 부질없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실 그래요. 그런 부분에선 언론이 좀더 신중했으면 합니다.
    지금 그런 경쟁을 해야 할 때가 아니죠. 지금 매출이 1위인 것이 뭐 그리 중요한지 모르겠거든요. 다만 우리에겐 솔직히 피해의식 같은 게 있습니다.
    매출액과 관련해 우리가 먼저 1등 논쟁을 꺼내지 않았어요. 사용자들에게 더 좋은 서비스를 하는 게 중요하고 결국 승자는 나중에 밝혀질 텐데, 매출액이 1위다 2위다 하는 자존심 경쟁으로 괜히 회사만 피해를 보고 있어요. 매출액을 부풀린다 어쩐다 하는 기사가 나오면 정말 답답합니다.
    그러면 꼭 야후와 비교하고 말이죠. 그런데 거의 대부분이 야후 시각에서 평가를 한단 말입니다.
    정말로 공개기업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다뤄줬으면 합니다.
    야후는 공개기업이 아니지만 우리는 5만명이 넘는 주주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하면 그건 사실 억울한 거죠.
  • 왜 그런 기사들이 나온다고 생각하십니까. 모르겠어요. 야후의 브랜드파워를 지나치게 맹종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요. 객관적 데이터를 비교한 것도 아니고, 사실 전 아직도 야후 매출이 얼마인지 모르겠거든요. 기사마다 다 다르니까요. 객관적으로 비교가 돼서 우리가 비판을 받는다면 수긍하겠는데 그렇지 못한 부분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우리는 나스닥 심사도 다 통과한 기업인데 매출을 부풀린다고 한다면 사실 얘기할 게 없는 거죠. 야후는 영업이익이 나는데 다음은 안 그렇다 하는 것도 그래요. 미국 야후가 영업이익 날 때까지 얼마나 투자했겠습니까. 98년 3분기부터 영업이익을 냈는데 그동안 약 1조원을 투자했습니다.
    회사 시작하고 3년반 만에 영업이익을 낸 겁니다.
    우리는 본격적으로 사업했다고 할 수 있는 게 작년 6월부터입니다.
    이제 겨우 1년3개월 됐어요. 미국 야후는 적자기간 다 거치고 이제 서비스를 커스터마이징해서 한국에 가지고 온 겁니다.
    코스닥과 증권거래소가 우량기업인 야후코리아 유치경쟁에 나섰다고 하는데 미국 야후의 주식을 유치한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야후코리아는 그냥 지사잖아요. 그런데 야후코리아 때문에 법도 두번이나 바꿨어요. 우리도 일본에 다음재팬이라는 현지법인을 세우면 30억원 영업이익은 금방 만들 수 있어요. 그거 그리 어려운 게 아니거든요. 정말 말도 안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 CEO 마케팅 측면에서 약했던 것은 아닐까요. 저는 반대라고 생각해요.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저는 정확한 숫자만, 할 수 있는 것만 말씀드렸다고 자신해요. 야후의 경우 주로 장기 플랜에 대해 얘기를 많이 했어요. 매출액도 지난해 언론 인터뷰에선 100억원 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58억5천만원으로 끝났지요. 올해도 연초에 보시면 이미 150억원 매출했다고 한 적도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신뢰성에서 떨어진다고 보지 않습니다.
    야후 사장이란 브랜드와 다음 사장이란 브랜드 차이가 큰 것 같습니다.
    그게 전반적으로 작은 나라의 설움인 것 같아요. 야후가 몇백억원 투자하면 대단한 거고, 국내 기업이 몇백억원 투자하면 거품이다, 왜 벤처가 투자를 하느냐 이런 얘기 나오고. 이제 다른 얘기 하죠.
  • 다음 시스템에 안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어요. 사고도 몇번 났고 말이죠. 사실 사용자가 이렇게 늘어날 줄은 예측 못했어요. 우리도 놀랄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던 점이 있었습니다.
    계속 개선해나가려고 합니다.
    지금은 자신할 수 있는 것이, 전에 났던 사고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을 거구요, 속도 문제도 생기지 않을 겁니다.
    장점을 키워주는 ‘공정한’ 대결 많아져야
  • CEO하기 쉽지 않군요. 그래도 재미있는 일이 더 많지 않나요. 벤처는 일을 만들어가는 게 재미죠. 이거 해서 떼돈 벌겠다는 것보다 뭔가를 만들어간다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희망을 갖고 움직이는 거죠. 나름대로 열심히 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할 때는 속상하죠. 투자자들도 막무가내로 ‘다른 데는 다 상한가인데 왜 너희는 상한가 안 치냐’고 하면 정말 기운이 많이 빠지죠.
  • 최근에 후발업체에서 광고를 통해 다음에 공개경쟁을 제안했습니다.
    광고전략이라고 보이는데 예전엔 다음이 야후를 걸고넘어진 적이 있었죠.
    우리가 걸고넘어졌던 건가요.(웃음) 공정하게만 된다면 경쟁에 도움이 된다고 봅니다.
    비방이 되면 안되겠죠. 인터넷 전체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이니까요. 좋은 점들을 서로 부각시켜가면서 시장을 키워야겠지요. 공개경쟁이니 하는 광고에 대응할 필요는 느끼지 않습니다.
  • 다음 정도의 위치라면 CEO로서 공개적으로 할 말은 해야 하지 않을까요. 그런 책임 같은 것도 있을 겁니다.
    제 얘기 누가 듣나요.(웃음) 사업하기 정말 바쁘거든요. 아직도 1년 정도는 지나야 이익을 내고 안정도 될 것 같은데, 대외활동에 치중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아직은 좀 이르지 않나 하는 게 개인적 생각이에요. 인터넷기업이 거품이 아니고 수익을 내는 기업도 있구나 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공개기업, 선발주자… 이제 미래를 본다
    [취재후기] “사업을 하면서 말이 많아진 것 같습니다.
    ” 오랫동안 할 말을 참아왔던 사람처럼 이재웅 사장은 많은 말을 토해냈다.
    진작부터 벼르고 있었다는 듯 거침이 없었다.
    그의 화살은 대부분 경쟁업체인 야후코리아를 향해 있었지만 언론도 벗어나진 못했다.
    기자를 앞에 두고 언론에 대한 섭섭함을 하나둘 풀어헤쳤다.
    언론을 그동안 피해왔다는 고백도 했다.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는 말까지 했다.
    밖을 향한 격정과 속을 향한 냉정함이 교차했다.
    공개기업의 CEO로서 고충이 많은 듯했다.
    선발주자로서 겪는 유명세에 간간이 피곤해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말대로 국내 최대의 포털 다음의 CEO로서 의젓함과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
    경쟁업체와의 승부에 대한 조급함보다는 전체 비즈니스 판도를 조망하는 느긋함도 내비쳤다.
    좀더 먼 미래에 전망을 심는 것 같았다.
    앞으로 인터넷 대표기업으로서 다음 이재웅이 제시하는 비전이나 전망을 자주 접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