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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인지도'와 '가격'의 진검승부
[e비지니스] '인지도'와 '가격'의 진검승부
  • 김찬수
  • 승인 2000.10.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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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교보와 예스24의 경쟁력....충실한 고객 서비스가 관건
국내 인터넷 서점 시장은 인터넷 교보문고와 예스24가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 뒤를 10여개 업체가 뒤쫓으며 3위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한겨레IT 기업평가센터와 메타랜드가 9월27일부터 10월2일까지 7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용자 조사에서도 이런 시장상황이 잘 드러난다.


‘가장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 인터넷 교보문고(35.5%), 예스24(22.2%)가 수위를 다퉜다.
3위인 와우북(8.8%)과는 차이가 컸다.
특히 예스24는 올해 매출액이 분기마다 100% 이상 증가해 3분기에는 인터넷 교보문고를 앞질렀다.
순수 인터넷 서점이 오프라인에 기반한 강자를 추월한 것이다.


“이런 현상은 교보에 비해 10∼30% 정도 낮은 가격에 책을 판매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일 뿐”이라고 교보문고 김영회 인터넷사업부서장은 잘라 말한다.
그렇다고 ‘이대로 가면 어려울 것 같다’는 위기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침 도서정가제 입법문제가 도마에 올랐고, 인터넷 교보가 대대적인 가격할인 정책을 펼 것이라는 소문이 공공연히 나돌고 있다.
예스24 박지수 기획이사는 “예스24의 경쟁력을 가격에서만 찾는 것은 교보가 인터넷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가격경쟁이 시작되면 예스24의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고 자신한다.
골리앗의 대반격이 시작되려는 찰나이다.
가격, 배송, 브랜드가 경쟁력 인터넷 서점의 경쟁력 요소는 크게 4가지이다.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브랜드, 양질의 도서정보. 이런 토대 위에서 고객의 만족도와 충성도가 높아지고, 재구매 비율과 일인당 구매량이 늘어난다.
이런 사실은 이용자 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용자들은 시간 절약(36.8%)과 저렴한 가격(34.7%)을 가장 중요한 두가지로 꼽았다.
인터넷 서점을 꺼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반품에 대한 신뢰 부족(21%), 긴 배달기간(17.5%), 도서정보 부족(17.3%), 개인정보 유출(17%), 즐겁지 않은 책 구매(16%) 순으로 나타났다.
저렴한 가격은 인터넷 서점의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같은 책은 품질이 똑같기 때문에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서점은 더 많은 책을 팔 수 있다.
예스24의 판매가격이 교보에 비해 평균 15% 정도 낮다.
베스트셀러는 대부분 30% 정도를 깎아 판다.
예스24의 성장을 가격할인에서 찾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가격할인은 양날의 칼이다.
낮은 가격은 매출 증가와 회원 확보에는 유리하지만 수익성에는 심각한 문제점을 야기할 수 있다.
교보문고 인터넷사업부 유재성 대리는 “가격할인을 하지 않는 인터넷 교보문고조차 순이익이 마이너스인데 15% 이상 가격할인을 하는 인터넷 서점이 플러스의 순이익을 낼 수는 없다”고 말한다.
인터넷 서점의 편리함은 빠른 배송이 결합돼야만 위력을 발휘한다.
자체 물류창고를 이용하는 경우 배송은 주문을 분류하고 물류창고에 전달하는 단계, 물류창고에서 집책하고 포장하는 단계, 물류회사를 통해 책을 고객에게 배달하는 단계 등 3단계를 거친다.
빠른 배송의 핵심은 첫번째 단계에 있다.
다양한 도서 보유, 적정한 재고 유지, 신속한 도서 조달, 주문 프로세스의 자동화가 기업의 배송 경쟁력을 좌우한다.
브랜드 가치와 반복구매 경험은 상호작용 도서 보유량과 조달 측면에서는 인터넷 교보가 앞선다.
오프라인 매장의 경우 100% 주문 기반 발주가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도서를 보유하고 있는데, 인터넷 교보는 이 덕을 보고 있는 셈이다.
출판사나 도매업체와의 오랜 관계로 도서 조달도 더 신속하다.
예스24는 부족한 도서 보유량을 적정한 재고 관리를 통해 극복하려고 하고 있으며, 매출액이 증가함에 따라 도서 수급도 계속 원활해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전문 도서 보유량과 조달에서는 인터넷 교보에 비해 취약하다.
주문 프로세스의 자동화 측면에서는 인터넷 교보가 뒤진다.
오프라인 매장 창고를 공동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사업부간 의사결정의 조정 때문이다.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자동화 측면에서는 순수 인터넷 서점이 강점을 갖는다.
인터넷 교보는 올해 말에 오프라인 매장 창고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물류창고를 임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높은 브랜드 가치는 반품에 대한 걱정이나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두려움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
이용자 조사 결과를 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서점과 실제 자주 이용하는 서점이 동일하게 나타난다.
이는 브랜드와 반복구매 경험이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터넷 서점이 어디인가’라는 질문에서 1위는 인터넷 교보(28.5%), 2위는 예스24(23.3%)로 나타났다.
3위인 와우북(9%)과의 차이를 고려한다면 예스24가 짧은 기간에 대단히 확고한 브랜드 가치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평가하면 교보문고와의 브랜드 가치 차이는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양질의 도서정보 제공은 책 내용을 볼 수 없는 인터넷 서점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측면에서 아주 중요하다.
