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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머신즈의 야망과 좌절
[포커스] 이머신즈의 야망과 좌절
  • 이정환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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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가 PC 판매 주춤, 나스닥 상장 폐지설까지…부실한 기술, 표절논란이 악화 불러
: 이머신즈에 12개월 정도 투자할 생각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ID:huynhl)
: 글쎄요. 이머신즈는 성장성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은 컴팩이나 hp 등 대형 메이커들로 붐비고 있는 PC산업의 매력없는 부문(저가PC)을 공략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1천달러 이하의 저가 PC를 구입할 기회가 생긴다면 아마 대부분 유명회사 제품을 고를 겁니다.
이머신즈는 PC 판매로는 거의 돈을 못 벌거나 오히려 잃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서비스 요금으로 만회할 모양인데 쉽지는 않을 겁니다.
주식이 이렇게 싼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ID:Jeremy/모닝스타 애널리스트)
-증권상담 사이트 모닝스타닷컴 www.morningstar.com 게시판에서이머신즈 www.emachinesinc.com 신화가 좌초될 위험에 빠졌다.
99년 미국 시장에 저가 PC 돌풍을 일으키면서 인기를 한몸에 받았던 이머신즈가 최근 실적부진에다 주가폭락까지 겹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나스닥 상장 당시 주당 9달러였던 이 회사 주가는 요즘 1달러대를 맴돌고 있다.
상장폐지설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잘 나가는 듯하던 회사에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일까. 첨단기술주 거품 붕괴와 실적부진이 원인 99년 9월 삼보컴퓨터의 미국 판매법인으로 출발한 이머신즈는 판매 개시 9개월 만에 100만대의 PC를 판매하면서 미국 전역에 초저가 PC 돌풍을 일으켰다.
이머신즈가 판매한 399달러짜리 PC는 동일한 사양의 타사 제품에 비해 40% 이상 저렴하면서도 반품률이 3.93%(업계 평균은 10% 내외)에 불과했다고 한다.
이머신즈는 당시 컴퓨터유에스에이 부사장이었던 스티븐 더커를 CEO로 전격 영입하고 서킷시티와 오피스데포, 베스트바이 등 대형 유통망을 확보해 파죽지세로 미국 시장을 파고들었다.
스티븐 더커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힘입어 이머신즈는 99년 2월 가정용 PC 시장 점유율 9위를 기록한 데 이어 연말에는 컴팩과 hp에 이어 3위를 차지할 정도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사업이 확장일로에 있던 지난해 9월, 이머신즈는 AOL과 미국 금융권으로부터 1억1950만달러의 대규모 자금을 유치했다.
여세를 몰아 올해 3월에는 주당 9달러에 2천만주, 1억8천만달러를 공모하고 꿈에도 그리던 나스닥에 진입했다.
이머신즈의 상장 소식은 모회사인 삼보컴퓨터 주가를 천정부지로 끌어올렸고 일부에서는 델컴퓨터나 게이트웨이 주가와 비교해 삼보컴퓨터의 목표주가를 17만7천원(10월13일 현재 1만1150원)으로 산정하기도 했다.
이머신즈의 기업가치가 50억달러(10월13일 현재 시가총액 1억7천만달러)에 이른다거나 삼보컴퓨터가 30대 우량기업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는 등의 장밋빛 전망들이 쏟아져나왔다.
그러나 이머신즈의 상승은 거기까지였다.
나스닥 상장을 정점으로 이머신즈는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하기 시작했다.
상장 당일(올 3월24일) 공모가(9달러)에 가까운 8달러에서 거래된 이머신즈는 반짝 1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연일 추락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거래량이 따라주지 않았다.
전체 1억4천만주 가운데 하루 거래량은 60만주 안팎에 머물렀다.
기록적인 매출 신장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이머신즈를 외면했던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올 3월 말부터 나스닥에 불기 시작한 첨단기술주 거품 붕괴 현상이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이 회사의 실적부진이 더 컸다.
이머신즈는 올 2분기에 6250만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주당 순손실액은 애초 예상했던 주당 1센트를 훨씬 뛰어넘어 33센트에 이르렀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주가(7월24일)는 하루 사이에 28%나 폭락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PC 시장까지 잔뜩 얼어붙으면서 9월 한때는 1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10월13일 현재 이머신즈 주가는 1.1달러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국내 증권가에서는 “이러다가 이머신즈가 상장 폐지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로 최근 증시가 침체하면서 나스닥에서는 상장 폐지되는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다.
