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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양철집
[투자연구] 양철집
  • 이정환
  • 승인 2001.05.1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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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미래는 ‘원더풀 데이즈’

3차원 애니메이션 자체 기술력으로 제작… 삼성벤처투자, 159억원 투자

“애니메이션쪽에 투자하려고 보니 마땅한 회사가 없었어요. 다들 미국에서 하청을 받아다 색칠이나 하는 정도였죠.” 지난해 9월 처음 양철집 www.tinhouse.co.kr을 찾았을 때만 해도 삼성벤처투자 김일환 차장은 심드렁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근근히 먹고 사는 수준이겠군.’

그러다 올해 3월 우연히 다시 찾은 양철집은 자못 다른 색깔을 띠고 있었다.
4년 전부터 만들던 애니메이션 영화 <원더풀데이즈>가 어느 정도 윤곽을 드러내면서 벌써부터 외국에서 사전 주문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자신감을 얻은 탓인지 사업모델도 크게 바뀌었다.
하청작업에만 그치지 않고 직접 작품을 기획해서 제작하고 해외 시장에서 당당히 승부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삼성벤처투자는 양철집의 실험에 동참하기로 했다.
<원더풀데이즈>의 제작과 마케팅에 들어갈 150억원을 모두 지원하고 이와 별개로 양철집에는 9억원을 투자했다.
“<원더풀데이즈>가 성공할 거라는 확신은 없어요. 그렇지만 이만한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회사라면 충분히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봤습니다.
” 김 차장은 내년 4월로 다가온 <원더풀데이즈> 개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투자포인트1 시장현황 - 창작은 없고 제작만 있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시장규모는 3천억원으로 추산된다.
애니메이션 업체가 모두 200여개, 관련 종사자만 2만여명에 이른다.
지난 99년 기준으로 1차시장만 1300억원이고 비디오나 유선방송, 캐릭터 등 연관산업을 감안하면 3천억원 수준에 이른다.
제작과 상영, TV 방영 등 부대사업까지 합치면 5천억원에서 1조원까지 이른다.
30년 넘도록 미국이나 일본에서 하청을 받아온 덕분에 제작규모는 세계 3위에 이를 만큼 커졌지만 조금만 뜯어보면 빛 좋은 개살구나 다름없다.
많은 업체들이 낮은 인건비를 경쟁력으로 미국이나 일본의 하청작업을 맡아왔을 뿐 자체적으로 기획능력을 갖추고 있지도 못하고 기술력도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그나마 최근에는 중국이나 필리핀 등으로 물량을 뺏기면서 어려움을 겪는 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
애니메이션의 제작단계는 크게 사전 제작단계와 제작단계, 사후 제작단계로 나누어볼 수 있다.
사전 제작단계에서는 기획과 시나리오, 캐릭터 디자인 등 큰 밑그림을 그리는 작업을 하고 사후 제작단계에서는 음악과 음향, 컴퓨터 그래픽 등 마무리 작업을 한다.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은 대개 돈 안 되는 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산업연구원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경쟁력 지수는 미국을 100으로 놓고 볼 때 제작단계만 90점에 이를 뿐 사전 제작단계와 사후 제작단계는 모두 30점에 지나지 않는다.
투자포인트 2 시장성 - 새로운 도전, 2차원+3차원+실사 양철집의 첫번째 작품이 될 <원더풀데이즈>는 지금 6분짜리 예고편이 나와 있다.
환경오염으로 얼룩진 미래사회를 그린 공상과학 애니메이션으로 일본 만화 냄새가 난다.
완성도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무엇보다도 2차원 애니메이션과 3차원 애니메이션, 실사영화를 결합한 독특한 시도가 눈길을 끈다.
인물을 2차원으로 그려 표정을 살렸고 움직임은 3차원으로 그려 사실감을 높였다.
배경은 하나하나 실사로 찍어 합성했다.
김문생 사장은 이처럼 2차원과 3차원, 실사를 결합한 작품은 세계 최초라고 주장한다.
4년 동안 제작비만 75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가 만든 3차원 애니메이션 영화 <벅스라이프>가 1억달러를 쏟아부었던 것에 비교하면 턱없이 적어보이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는 유례가 없는 큰 규모다.
김문생 사장은 지난 3월 이 예고편을 들고 대만에 건너가 사전 판매계약을 맺고 30만달러를 받아오기도 했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안팎의 반응이 좋은 편이다.
칸영화제에 내보내는 것을 시작으로 5월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잘하면 대만에서처럼 사전 판매계약만으로도 올해 안에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양철집은 <원더풀데이즈>의 매출 예상액을 2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지역별로는 미국에서 1천만달러, 유럽에서 600만달러, 아시아에서 300만달러, 기타지역에서 300만달러를 예상하고 있다.
우선은 수익성보다는 많은 상영관에 영화를 올려놓는 게 우선이라고 보고 마케팅에 온 힘을 쏟아부을 계획이다.
미국 지역에서 1천개 상영관을 잡으려면 마케팅 비용만 3천만달러 이상을 써야 한다.
이 비용도 모두 삼성벤처투자가 지원하게 된다.
투자포인트 3 성장성 - 기획력·기술력 쌓아 해외로 만에 하나 <원더풀데이즈>가 흥행에 실패하면 어떻게 될까. “걱정없습니다.
어차피 모든 책임은 삼성벤처투자가 질 거니까요. 양철집은 벌써 다음 작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경학 이사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말한다.
실제로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영화 <사이렌>에 30억원을 투자했다가 별 재미를 못보고 물러나기도 했다.
<원더풀데이즈>도 그렇게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작품 완성도가 아무리 뛰어난들 변덕스러운 시장은 종종 예측을 벗어나기 마련이니까. 양철집은 좀더 멀리 내다보고 있다.
이왕이면 성공해야겠지만 실패하더라도 경력은 남는다.
<원더풀데이즈>가 흥행에 성공하거나 실패하거나 양철집의 기획력과 기술력은 한차례 시장의 검증을 받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 극장용 3차원 애니메이션을 직접 만들어본 회사는 없다.
