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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脈] 우리도 ‘마이클 조던’을 만들자
[디지털脈] 우리도 ‘마이클 조던’을 만들자
  • 유춘희 기자
  • 승인 2001.10.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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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나이는 38살. 나이 든 스포츠 선수를 두고 흔히 하는 말 그대로 ‘노장’이다.
그가 과연 예전처럼 환상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까? 공개훈련을 지켜본 한 기자는 '덩크슛을 선보이지 않아 확신할 순 없지만, 예전과 달라진 게 전혀 없었다”고 평가했다.
이룰 것을 다 이룬 상태에서 명예로운 은퇴도 아름다운 것이지만, 험난한 도전의 길을 또다시 택한 그가 아름답게 보이기도 한다.
40대 중반의 K씨는 최근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했다.
30대 중반 사장에 대부분 20대인 직원들 사이에서 갈수록 외톨이가 되더라는 것이다.
그는 대기업에서 익힌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출범 초기에 젊은 사장을 ‘가르쳤고’, 사내 여론이 갈릴 때는 조정자 역할도 했다.
조직 경험의 선배로서 바탕이 허약한 신생기업의 틀을 잡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른바 ‘노땅’이란 말이 능력의 유무를 가르는 기준으로 들렸다”고 토로했다.
지금 우리 사회에 나이 많은 사람의 힘을 빼앗는 분위기가 있다.
그들의 생각은 구시대적인 것으로 무시당하고, 경륜이라는 세월의 무게는 힘을 잃는다.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세대 교체론’은 노인네들의 정치 방식을 문제삼은 것이기도 하지만, 나이를 기준으로 가른 마케팅 구호에 불과하다.
나이로 사람의 능력을 가늠하는 건 잘못이다.
요즘 기업에서 40~50대를 찾기 어렵다고 하는데, 그 원인이 이런 데 있다면 문제는 심각하다.
한 사회가 건전하게 발전하려면 세대별로 주어진 역할이 조화롭게 수행돼야 한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장년은 장년대로, 노년은 노년대로 사회적 역할이 있다.
세대를 단절한 채 역사가 이어질 수 없다.
특히 인터넷 시대는 현실 세계의 나이로 구분하지 못한다.
몸은 40대지만 사이버 감각은 10대 못지않은 사람도 많다.
나이 차이가 아니라 감각의 차이, 생각의 차이로 세대를 구분해야 한다.
지금 자신이 젊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라도 언제 ‘노땅’ 소리를 듣게 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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