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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신보람
[투자연구] 신보람
  • 이원재
  • 승인 2001.02.1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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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으로 가는 마일리지 카드

1300만명 고객DB에 2만4천 가맹점…산은캐피탈 등 25억원 투자

비행기표를 살 때마다 타고 가는 거리를 점수로 환산해 카드에 쌓아둔 뒤 일정한 점수가 쌓이면 다른 비행기표 값을 깎아주거나 좌석등급을 올려주는 혜택을 주는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카드’제도는 이제 대부분의 서비스 업체로 확산되고 있다.
커피전문점이나 동네 미용실에서 시작해 인터넷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점점 넓어지고, 여러 업체에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형 마일리지 카드도 나왔다.
SK가 벌이고 있는 ‘OK캐시백’도 그룹 계열사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점수를 적립하고 쓸 수 있는 외연을 일반 점포로 넓혀가는 대형 마일리지 카드 사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신보람 borami.net은 이런 마일리지 카드 사업을 이미 지난 96년부터 시작한 베테랑 기업이다.
신용카드판독시스템을 이용해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는 아이디어를 가장 처음 낸 업체이기도 하다.
그동안 1300만명의 회원 데이터베이스와 2만4천개의 가맹점을 확보했다.
일반 중소기업에서 출발해 지난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벤처기업 인증을 받은 신보람은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마일리지 카드 사업자로 변신중이다.
산은캐피탈, 기은캐피탈, 파트너스창투 등은 신보람이 갖고 있는 마일리지 카드 사업 노하우를 높게 평가하고, 회원 데이터베이스의 잠재력, 마일리지 카드 시장의 확대, 온라인 분야로의 활발한 진출 움직임 등을 평가해 지난해 12월 액면가의 3.5배로 총 25억원을 투자했다.
투자포인트 1-수익성 2만4천개 점포의 네트워크 허브 ‘신용카드판독기를 이용한 마일리지 카드’라는 아이디어는 신보람 이동호(40) 사장이 전 직장인 LG카드(현재 LG캐피탈)에서 대한항공 마일리지 카드인 스카이패스와 LG카드를 연계한 상품을 만들면서 생각해낸 것이다.
이 사장은 당시로서는 대한항공의 단순한 마일리지 카드를 신용카드와 연계해 적립금을 이용하게 해주겠다는 획기적 아이디어를 내고 프로젝트를 맡게 됐다.
이 사장은 그때 마일리지 카드 사업의 가능성을 봤다고 한다.
비행기를 탈 정도면 어느 정도 소득이 있는 계층인데도, LG카드 사용에 따라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적립받은 손님이 대한항공을 탈 확률이 70~80%나 됐다.
대한항공과의 제휴사업은 성공작이었고, 이 사장은 95년 사표를 던지고 96년 마일리지 카드 사업을 핵심으로 하는 신보람을 창업했다.
물건을 현금으로 구입하면서 신용카드조회기에다 긋기만 하면 점수가 쌓여 나중에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카드를 만들겠다는 아이디어였다.
처음에는 미미했지만, 회원 수와 가맹점이 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초기에는 신보람이 문을 닫으면 적립금도 모두 날아가는 사태가 벌어지지 않느냐는 의구심 때문에 가맹점들이 참여를 꺼려했다.
그런데 신보람이 적립금이 생기는 즉시 은행에다 예치하고 회사가 파산하더라도 회원들이 찾아갈 수 있도록 법적 조처를 해놓은 뒤부터 가맹점이 점점 늘어나기 시작했다.
96년 90만명이던 회원은 이제 1300만명 수준이고, 가맹점 수도 3200개에서 5년 만에 2만4천개로 늘었다.
99년에는 매출 5억2천만원에 그쳤지만, 2000년에는 매출이 34억원으로 도약했고 경상이익도 7억원을 냈다.
회사쪽은 적립카드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안정된 매출이 나오면서 기업이 궤도에 올랐다고 보고 있다.
투자포인트 2-성장성 DB마케팅의 가능성 지난해 매출 가운데는 제휴한 LG카드 및 삼성카드쪽에서 신용카드발급과 관련해 들어온 것이 10억1300만원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신용카드회사로부터 올린 수익은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통해 얻은 것이다.
신보람의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LG보람카드 또는 삼성보람카드 등 적립카드 겸용 신용카드 회원유치 활동을 벌이면서 회원 1명 유치할 때마다 5천~7천원씩의 수수료를 받은 것이다.
사실 1300만명의 회원 데이터베이스는 신보람이 자랑하는 스스로의 잠재력이다.
이 데이터베이스는 회원이 가맹점에서 벌이는 소액 현금 구매행태까지 추적되는 훌륭한 고객관리(CRM) 재료가 된다.
업종분류도 데이터베이스 및 온라인 정보제공업과 부가통신업으로 돼 있다.
물론 데이터베이스를 분류해 직접 다른 업체에 팔면 불법이지만, 외부의 위탁을 받아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대행해주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게 신보람쪽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신보람쪽은 마일리지 카드를 발급해줄 때 회원으로부터 ‘데이터베이스 활용을 허락한다’는 서명까지 받는다.
투자포인트 3-온라인 진출 카드조회기도 매장관리도 인터넷으로 인터넷 기반 신용카드조회기(VAN) 사업은 신보람이 좀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부문이다.
현재 대부분의 점포에서 사용되는 신용카드조회기는 일반전화에 연결돼 사용되고 있는데, 신보람은 초고속인터넷이 확산되면서 이게 인터넷 기반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인터넷 기반 조회기를 개발했다.
이 분야 특허도 출원했다.
이게 일반화되면 좀더 신속하고 다양한 회원신용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게 신보람쪽 설명이다.
. 여기에는 매장관리시스템인 PCMS통합솔루션이 이어진다.