나스닥에서는 관행적으로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상태가 15일 이상 지속되면 상장 폐지를 검토한다.
회사 쪽은 감자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상장 폐지를 감수해야 한다.
삼보컴퓨터에 따르면 미국 진출 3년째를 맞는 10월 현재 이머신즈 판매량이 300만대를 넘어섰다.
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들기는 했지만 이머신즈의 시장점유율은 여전히 3위를 고수하고 있다.
그런데도 주가는 고점 대비 90%나 하락했다.
단순히 PC시장이 침체했기 때문일까. 투자자들이 이머신즈를 외면하는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닐까. 투자자들 왜 멀어지나 이머신즈는 PC를 초저가로 판매하는 대신 인터넷을 통해 모니터에 광고문구를 띄우는 방법을 썼다.
일종의 광고대행이다.
컴퓨터 판매에서는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광고대행 수수료로 만회할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실제로 이머신즈는 지난해 570만달러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3340만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영업 쪽에서마저 손실을 보고 있다.
올 1분기에는 430만달러의 영업이익이 났으나, 2분기 들어서는 475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분기부터 출혈경쟁이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머신즈는 델컴퓨터나 IBM, 컴팩, hp, 게이트웨이 등 강력한 경쟁자들과 맞서 싸워야 한다.
특히 델컴퓨터는 이머신즈보다 더 싸고 더 품질 좋은 모델을 내놓기 시작했다.
이머신스의 최대 무기인 저돌적인 가격경쟁력이 사라진 셈이다.
가격인하에만 치중한 나머지 품질에 신경을 쓰지 못한 것도 치명적인 실수였다.
투자정보지인 인베스트먼트툴닷컴 www.investmenttool.com은 10월12일자에서 이머신즈의 실패 원인을 커버기사로 다루면서 시카고 컴퓨터 대리점 매니저의 말을 빌려 이렇게 썼다.
“이머신즈 다섯대 가운데 한대는 대리점에서부터 작동이 안됩니다.
팔려나간 네대 가운데 한대도 한달 안에 반품됩니다.
이 정도면 정말 심하죠. 델컴퓨터나 IBM은 반품률이 7% 정도밖에 안 돼요.” 지난해 크리스마스 무렵 애플의 고급 기종인 ‘아이맥’ 외관을 본뜬 ‘이원’이라는 신제품을 내놓은 것도 이머신즈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법정공방까지 간 끝에 제품생산을 중단하고 화해하는 것으로 매듭을 지었지만 소비자와 투자자들이 이머신즈에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한동안은 컴팩과 상표권 분쟁에 휘말리기도 했다.
당시 삼보컴퓨터에서는 “이머신즈의 급성장에 대한 기득권 업체들의 견제에 불과하다”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머신즈의 지금 입장도 거기서 크게 다르지 않다.
송영길 마케팅 담당 부사장은 “최근의 주가하락은 2분기 실적이 좋지 않게 나온 데 따른 것”이라며 “2분기 실적이 저조한 것은 갑작스럽게 시장이 침체한데다 덤핑경쟁에 나선 컴팩과 hp를 견제하기 위해 우리도 출혈판매를 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송 부사장은 “3분기에는 실적 추세가 양호하다”며 “10월23일로 예정된 3분기 실적발표에서는 놀랄 만한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게 되면 이머신즈에 대한 월가의 평가도 달라질 것으로 그는 기대했다.
그는 현재 현금보유액이 2억달러에 이르기 때문에 이자수입만 해도 적지 않으며, 월 18만대의 양호한 판매실적을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가전략 글쎄요?” 송 부사장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이머신즈는 문제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PC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마당에 언제까지나 저가전략으로 대기업들과 맞설 수는 없다는 게 상당수 전문가들 얘기다.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이다.
이머신즈는 최근 MSN(마이크로소프트네트워크)과 제휴했다.
이머신즈 안팎에서는 이것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작업도 중요하지만 더욱 근본적으로는 저가 PC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씻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다.
제2의 이머신즈 신화는 첫번째보다 훨씬 만들기 어려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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