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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기업교육의 생산성 높일 때
[DOT칼럼] 기업교육의 생산성 높일 때
  • 김용우(알키미컨설팅)
  • 승인 2001.04.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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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 예산에서 공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율은 4.4%다.
OECD 국가 평균이 5.1%이니 크게 실망스러운 수준은 아니다.
일반 가정의 교육비 비율은 얼마나 될까. 두명의 자녀를 학원 두군데씩만 보낸다고 해도 금방 30%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기업의 사원교육비 수준은 얼마나 될까. 한국교육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매출의 0.5%에 불과하다.
액수로 따지면 총교육비는 사교육비 30조를 포함해 90조원이고, 기업의 사원교육비는 2.5조~3조원 수준이다.
결국 교육에 일반 가정의 60분의 1밖에 투자하지 않는 셈이다.
왜 그럴까.
첫째로 학교와 학원의 탁아기능을 들 수 있다.
학교와 학원이 없다면 학생들은 부모와 함께 시간을 보내거나 거리를 헤맬 수밖에 없다.
그러나 한국의 학교는 학생을 교육시켜줄 뿐만 아니라 부모 대신 돌봐주기도 한다.
부모들 입장에서 투자할 가치가 높게 된다.
그러나 기업에서는 정반대 현상을 일으킨다.
직원이 교육을 받고 있다는 것은 업무를 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단기적으로 볼 때 직원이 교육받고 있는 순간 생산성은 제로, 아니 마이너스가 된다.
직원의 봉급은 교육중에도 지급되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목표와 결과의 확실성 때문이다.
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고 학원에 등록시키는 이유는 뚜렷하다.
대학을 보내거나 자격증을 취득해 취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따라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거나 자격증을 따는 것으로 목표 달성 여부를 가릴 수 있다.
게다가 이러한 목표는 돈을 내는 학부모, 가르치는 교사, 그리고 공부하는 학생들이 확고히 공유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은 교육비 사용의 목표가 뚜렷하지 않다.
교육은 시설, 자본, 회계, 인사, 리더십 등 기업 성공의 여러 요인 중 하나일 뿐이다.
힘들게 교육을 시켜도 그 결과가 기업 성공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측정하기 어렵다.
교육 비용은 품질 비용과 유사한 점이 많다.
기업이 제공하는 품질과 서비스를 고객만족 수준으로 올리는 게 품질 비용이라면, 직원의 능력을 기업의 목표 달성에 맞게 향상시키는 것은 교육 비용이다.
각 비용 모두 그렇지 못했을 때의 비용, 즉 저품질 비용과 비교육 비용을 포함한다.
저품질 제품을 제공하면 기업은 재고 비용, 애프터서비스 비용, 재생산 비용, 나아가 기업신뢰도 하락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비교육 비용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한 기업은 직원이 산업폐수를 강에 흘려보내 1억달러의 벌금을 내야 했다.
이 직원에게 폐수를 방출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비용은 얼마였을까? 결코 1억달러는 아니었을 것이다.
비교육 비용의 제거가 곧 교육의 가치이다.
기업이 혹은 최고경영자가 이런 비교육 비용을 파악하고 이를 개선하고자 할 때 교육비는 비용에서 투자로 전환될 수 있다.
비용은 절약해야 할 대상이고, 투자는 효과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해야 할 대상이다.
투자로서 기업 교육의 효과는 얼마나 교육투자-직원능력 육성-기업 목표달성의 연결고리가 살아나도록 교육계획을 수립하고, 교육하며, 실제로 이를 입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이를 기업 교육의 ‘생산성’이라고 부르자. 모토로라 유니버시티는 87년 직원 교육 대비 생산성이 30배에 달한다는 것을 입증해 기업 교육의 벤치마킹 대상으로 성장했다.
우리 최고경영자들도 교육 담당자에게 기업 교육의 생산성을 입증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비교육 부분이 얼마인지 파악하고, 이를 제거할 수 있는 교육방안을 제시하도록 격려해야 한다.
산업 경쟁력은 결국 기업에 달려 있다.
이는 사원의 능력과 성과로 결정된다.
기업 교육의 생산성이 높을 때 투자가 이뤄지며, 이는 다시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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