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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인사이드] 주가 급등락 시기의 자산배분법
[펀드인사이드] 주가 급등락 시기의 자산배분법
  • 최상길(제로인)
  • 승인 2001.05.0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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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비율이 30%인 안정형 펀드에 1억원을 투자하는 것과 주식 100%짜리 성장형 펀드에 3천만원, 채권형에 7천만원을 투자하는 것 중 어느 편이 더 유리할까요?” 거두절미하고 정답은 분산 투자하는 것이다.
두가지 투자방법이 동일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상식이다.
주가가 상승할 때는 물론 하락 국면에서도 안정형 펀드에만 투자한 고객은 분산 투자한 고객보다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자세히 살펴보자. 주가가 상승할 때는 주식의 추가 매입 없이도 약관상 주식투자 상한 30%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식 평가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법률은 이때 펀드매니저가 6개월 이내에 주식을 팔아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고 있다.
이런 규정이 아니더라도 펀드매니저들은 급작스런 주가하락 위험 때문에 팔고자 하는 유혹을 느낀다.
만일 주가가 매도 이후에도 계속 올랐다면 주식을 판 만큼 상대적으로 손해을 보게 된다.
주식투자 상한이 100%인 성장형 펀드는 주가 상승을 이유로 주식을 팔지 않아도 되므로 그만큼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주가 하락 국면에서도 문제는 발생한다.
안정형 펀드의 통상적 자산구성은 주식 30%, 채권 50~60%, 유동성 10~20%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드물지만 주식 이외의 자산을 모두 콜로 운용하는 펀드도 있다.
이는 주식투자 한도가 최고 70% 이하인 안정성장형에서 더욱 빈번하게 목격된다.
규정 위반은 아니다.
펀드의 운용방식을 규정한 약관에는 채권투자의 경우 ‘○○% 이하’로 규정하고 있어 채권에 투자하지 않아도 상관없다.
이유야 어찌됐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본다는 것이다.
콜금리는 채권금리보다 통상 2~3%포인트 낮으므로 그만큼 손해를 본 셈이다.
안정형 펀드 투자자들은 비용 측면에서 또다른 손해를 보고 있다.
성장형이든 안정형이든 주식형 펀드의 신탁보수는 연간 2.5% 전후인 데 반해 채권형 펀드의 경우 1% 정도이기 때문이다.
투자자가 고민할 필요없이 주식과 채권 투자비율을 펀드매니저가 결정하는 자산배분형에 1억원 전부를 투자하는 것은 어떨까. 이 방법도 문제다.
주가 상승 국면에서 자산배분형은 시장 수익률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자산배분형 펀드매니저는 종목을 선택하는 것 외에 자산배분 비율을 결정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결정해야 할 일이 많으면 오류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실제로 자산배분형 펀드 수익률과 종합주가지수 등락률을 비교한 결과 강세 국면에서 시장 수익률을 앞선 펀드는 거의 없었다.
약세 국면에서도 평균적 주식투자 비율이 80%임에도 불구하고 시장 하락률보다 더 큰 손실을 본 펀드들도 있었다.
이는 주가 급등락 시기에 주로 발생한다.
주가가 급등해 주식을 사들일 타이밍을 놓친 펀드매니저가 뒤늦게 주식투자 비율을 높여놨더니 다시 주가가 곤두박질쳐 손실을 본 사례는 빈번히 발견된다.
결국 자산배분을 펀드매니저에게 맡기기보다 외부에서 미리 결정한 후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말이다.
어려운 결정이지만 자산배분은 투자자가 펀드 매입 이전에 결정해야 할 일이다.
펀드 판매사들도 투자자들의 이런 결정에 도움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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