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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 "진짜 인터넷기업으로 거듭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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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범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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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하진 사장, 한컴 탄생 10돌 기념식서 강조…한글워디안 넷피스가 선봉
10월9일 오전 11시 서울 힐튼호텔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한글과컴퓨터 창립 10주년 기념식장. 연단에 올라선 전하진 사장의 얼굴은 상기돼 있었다.
강산이 한번 변한다는 시간의 마디를 넘긴 한컴의 존재 이유와 가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선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계의 자존심, 한컴의 10주년 기념식은 전 사장에게 특별한 날이다.
98년 7월 쓰러져가는 한컴의 재건을 외치며 와신상담하기 2년. 화려한 생일을 맞은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한컴의 CEO 취임, 한컴살리기를 위한 대대적 국민운동, 마케팅 강화 및 인터넷기업으로의 변신, 코스닥 열풍과 폭락, 한글 워디안의 거듭된 출시 지연과 이에 따른 비난 등 지나온 세월이 주마등처럼 지나가는 것을 느꼈을 법하다.
한컴의 이날 창립기념식은 국내 업체로는 보기 드물게 화려하고 거창했다.
중국, 일본, 영국에서 제휴사 대표들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국내 IT 업계의 주요 CEO들이 대거 초청됐다.
연단 앞줄에 길게 마련된 기자석에도 빈자리가 없었다.
유명 연예인의 사회로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이날 기념식은 국내 최고 소프트웨어 기업이라는 명성을 확인받으려는 듯 시종 위풍당당했다.
한컴의 이날 창립기념식은 새로운 버전의 최신 제품들이 한꺼번에 발표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한글 워디안과 넷피스 한글을 필두로 어린이 한글, 리눅스용 한컴 오피스 등이 공식적으로 발표됐다.
특히 이날 선보인 한글 워디안은 그동안 한컴을 짓누른 중압감을 벗겨주는 선물처럼 받아들여졌다.
“한글은 이제 새로운 환경인 인터넷에 맞춰 인터넷 오피스로 거듭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유능한 CTO(최고기술책임자)도 영입했습니다.
국내 기술의 세계화에 앞장설 것입니다” 전 사장은 이제 큰 짐을 덜었다는 듯 열띤 목소리로 미래 한글의 비전을 하나둘 풀어헤쳤다.
“하늘사랑, 네띠앙과 함께 e마켓플레이스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이를 통해 국내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릴 겁니다.
‘인터넷 국민기업’으로서 사회에 기여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이제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할 것입니다.
중국에 이미 진출해 있고 일본에도 곧 진출할 겁니다.
오늘 일본과의 계약이 이루어집니다.
” 한글 워디안 출시 지연으로 쏟아진 질책과 비난을 훌훌 털어버리려는 듯 전 사장은 확답에 가까운 약속을 이어갔다.
2시간 가까이 진행된 이날 기념식은 대형 생일케이크를 자르는 것으로 막을 내렸다.
새로운 10년의 첫막이 오르는 순간이기도 했다.
하지만 생일을 치른 한컴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한컴 밖의 시선도 여전히 곱지 않다.
아직은 숙제를 다하지 못했다는 투다.
실제 이날 한글 워디안의 출시와 해외진출 발표, 새로운 비전 제시도 한컴의 주가를 반등시키지는 못했다.
증권가의 분석은 오히려 부정적 내용에 더 힘이 실린다.
야심차게 발표한 e마켓플레이스보다는 주식매수청구권에 발목이 잡힌 하늘사랑과의 합병이 눈에 들어온다.
완전히 탈바꿈해 탄생했다는 야심작 한글 워디안마저 세간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하는 상황이다.
“국민들이 살려주신 국민기업으로서 국민들에게 결코 실망을 주지 않는 기업이 될 것을 약속드립니다.
” 너무도 많은 기대와 애정이 전 사장에게 짐이 되지는 않을까. 그러나 그는 그 짐을 자청했고, 약속을 잊지 않고 있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몰락했던 한컴의 자존심을 지켜낸 것처럼 이제는 스스로의 자존심에 승부를 걸기라도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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