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중국] 거대한 대륙을 가르는 '물류' 바람
[중국] 거대한 대륙을 가르는 '물류' 바람
  • 이문기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창고·운수업체, 가전업체 이어 우정국 가세…미국 UPS와 일본 사가와도 치열한 경쟁 물류(Logistics)는 전자상거래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빠르고 체계적인 배달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면 소비자는 바로 고개를 돌린다.
중국처럼 거대한 나라에서 물류시스템을 구축하는 문제는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이 풀어야 할 최대의 난제이다.
워낙 땅덩어리가 넓다보니 전국을 커버할 수 있는 물류업체도 아직 없다.
우정국, 막강한 배달망으로 물류서비스 공략 중국 물류의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신속한 배달에 필요한 교통 인프라는 낙후했고, 물류산업이라는 개념조차 희박하다.
중국에서 물류업은 창고운수업으로 분류된다.
상품과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과 소통이 보편적인 비즈니스 개념으로 정착하지 않은 탓이다.
이 때문에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대부분이 물류시스템 구축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닷컴 시대의 선각자들은 이런 환경을 기회로 활용한다.
선발주자는 전통적인 창고업과 운수업체들이다.
베이징의 바오공물류유한회사, 화통체물류서비스회사 그리고 상하이의 화련배달센터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이들은 창고운수업을 통해 구축한 노하우를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업체에 상품 성격에 맞는 배달 솔루션을 제공하고, 배달과 결제를 대행하면서 중국 물류의 선발주자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막강한 배달 인프라를 갖춘 ‘중국 우정국’이 뛰어들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우편업무를 처리하는 국가기관인 우정국은 지난 7월 델, IBM, 휴렛팩커드, 제록스 등 세계적인 컴퓨터 업체는 물론 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 제약업체인 양선과 물류업무 대행 계약에 서명했다.
우정국의 최대 강점은 전국에 깔린 배달망이다.
우정국은 3만3천대의 트럭과 510량의 열차, 항공사까지 갖고 있다.
대금결제를 위한 온라인 체계도 구축돼 있다.
우정국 디지털통신연구소장 쉬주저는 “물류업의 3박자인 배달체계, 정보유통, 자금유통 세가지 모두를 가장 잘할 수 있다.
우정국이 전자상거래를 앞장서 개척할 것이다”고 장담한다.
우정국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등 일부 지역에서 이미 시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곳에서의 성과를 기반으로 점차 전국적 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WTO 가입, 무역량 폭발적 증가도 한몫 국가기관인 우정국이 물류사업에 직접 뛰어드는 것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많다.
우정국이 방대한 배달망을 갖추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관료적이고 수공업적인 업무방식을 유지하기 때문에 전자상거래 시대에 요구되는 신속한 정보유통을 이어갈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가전업체인 캉자와 TCL은 우정국과 같은 물류업체가 자신들의 물류업무를 대신해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이들은 기존 유통망을 활용해 독자적인 물류 전문업체를 키울 계획을 세우고 있다.
캉자는 물류업 진출을 위해 이미 외국 대기업과 합작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물류기업들도 속속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 UPS, 일본 사가와(佐川) 등은 이미 베이징에 사무실을 개설하고 본격적인 채비를 갖췄다.
선진국에서 볼 때 아직 초보단계에 있는 중국 물류시장은 이들에게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의 WTO 가입 후에 폭발적으로 증가할 무역량 역시 놓칠 수 없는 사업기회다.
한동안 중국 인터넷 업계를 강타한 전자상거래 열풍이 물류사업이라는 새로운 관심 영역으로 급속히 번져가고 있다.
전통적인 중소 규모의 창고업, 운수업, 일부 가전업체와 국가기관인 우정국 그리고 미국, 일본의 대형 기업까지 진입한 중국 물류산업은 이제 치열한 시장쟁탈전을 예고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