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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광속 인터넷 ‘CDN’
[첨단기술주] 광속 인터넷 ‘CDN’
  • 신동녘/ 사이버 IT 애널리
  • 승인 2001.02.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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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근을 하다보면 매일 막히는 곳이 있다.
특히 변두리에서 서울로 진입하다보면 고속도로, 국도 할 것 없이 막히는 곳은 늘 막힌다.
더구나 명절 때가 되면 우리나라 전역의 고속도로와 국도는 거의 마비상태가 된다.
정부가 우회도로도 뚫고 고속도로를 내기도 하지만 도로가 건설되기가 무섭게 그만큼의 교통량이 늘어나 만성적 체증은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서울, 부산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교통 흐름이 많이 바뀌고 있다.
전에는 시내버스의 경우 대부분 도심을 관통했으나 최근에는 지하철이 거미줄처럼 연결되면서 주요 지하철역을 잇는 셔틀버스로 바뀌고 있다.
자가용 이용자들도 막히는 것이 지긋지긋한지 지하철역까지만 차를 몰고가서 지하철로 갈아탄다.
택시도 출근시간에는 지하철역까지만 운행하는 이른바 ‘다람쥐택시’로 변한지 오래다.

만성적 체증을 보이고 있는 정보통신 네트워크, 특히 인터넷에서도 동일한 개념으로 체증을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개념에서 출발한 새로운 개념의 인터넷 네트워크가 바로 CDN(Contents Delivery Network)이다.
지난 10년간 인터넷 분야에서는 도로망 건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다.
대형 호스트 컴퓨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인터넷이 PC급 서버로 대체된지는 이미 오래됐고, 고속도로망에 해당하는 기간통신망 건설도 예전에 완성됐다.
특히 만성적 적체 원인으로 여겨졌던 가입자망의 경우 ADSL과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 가입자망의 보급으로 가장 눈부신 발전을 보였다.
하지만 도로교통망처럼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되는 것 이상으로 이용자가 증가하면서 인터넷 체증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통상적으로 인터넷에서 요구하는 화면이 나타나기까지는 서버-네트워크-가입자망-PC의 경로를 거친다.
즉 내가 어떤 인터넷 주소를 치면 서버에서 응답한 후 네트워크와 가입자망을 거쳐 PC에 정보를 뿌려주는 것이다.
외국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사용자가 웹브라우저에서 인터넷 주소를 적어넣고 엔터키를 친 다음부터 PC 모니터에 원하는 화면이 완전히 나타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를 인터넷 퍼포먼스라고 한다)이 95년 12초에서 99년에는 6초로 단축되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시간단축은 PC의 성능개선에 따른 서버와 PC의 응답속도 개선(5초→0.6초)과 모뎀의 속도개선, ISDN 등의 이용에 의한 가입자망의 개선(3.2초→1.8초)에 힘입은 바 크다.
그러나 기간통신망 확충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망의 노드에서 정보제공자의 서버에 이르는 네트워크의 속도 개선(3.8초→3.6초)은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이는 인터넷 인프라가 개선된 만큼 유통정보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ADSL과 케이블모뎀 등 초고속 가입자망의 증가에도 불구하고 무늬만 초고속이란 비판이 이는 것도 이곳에서 체증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CDN은 이런 전송지연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이다.
지하철에 의한 교통패턴처럼 CDN은 한국통신, 데이콤, 하나로통신 등과 같은 인터넷서비스업체(ISP)에 동일한 내용의 콘텐츠를 복사해놓고(이를 캐시서버라 한다) 한국통신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람은 한국통신의 캐시서버에, 하나로통신을 통해 접속하는 사람은 하나로통신의 캐시서버에 접속하여 자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ISP에서 정보제공자의 서버를 잇는 과정을 통과하지 않음으로써 전송속도가 크게 개선되는 것이다.
CDN과 유사한 것으로 미러링이란 것이 있다.
거울이라는 의미의 이 기술은 접속자가 많을 경우 다른 사이트에 내용물을 복사하고 이용자로 하여금 선택하도록 하여 접속을 분산시키는 초보적 기술이다.
그러나 CDN은 사용자에게 서버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고 강제로 통신 네트워크 상에서 가장 인접한 캐시서버에 접속시킨다.
각 캐시서버는 서로 동기화되어 있어 한쪽 캐시서버가 다운되거나 접속증가로 체증이 심하게 걸릴 경우 자료를 받고 있는 중이라도 즉각 다른 캐시서버로 연결시켜준다는 점에서 기술적으로 탁월하다.
CDN은 쌍방향 네트워크에서 하향, 즉 다운로드의 비중이 훨씬 큰 곳에 적합하다.
따라서 다양한 지역의 이용자가 같이 물려 있어야 하는 온라인게임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아직은 이용료가 비싸다(월 2천만원 수준)는 점도 제약이다.
그러나 음악, 동영상, 주가정보 등과 같이 자료를 주로 받는 멀티미디어 분야에서는 꽃을 피울 수 있다.
특히 주문형비디오(VOD)와 성인 인터넷방송의 경우 콘텐츠 유료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데, 동영상의 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CDN에 의존해야 한다.
99년 4월 CDN을 처음으로 상용화한 미국의 아카마이(Akamai)는 불과 7개월만에 나스닥의 황금주로 부상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씨디네트웍스 www.cdnetworks.co.kr, 웹데이터뱅크 www.wdb.co.kr, LG텍 www.lgtek.co.kr, 필라민트네트웍스 www.feelamint.com 등이 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디네트웍스는 지난해 11월부터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전문 CDN 업체로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데이콤인터내셔널이 주요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지금까지 인터넷방송국을 중심으로 VOD와 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의 CDN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2월부터 유료로 전환했다.
지난해 8월부터 CDN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필라민트네트웍스는 SBSi, iMBC 등 20여곳에 상용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기존 CDN 업체가 IDC나 ISP를 대상으로 캐시서버를 설치하는 데 비해 이 기업은 사이버 아파트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있다.
한편 CDN 솔루션 분야에서는 잉크토미코리아 www.inktomikorea.co.kr와 아라기술 www.aratech.co.kr,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잉크토미코리아는 현재 국내 CDN 솔루션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으나, ‘재규어 2000’이라는 캐시서버를 개발한 아라기술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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