두 기업 모두 차례, 독자 리뷰, 미디어 서평, 전문가 서평 등을 제공하고 있다.
가시적인 수준의 차이를 발견하기는 힘들다.
예스24 만족도 더 높다 이용자들은 두 기업에 얼마나 만족하고 있을까? 최근 6개월 동안 인터넷/오프라인 서적 구매횟수와 향후 6개월 동안 인터넷/오프라인 서적 구매횟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만족도를 확인해보았다.
구매횟수 3회 이상 비율은 예스24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이 더 높다.
두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하나는 예스24의 반복 구매율이 더 높을 가능성, 다른 하나는 인터넷 구매를 많이 하는 사람들이 예스24로 전환했을 가능성이다.
어느 경우나 예스24의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향후 6개월 동안 인터넷 구매횟수 비율에서도 이런 정황이 드러난다.
3회 이상 구매자의 비율을 분석한 결과 예스24 이용자가 인터넷 교보 이용자보다 많다.
과거 오프라인 서점 구매횟수 비율과 특정 서점 이용과는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향후 6개월 동안 오프라인 구매횟수 비율도 두 서점간에 큰 차이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인터넷 교보가 오프라인 매장과 아직 긴밀한 시너지 효과를 만들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암시한다.
구매 행태에 대한 응답에서 의미심장한 결과를 볼 수 있다.
응답자의 52%가 “조건만 적당하면 다른 곳과 비교하지 않고 곧장 구입한다”고 답했다.
“반드시 다른 인터넷 서점과 비교한다”는 비율은 48%에 불과했다.
이것은 자주 이용하는 인터넷 서점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형성된 브랜드 가치가 상당히 오래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아마존과 반스앤드노블에서 배울 점 인터넷 교보는 높은 가격에도 이용률과 브랜드 측면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것은 ‘오프라인 매장의 지명도’에 힘입은 바 크다.
가격할인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인터넷 특성에 맞는 기업으로의 탈바꿈, 가격할인을 할 경우 오프라인 매장과의 관계 등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반스앤드노블이 인터넷 사업부를 분사시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예스24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 진입에 성공했으며, 현재 높은 브랜드 가치와 재구매 고객 비율을 볼 때 고객 충성도도 상당히 높아 보인다.
그러나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예스24를 자주 이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절반 이상이 저렴한 가격이라고 응답했다.
이것은 인터넷 교보가 가격할인을 시작했을 때, 과연 예스24가 지금 수준의 시장점유율과 고객 충성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게 만든다.
아마존의 성공은 낮은 가격이 아니라 양질의 방대한 도서정보, 충실한 고객 서비스에 있다.
온라인 시대에 걸맞는 서점은 어디?
[예스24가 말하는 교보]
  • 교보문고의 강점과 약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교보의 인지도가 가장 큰 강점이다.
    또 그동안 서점을 경영하면서 얻은 노하우와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방대한 서적도 강점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교보는 몸집이 너무 크다.
    시장에 반응하는 속도가 너무 느리고 인력비, 매장 운영비 등의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온라인 시대에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
  • 교보가 온라인에서 가격할인을 할 것으로 생각하나. 교보가 언젠가 할인은 하겠지만 소형서점들의 반발과 여러 문제점 때문에 당장 하지는 못할 것이다.
    또 교보가 온라인에서 할인을 시작한다 하더라도 충성도 높은 예스24의 고객을 빼앗아가지는 못할 것이다.
  • 예스24의 성장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흔히 예스24의 강점은 가격밖에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는 물류시스템이라든지, 빠른 배송, 서평 제공 등 여러 서비스가 있다.
    몸집도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과 독자들의 요구에 바로바로 반응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모두 성장요인이었다.
  • 앞으로의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 먼저 배송 시스템을 개선할 것이다.
    이를 위해 도서마다 배송일을 명확히 표시할 예정이며, 어길 때에는 고객에게 보상을 할 것이다.
    또 지금 포화상태인 물류창고도 대폭 확장해 이전할 것이다.
    책 종류를 다양하게 확대하는 것이나 기타 부수 서비스를 개선하는 것은 기본이다.
    [교보문고가 말하는 예스24]
  • 예스24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예스24의 가장 큰 경쟁력은 낮은 가격이다.
    그 외의 부분은 잘 모르겠다.
    도서정보와 도서조달면에서 많은 개선이 있었지만 아직 교보에 미치지 못한다.
    도서 정보는 예스24보다 알라딘이 더 우수하다.
  • 온라인에서 가격할인은 언제, 어느 수준으로 할 것인가. 아직 시기가 명확히 결정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한다면 할인수준은 대단히 높을 것이다.
    시장장악을 위해 조달가격 수준에서 판매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시장경제에서 경쟁은 냉혹하다.
  • 오프라인에서도 할인을 할 것인가. 가격할인은 인터넷 서점에서 먼저 진행될 것이다.
    나중에는 오프라인 서점도 인터넷 서점 수준으로 가격을 낮추게 될 것이다.
  • 앞으로 사업전략은 어떻게 가져갈 것인가. 인터넷 교보는 오프라인 교보문고와 물류창고를 같이 사용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 강화를 위해 11월경에는 파주에 있는 물류창고로 넓혀 갈 계획이다.
    대대적인 시스템 개선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인터넷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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