이는 재고·구매·판매·고객관리를 전산화한 POS시스템과 같은 개념인데, 인터넷 신용카드조회기와 함께 매장관리시스템을 구축해주고 사용하게 한다는 것이다.
특히 신보람은 독자적인 고객관리가 어려운 소형점포를 상대로 모든 데이터를 본사 서버에서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ASP(소프트웨어온라인임대)형 PCMS솔루션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렇게 구축된 가맹점 네트워크에서 적립된 점수는 온라인에서도 사용된다.
신보람의 가맹점 전자상거래 사이트 borami.net에서 사이버머니로 활용되는 물론이고, 기존 전자상거래 사이트와도 제휴 움직임이 활발하다.
신보람은 한솔CS클럽과도 제휴협상을 진행중인데, 이때 고속버스 회사들과도 제휴를 맺기로 계획돼 있어 오는 4월 국내 최초로 고속버스·전자상거래 연계 마일리지카 드가 등장할 전망이다.
투자포인트 4-경쟁구도 OK캐시백의 틈새를 노린다 하지만 신보람이 업계 1위가 되려면 SK의 OK캐시백이라는 엄청나게 높은 산을 넘어야만 한다.
OK캐시백은 보람적립카드와 거의 비슷한 성격의 마일리지 카드 사업인데, 늦게 출발했으면서도 대기업의 공신력과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OK캐시백 회원은 2천만명(SK텔레콤, TTL회원 포함), 가맹점은 3만5천개 수준으로 신보람보다 월등히 앞서 있다.
신보람쪽도 외형에서 OK캐시백을 단기간에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인정한다.
대신 틈새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다른 재벌 계열사들과 적극적으로 제휴하겠다고 한다.
차주철 기획팀장은 “OK캐시백과 제휴할 수 없는 업체들이 분명 있고, 그들을 묶어서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신보람은 여기에다 OK캐시백이 덩치 때문에 하기 힘든 ‘자체 포인트카드 구축’ 작업을 대행해주는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예를 들면 2000년 파리크라상(파리바게뜨)의 ‘해피포인트 카드’ 구축작업이 있는데, 신보람은 파리크라상의 자체 적립카드를 외주받아 구축해주고 관리해주면서 수익을 올렸다.
최근에는 웬만큼 규모가 있는 유통업체들은 ‘OK캐시백’이나 ‘보람적립카드’처럼 남의 카드에 묶이기보다는 스스로의 브랜드를 내세운 카드를 만들고 싶어하지만, 그만한 노하우를 갖추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구축사업도 성장성이 있다는 얘기다.
투자포인트 5-투자위험 대기업 잇단 진출, 힘겨운 싸움 하지만 대기업들이 잇따라 엇비슷한 마일리지 카드 서비스에 뛰어들 조짐이라 신보람도 편치만은 않다.
SK의 OK캐시백은 시장을 키우는 순기능은 했지만 이미 넘어서기 힘든 부동의 1위가 돼버렸고, 코오롱이 ‘e코오롱’카드를 만들고 LG캐피탈도 비슷한 개념의 카드를 준비중이다.
제휴상대들이 경쟁자로 바뀌어가는 모양새다.
이들 대기업들은 기존에 갖고 있던 영업망을 총동원해 마케팅을 벌이는데다 이런 업종에는 필수적인 공신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된다.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위해 회원 DB를 충실하게 만드는 것도 큰 과제다.
중복되지 않은 회원이 1300만명을 넘었다고는 하지만, 지난해 연회비 수입은 8억8300만원에 그쳤다.
보람적립카드는 3천원 이상 적립한 회원에 한해 연 3천원의 회비를 받는다.
연회비 3천원을 낸 회원, 즉 3천원 이상 적립한 회원은 30만명 정도에 그쳤다는 뜻이다.
제대로 된 고객관리(CRM)가 가능할 만한 데이터베이스가 되려면 카드사용이 좀더 활성화돼야 할 전망이다.
저비용·고효율의 DB 영업이 강점 투자후기-산은캐피탈 황대연 과장 신보람은 국내 최초로 적립카드 시스템을 도입한 기업이다. 이제는 회원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과 적립된 마일리지를 이용한 전자상거래쪽으로 시야를 넓히고 있다. 여러 해 동안 초기시장을 개척하면서 구축한 1300만 회원과 2만4천 가맹점망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삼성카드 및 LG카드와 제휴카드 발급에 따른 수수료 수입 등 다양한 수입원을 창출하려고 한다. 가장 큰 장점은 데이터베이스를 쉽게 모으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영업기반이 있다는 것이다. 신보람은 높은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저비용·고효율 기업이며, 2002년 초 코스닥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살아남은 자는 성공한다" 이동호 사장의 시각 “처음에는 통합된 마일리지 카드 사업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조금 방향을 바꿔 자체 브랜드 마일리지 카드를 원하는 기업체에 구축을 대행해주는 사업도 한다. 경쟁사들은 들어오기 힘든 틈새시장이다.”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는 마일리지 카드가 뭔지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힘들었다. 하지만 마일리지 카드가 언젠가는 확산될 것이고, 그때까지 살아남기만 하면 분명히 성공한다고 확신하면서 버텼다. 카드는 신뢰가 쌓여야 되는 누적적 사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결국 그때가 왔다.” “OK캐시백은 강력한 경쟁자다. 하지만 99년 2월 대대적 홍보를 하기 시작하면서 마일리지 카드 시장은 비약적으로 커졌고, 이전과는 질적으로 다른 시장이 됐다.” “신용카드에 견주면 마일리지 카드는 사회적 순기능을 더 많이 갖고 있다. 현금결제를 하기 때문에 신용카드처럼 과소비를 부추기지 않는다. 카드를 도난당하더라도 아무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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