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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연구] 이노텍정보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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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환
  • 승인 2001.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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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는 PDA에 날개 달기

확장모듈 개발해 주변기기 시장 개척… 우리기술투자 7억원 투자

우리기술투자 김정민 팀장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끔찍히 아낀다.
그는 핸드스프링에서 만든 68만원짜리 PDA를 쓰고 있다.
큰맘 먹고 PDA를 장만하면서 무겁고 거추장스럽기만 했던 노트북은 서랍에 처박힌 지 오래다.
그는 버스나 전철에서는 물론 심지어 화장실에서까지 PDA를 꺼내든다.
PDA로 신문을 읽고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회의 자리에 들어가서는 수첩으로 쓴다.
김 팀장은 앞으로 몇년 사이에 PDA가 노트북을 몰아내고 PC만큼이나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확장모듈 개발해 주변기기 시장 개척… 우리기술투자 7억원 투자 우리기술투자 김정민 팀장은 개인휴대단말기(PDA)를 끔찍히 아낀다.
그는 핸드스프링에서 만든 68만원짜리 PDA를 쓰고 있다.
큰맘 먹고 PDA를 장만하면서 무겁고 거추장스럽기만 했던 노트북은 서랍에 처박힌 지 오래다.
그는 버스나 전철에서는 물론 심지어 화장실에서까지 PDA를 꺼내든다.
PDA로 신문을 읽고 사업계획서를 검토하고 회의 자리에 들어가서는 수첩으로 쓴다.
김 팀장은 앞으로 몇년 사이에 PDA가 노트북을 몰아내고 PC만큼이나 널리 사용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
PDA로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없을까 외국 사이트를 뒤지면서 자료를 수집하던 그는 어느 날 낯선 이름의 한국 기업을 맞닥뜨리게 된다.
핸드스프링과 제휴해 PDA 주변기기를 만드는 이노텍정보통신 www.innotek.co.kr이라는 회사였다.
꼼꼼히 따져보던 끝에 그는 지난해 9월 이 회사에 7억원을 투자했다.
그때만 해도 막연한 사업계획만 잡혀 있을 뿐 사업성을 확신하기 어려울 때였다.
“위험천만한 모험이었죠. 그렇지만 세계 최초라는 데 높은 점수를 주고 싶었습니다.
잘만 하면 성장성 있는 시장을 독점할 수 있다고 봤으니까요.” 7개월 가까이 지난 지금 김 팀장의 예상은 어느 정도 맞아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무엇보다도 PDA 시장이 엄청나게 커졌고 PDA에 날개를 달아줄 주변기기 시장이 새롭게 떠올랐다.
이노텍정보통신은 세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
투자포인트 1 시장현황 - 운영체제 다툼 치열, 선두는 팜OS 데이터퀘스트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팔린 PDA는 모두 939만대에 이른다.
올해는 1371만대까지 46%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PDA 시장은 2004년까지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은 운영체제(OS)들의 주도권 싸움이다.
시장점유율 62%를 넘어서는 팜컴퓨팅의 팜OS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CE와 공개 운영체제인 임베디드 리눅스가 빠른 속도로 따라붙고 있는 분위기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윈도우CE의 시장점유율은 20% 수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선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CE를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에 뿌렸다.
당장은 시장점유율을 높이는 데 힘을 쏟고 다음 제품부터 제값을 받고 팔겠다는 전략이다.
윈도우CE의 공세에도 팜OS의 약진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가격이 낮은 제이텔의 셀빅OS가 잘 나간다.
셀빅OS는 호환성이 떨어지고 애플리케이션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한편 호환성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자랑하지만 상대적으로 한글 구현 능력이 떨어지는 팜OS는 국내 진출이 한발 늦었다.
팜OS는 핸드스프링을 앞세워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에 뛰어들 전망이다.
국내의 많은 업체들은 손쉽게 윈도우CE를 덥석 받아들였다.
운영체제에 너무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정작 실속을 챙기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셀빅OS가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는 가운데 윈도우CE가 뒤를 쫓고 있다.
올해 국내 PDA 시장 규모는 지난해에 견줘 100% 이상 늘어난 15만대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아직 국내 시장은 너무 좁다.
PDA 제조업체들이 너도나도 해외 시장에 눈을 돌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투자포인트 2 제품 - PDA 주변기기 시장 ‘활짝’ 이노텍정보통신 이호걸 사장은 어느 날 미국 친구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팜OS를 쓰는 핸드스프링이 기능을 자유롭게 확장할 수 있는 PDA를 만들고 있다는 정보였다.