75억원짜리 작품을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시할 수 없는 큰 경험이 된다.
양철집은 이제 3차원 애니메이션이나 컴퓨터 그래픽, 특수 촬영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다른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이제 인건비 경쟁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어요. 뭔가 차별화된 경쟁력이 필요하겠죠.” 투자포인트 4 경쟁력 - 낮은 인건비와 제작비 김 사장은 양철집을 조지 루카스의 아이엘엠처럼 기술력을 갖춘 전문 영화사로 키워낼 생각이다.
“이제 상상하는 모든 것을 직접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기술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죠.”
이제는 미국이나 일본에서 하청을 받더라도 좀 차원이 다르다.
시키는 대로 색칠이나 하는 수준에서 벗어나 기술력이 필요한 부문을 하청받아 직접 기획하고 제작할 수 있게 됐다.
어느 정도 기술력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인건비와 제작비가 훨씬 싸기 때문에 미국 업체들과도 경쟁이 가능하다.
중국이나 필리핀에 비해 많이 비싸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 인건비는 미국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여러가지 주변 여건도 좋다.
<원더풀데이즈>에 사용한 임페르노라는 장비는 영상문화진흥센터에서 싸게 빌려쓸 수 있다.
제작비를 일본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원더풀데이즈>가 대박을 터뜨리면 양철집은 본격적으로 사업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우선 고급 기술인력을 꾸준히 영입해 기술력을 다질 필요가 있을 것이다.
외주에 맡기는 물량을 최소화해 작품 완성도를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우선은 하청을 받아 안정적으로 현금흐름을 확보하는 한편 대박을 터뜨릴 수준 높은 작품을 계속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앞으로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영화쪽으로도 뻗어나갈 계획이다.
투자포인트 5 수익모델 - 2005년 매출 560억원 목표 양철집의 사업영역은 크게 영화와 애니메이션 제작 부문과 광고와 뮤직 비디오 제작 부문, 특수효과와 미니어처 제작 부문으로 나뉜다.
지난해까지 양철집의 수익모델은 TV 광고쪽에 크게 치우쳐 있었다.
지난해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광고가 60%, 촬영 소품이 30%, 영화가 10%를 차지했다.
<원더풀데이즈>가 본격적으로 팔리는 올해부터는 영화쪽 비중을 늘려나가 멀리는 70% 이상까지 키울 계획이다.
앞으로도 한동안은 광고쪽 매출이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줄 것이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126억원, 영화쪽과 광고쪽이 각각 108억원과 18억원씩이다.
순이익은 17억원에 이른다.
양철집은 올해와 다음해 <원더풀데이즈>가 200억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익금은 삼성벤처투자와 6:4로 나누게 된다.
예상이 무리없이 맞아떨어진다면 2005년에는 560억원 매출에 140억원 순이익을 거두게 된다.
순이익률은 25%에 이른다.
투자포인트 6 전망 - 흥행을 논하긴 아직 일러 김 사장과 이석연 이사 등은 TV 광고 제작쪽에서는 제법 이름이 알려져 있다.
아직 영화나 애니메이션쪽에서는 꽤나 낯선 이름들이다.
이들이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다고 나섰다면 이만저만한 모험이 아닐 수 없다.
온갖 첨단기술을 동원했다지만 흥행을 장담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사전 판매계약을 맺어 올해 안에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아직 미덥지 않다.
영화판을 잘 아는 사람들은 언뜻 몇해 전 심형래씨가 만든 <용가리>가 쏟아 내놓았던 떠들썩한 장밋빛 전망을 떠올릴 것이다.
결국 <원더풀데이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양철집 미래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양철집 사람들이 충분히 인식하듯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은 전환기에 놓여 있다.
양철집의 이번 실험은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산업의 미래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모델 투자후기/ 삼성벤처투자 김일환 차장 지난 97년 1억달러를 웃돌았던 우리나라 애니메이션 수출은 지난해에는 8500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중국이나 필리핀이 빠른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다. 이제 낮은 인건비로 승부하던 때는 지났다. 많은 애니메이션 업체들이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으면서도 뾰족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양철집의 사업모델은 유독 돋보였다. 양철집은 이제 3차원 애니메이션이나 컴퓨터 그래픽, 특수 촬영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해 다른 애니메이션 업체들과 차별성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물론 1억달러를 쏟아부은 나 3억달러를 쏟아부은 에는 크게 못미칠지도 모른다. 다만 실사와 2차원, 3차원 애니메이션을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영화라는 것만으로도 흥행 여부와 관계없이 많은 관심을 불러모을 것이다. 적어도 양철집과 양철집의 기술력을 시장에 알리는 데 큰 몫을 하게 될 것이다. 는 사전 판매계약을 추진하고 있는데 의외로 반응이 좋다. 잘하면 올해 안에 투자금액을 얼추 회수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흥행은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위험이 큰만큼 투자회수가 빠를 것 같다. 어떻든 내년 4월 무렵이면 판가름이 날 것이다. 올해 126억원 매출에 17억원 순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2003년 무렵에 코스닥에 올라갈 계획이다. 코스닥이 어렵다면 인수합병을 시도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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