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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유럽에서 사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영국] 유럽에서 사업하기 가장 좋은 나라는?
  • 영국=김정원 통신원
  • 승인 2001.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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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시장조사기관·컨설팅업체, 비즈니스 환경 평가 보고서 잇따라 발표 세계의 경제권과 군사권을 거머쥐고 세계를 좌지우지하던 유럽의 힘은 이제 완전히 사그라든 것인가? 기회의 땅 미국에 눌려 노쇠한 땅덩어리로 전락한 유럽국가들이 새 천년을 맞아 잃어버린 명성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노력들이 유럽국가들간의 경쟁과 협력을 통해 조금씩 결실을 맺어 21세기 르네상스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유명 시장조사기관과 경영컨설팅업체들이 연이어 유럽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을 평가한 보고서들을 내놓고 있다.
유럽을 아직도 기회의 땅이라 여기는 세계의 기업가들은 이런 보고서를 참고로 유럽 진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최근에 나온 보고서 가운데 글로벌 경영컨설팅업체인 아더앤더슨과 유럽의 시장조사기관인 그로스플러스유럽(Growth Plus Europe)이 작성한 유럽국가들의 비즈니스 친화도를 조사한 것이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스웨덴, 오스트리아와 미국을 평가대상으로 삼은 이 보고서는 각국의 비즈니스 친화도를 결정하는 세가지 항목으로 펀딩과 인적자원 유치, 일반적 비즈니스 환경을 꼽는다.
첫번째 평가항목으로 선정된 펀딩에서는 각국의 벤처캐피털과 투자은행들을 포함하는 민간자본 투자자들에 대한 세제 혜택, 중소업체의 스톡옵션에 대한 세제 혜택, 중소업체의 연구개발(R&D) 분야에 대한 세제 혜택과 정부 창업자금 등을 따졌다.
평가 결과 영국이 가장 나은 펀딩환경을 갖고 있고, 그뒤를 프랑스가 바짝 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영국에 비해 중소업체들의 스톡옵션에 대한 세제 혜택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럽의 경제강국인 독일은 정부의 중소업체에 대한 세제 혜택과 창업자금 지원 등에서 평균에 못미치는 점수를 받아 스웨덴과 함께 최하위에 머물렀다.
두번째 평가항목으로 선정된 인적자원 유치에서는 우수한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 조건과 고용인에게 지불하는 회사 옵션에 대한 세제 혜택, 전반적 소득세율, 사업 도산 후 사업주들에 대한 형사처벌 정도, 외국인들에 대한 노동시장의 개방 정도 등을 검토했다.
평가 결과 네덜란드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월등한 점수를 차지했다.
특히 네덜란드는 사업 도산 후 사업주들에 대한 형사처벌 정도가 가장 무겁지 않은 나라로 미국과 함께 꼽혔다.
인적자원 유치 환경에서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스웨덴 등은 평균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다.
마지막 평가항목인 일반적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각국의 비즈니스 관련 법령과 세제를 종합해 점수를 매겼다.
기업 관련 각종 세율과 사회보장시스템 관련 세율을 비롯해 지적재산권 행사와 고용인 관련 노동법 등이 도마에 올랐다.
이 분야에서도 영국이 미국과 함께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영국의 경우 법인과 사회보장 관련 세율은 유럽 사업가들의 기대치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네덜란드는 인적자원 유치 항목에서 후한 점수를 받은 것과는 달리, 비즈니스 환경에서는 전 항목에 걸쳐 평균보다도 낮은 점수를 받았다.
일반적 비즈니스 환경은 다른 유럽국가들에 비해 뒤떨어진 셈이다.
이상의 세가지 평가항목을 종합하면 영국이 가장 사업하기 좋은 나라로 꼽힌다.
영국은 펀딩환경과 일반적 비즈니스 환경에서 상위를 차지해 가장 높은 비즈니스 친화도를 나타냈다.
영국은 특히 미국마저 제치는 기염을 토했다.
유럽의 전문가들이 평가한 결과라는 점을 감안해도 최근 몇년간 비슷한 조사 결과가 항상 미국을 윗자리에 올린 것과 비교하면 놀라운 변화다.
유럽국가들의 비즈니스 환경에 전에 없던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오스트리아와 스웨덴은 가장 비즈니스 친화도가 낮은 나라로 선정되었다.
역시 다국적 경영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가 내놓은 보고서도 눈에 띈다.
이 보고서는 유럽에서 가장 활발하게 e비즈니스가 이뤄지고 있는 7개 유럽국가 도시를 대상으로 각각의 e비즈니스 친화도를 조사했다.
평가대상 도시로는 런던, 맨체스터, 더블린, 암스테르담, 베를린, 스톡홀름과 코펜하겐이 포함됐다.
IT 인프라, 정부 지원, 인적자원 등 35개 평가항목으로 각 도시의 e비즈니스 친화도를 조사한 결과 덴마크의 코펜하겐이 런던을 제치고 최상의 도시로 꼽혔다.
런던은 코펜하겐과 더불어 대부분 평가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턱없이 비싼 부동산값과 역시 상대적으로 비싼 인건비에 덜미를 잡혔다.
코펜하겐은 풍부한 인적자원, 유연한 노동법, 원활한 언어소통, 저렴한 부동산값 등이 매력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새로운 e비즈니스 강자로 떠오르는 아일랜드의 더블린은 뜻밖에 낮은 점수를 받았다.
정부의 적극 지원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IT 인프라, 경직된 외국인 고용법, 언어소통의 어려움 등이 걸림돌로 작용했다.
미국의 실리콘밸리나 월스트리트가 모든 비즈니스가 한두군데에서 이뤄지는 것과는 달리, 유럽의 경제는 수십개의 서로 다른 문화, 언어, 정책, 비즈니스 환경이 어울려 형성된다.
유럽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이라면 이런 국가간, 도시간 특성을 충분히 파악해야 한다.
성공보다는 실패에 가까운 곳이 유럽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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