PC의 확장 슬롯처럼 PDA에도 주변장치를 끼웠다 뺄 수 있는 슬롯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쪽 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내다본 친구는 여기저기 동업자를 찾다가 한국의 이 사장을 생각해낸 것이다.
그때까지 PDA 주변장치를 만드는 회사는 없었다.
PDA에 주변장치가 필요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회사도 없었다.
김 사장은 미국으로 달려가 재빨리 핸드스프링과 제휴를 맺었다.
1년여의 개발기간 끝에 지난해 9월 첫작품으로 메모리 모듈을 만들어냈다.
메모리 모듈은 PC로 치면 외장하드라고 볼 수 있다.
보통 PDA는 일정 시간 이상 전원이 끊어지면 데이터가 모두 날아가버리는데 이 모듈을 끼워넣으면 만약을 대비해 데이터를 안전하게 옮겨놓을 수 있다.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사운드 기능이 들어간 MP3 모듈을 내놓았다.
25만원 정도로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PDA를 MP3플레이어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이어폰으로 들을 수도 있고 스피커를 연결하면 웬만한 오디오 뺨치는 음질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에 내놓은 보이스레코더 모듈을 끼워넣으면 PDA를 녹음기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최대 20시간까지 녹음하고 자유롭게 편집까지 할 수 있다.
데이터를 PC에 옮겨 저장할 수도 있고 친구에게 보이스 메일로 보낼 수도 있다.
녹음을 하면서 메모를 하거나 자료를 찾아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가격은 12만원 수준이다.
최근에는 카메라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굳이 디지털카메라를 구입하지 않아도 PDA만으로 얼마든지 사진을 찍고 그 자리에서 편집까지 할 수 있게 된다.
가격은 50만원 수준이다.
휴대전화가 PDA를 몰아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섣부르다.
CDMA 모듈을 끼워넣으면 PDA로도 얼마든지 전화를 걸 수 있게 된다.
이제는 PDA가 휴대전화를 몰아내지 않을까 걱정해야 할 때다.
CDMA 모듈의 가격은 20만원 수준으로 휴대전화 가격보다 훨씬 싸다.
이제 PDA로도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에 들어가 e메일을 보내거나 자료를 검색할 수 있게 된다.
핸드스프링의 확장모듈은 PDA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획기적 발상으로 평가된다.
모듈만 갈아끼우면 PDA가 녹음기에서 카메라로 MP3플레이어로 자유롭게 변신한다.
PDA를 통째로 바꾸지 않아도 모듈만 갈아끼우면 얼마든지 최신 기능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PDA의 수명이 훨씬 길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모든 디지털 장비를 하나의 PDA에 담아낼 수 있게 된다.
PDA의 활용범위가 무궁무진하게 넓어지는 것이다.
투자포인트 3 경쟁력 - 앞선 기술력으로 시장 선점 확장모듈을 쓸 수 있도록 만든 핸드스프링의 PDA는 기대 이상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후발업체인 핸드스프링의 시장점유율은 순식간에 10위까지 뛰어올랐다.
핸드스프링의 약진에 놀란 소니나 컴팩도 뒤늦게 확장모듈를 만들어내느라 바쁘게 됐다.
확장모듈을 만들려면 먼저 운영체제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돼야 한다.
아직까지 팜OS나 윈도우CE의 소스코드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져 있다.
이노텍정보통신 직원들처럼 직접 팜컴퓨팅에 가서 소스코드를 배우고 온 사람들은 전세계에서 몇명 안된다.
이노텍정보통신이 PDA 확장모듈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구축할 수 있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핸드스프링뿐만 아니라 팜OS를 쓰고 있는 IBM이나 애플, 소니 등에도 확장모듈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회사가 된 것이다.
우선은 소스코드에 대한 접근이 쉽지 않은데다 이제 와서 뒤늦게 개발을 시작하려면 아무리 짧아도 6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큰 기술력이 필요한 사업은 아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시장에서 6개월은 까마득한 시간이다.
많은 회사들이 직접 개발하기보다는 이노텍정보통신과 손을 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김 사장은 그동안 쌓아놓은 기술력에 바탕해 팜OS 시장을 하나하나 파고들어 멀리는 윈도우CE쪽 시장까지 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PDA를 직접 만들어 파는 것보다 수익성은 훨씬 크면서 위험성은 훨씬 적죠. 무엇보다도 시장 선점 효과가 큽니다.
” 올해 매출은 1500만달러 가량으로 잡고 있다.
순이익률은 매출액의 15% 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포인트 4 성장성 - 기업 시장 열리면 ‘탄탄대로’ 이노텍정보통신은 올해 안에 10여개의 확장모듈을 더 내놓을 계획이다.
지금 개발하고 있는 제품 가운데서도 라디오 모듈이나 TV 모듈, 지리정보시스템(GPS) 모듈 등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최근에는 삼일회계법인의 자회사인 사미스와 제휴를 맺고 기업용 특수주문 모듈을 만드는 작업이 한창이다.
바코드를 읽어들일 수 있는 모듈을 끼워넣으면 PDA를 들고 돌아다니면서 창고에 쌓인 재고를 손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PDA와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을 연계하면 사무실까지 들어가지 않고도 모든 업무를 현장에서 바로바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모듈만 갈아끼우면 여러 업무환경에 맞는 다양한 PDA를 만들어낼 수 있다.
증권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모듈이 있다면 굳이 증권정보만 검색할 수 있는 PDA를 살 필요가 없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회사는 자동차 카탈로그가 들어 있는 모듈을 필요로 할 것이고 보험회사는 환급금을 계산하거나 고객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모듈을 만들어 달라고 할 것이다.
대형 음식점에서는 주문과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모듈이 있다면 고객들 편의와 업무 효율성을 훨씬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병원에서는 환자 머리맡에서 직접 환자의 의료 기록을 불러오고 처방전을 만들어 전송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다양한 기능들을 PDA 업체가 직접 만들어주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것은 컴퓨터 회사에게 워드프로세서를 만들어내라는 것만큼이나 터무니없는 주문이다.
만약 PDA가 PC만큼이나 널리 쓰이게 되면 이러한 PDA 주변기기 시장도 엄청난 규모로 커질 것이 분명하다.
마땅한 경쟁자도 없는 가운데 이노텍정보통신은 그동안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에 두루 걸쳐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
넘기 어려운 탄탄한 진입장벽을 구축한 것이다.
김 사장은 올해부터는 매년 160% 이상 고속성장을 거듭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포인트 5 향후과제 - 가격과 품질이 성패 가른다 노트북은 겉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쓸모가 마땅치 않았다.
많이 가벼워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들고다니기에는 좀 부담스럽다.
우리기술투자 김 팀장은 노트북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 가운데 하나다.
“집에 와서는 PC를 쓰고 나가서는 PDA를 쓰면 됩니다.
PDA는 기능에서도 곧 노트북을 따라잡을 겁니다.
무겁고 거추장스럽고 가격까지 훨씬 비싼 노트북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진 거죠.” 노트북이 사라진 틈새를 PDA가 비집고 들어갈 것이라고 김 팀장은 믿고 있다.
이제 본격적으로 ‘포스트PC’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PDA에 확장모듈을 끼워넣은 핸드스프링의 실험은 큰 성공을 거두었다.
일찌감치 이쪽 시장에 뛰어든 이노텍정보통신도 덩달아 톡톡히 재미를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여유가 있는 셈이지만 이제 곧 후발업체들이 만들어낸 제품들이 물밀듯이 쏟아져나올 것이 분명하다.
가격과 품질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면 시장 선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얼마 남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 기술력을 보완하고 다양한 제휴관계를 구축하는 일이 관건이 될 것이다.
“PDA 천하통일, 머지 않았다” 투자후기/ 우리기술투자 김정민 팀장 내년 정도 되면 아이들이 대학교에 입학할 때 PDA를 선물하게 될 것이다. 노트북은 앞으로 PDA에 경쟁이 안될 것이다. PDA는 필요에 따라 MP3플레이어에서 디지털카메라, 보이스레코더, 라디오, TV 등으로 변신할 수도 있다. 기업에서는 PDA를 들고다니면서 재고를 관리하고 자재를 주문하고 고객을 상담하게 될 것이다. 병원에서 PDA로 진료카드를 작성하거나 음식점에서 PDA로 주문을 받는 장면도 더이상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PDA는 이제 전자수첩을 넘어 바야흐로 포스트PC로 발돋움하려 하고 있다. PC가 그랬던 것처럼 PDA도 온갖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필요로 한다. 이노텍정보통신은 그 새로운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회사다. 시장점유율이 가장 높은 팜OS를 공략한 점도 높이 평가된다. 확장모듈이라는 아이템도 신선하다. 여기저기서 후발업체들이 나타나겠지만 적어도 6개월 정도 여유가 있을 거라고 본다. 6개월 동안 어떻게 탄탄한 진입장벽을 쌓느냐가 이 회사의 앞날을 가늠하게 될 것이다. 액면가의 7배수에 7억원을 투자했다. 2003년에 코스닥에 올라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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