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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즈니스] 후발 포털 ‘이유 있는 순항’
[e비즈니스] 후발 포털 ‘이유 있는 순항’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1.01.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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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창출·전략 변화·공동 마케팅까지, 선발업체들 교훈 삼아 기업 목표 구상
포털은 e비즈니스의 기반이 되는 서비스이자 사업이다.
지난 한해 뜨거웠던 포털 전쟁도 포털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그러나 e비즈니스 시장에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포털도 도마 위에 올랐다.
시장은 이제 새로운 포털의 등장을 반기지 않을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포털을 기치로 내건 사이트는 끊이지 않았다.
선발주자들이 받았던 따뜻한 축복 대신 ‘아직도 포털인가’라는 의구심 속에서.
이들은 자신만만하다.
선발주자들의 시행착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진정한 ‘관문’으로 나서겠다고 큰소리친다.
쉽게 돈 벌려고 생각했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며 장기전을 선언한다.
후발 포털들은 관문을 통해 어디로 가려는 것일까. 이들의 전략은 우리나라 e비즈니스가 조금은 성숙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1. 돈을 벌어들이는 관문으로 후발 포털들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은 것은 역시 지난해 9월 문을 연 코리아닷컴 www.korea.com 이다.
코리아닷컴은 처음부터 수익을 위한 관문 역할을 상정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콘텐츠 유료화’다.
게임, 영화, 만화, 교육 등 9개 채널에서 유료화에 나섰다.
서비스 출범부터 콘텐츠를 유료화한 것은 회원들의 거부감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유료화로 석달 동안 13억5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니 성과도 좋은 편이다.
처음부터 580대에 달하는 대규모 서버를 운영한 것도 멀티미디어라는 시장 흐름을 파악한 후발주자다운 전략이다.
처음부터 다양한 수익모델을 구상할 수 있는 인프라를 마련해놓고 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물건을 쌓아두고 정리하지 않은 것 같다는 지적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여러가지 사업을 숨가쁘게 서둘러 붙이다 보니 콘텐츠 분류가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보 카테고리에 게임·영화·만화·교육이 하나로 묶여 있고, 정보와 같은 레벨에 증권이, 또 그 옆에 은행이 있는 식이다.
이런 부분에선 야후가 돋보인다.
“야후는 이제 많은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선별된 몇가지를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사람들은 야후가 잘 골라주리라는 것을 믿고 검색 사이트를 이용한다.
메뉴 하나를 추가할 때에도 사용자들의 편이성과 여러가지 발전방향을 생각해 정교하게 붙인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 e비즈니스 컨설팅 업체인 아이비즈넷 www.i-biznet.co.kr 박병진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그러면서도 “후발주자로서 처음부터 유료화라는 길을 택해 선발주자가 제대로 못한 것을 해내고 있다”며 코리아닷컴에 후한 점수를 매긴다.
2. 기업 전략에 걸맞은 관문으로 한국통신 한미르 www.hanmir.com 는 좀더 장기 전략을 위한 변신이다.
한국통신은 게임, 교육, 금융, 인터넷방송 등 4개 전문 포털을 한미르로 통합해 종합 플랫폼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이제까지 한국통신은 인프라를 설치하는 줄장사만 해왔다.
이젠 그 줄에 무엇을 담아 팔아야 하는가가 중요해졌다.
정보수용자에서 정보제공자로 변신해야 하는 필요성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 한국통신 인터넷사업부 김창수 부장은 그렇게 나아가기 위해 포털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통신망이란 인프라를 기반으로 종합 인터넷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한미르가 관문 구실을 한다.
한미르는 그런 전략을 밀고가기 위해 단기적으로 수익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한다.
“충성도 높은 가입자가 많은 다음처럼 체질을 강화하는 게 우리가 그리는 모델이다.
지난 10여년 흐름을 보면 각각 패러다임 전환기가 있었다.
BBS사업을 하던 데이콤이 92년 천리안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면서 5년 정도 시장을 이끌었다.
다시 97년 인터넷으로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닷컴들이 시장을 주도했다.
이제 다시 5년 이내에 패러다임의 전환이 올 것이다.
그때 시장을 선점하는 사업자가 이후 5년을 이끌 수 있다.
” 김 부장은 사업의 긴 흐름을 준비하기 위해 자체 기술로 고정 페이지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음은 페이지뷰의 60~70% 정도를 자체 기술력으로 처리하고 있다.
가입자가 2천만명 이상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아주 잘하는 거다.
30%도 자체 기술로 커버하지 못하는 곳도 많다.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것도 자체 기술력이다.
” 중단없이 안정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이 앞으로 사업을 전개해나가는 데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3. 미디어 그룹의 관문으로 후발 포털들 가운데 두드러진 게 여성 포털이다.
여성들의 구매력을 믿고 전자상거래를 중심에 두고자 했던 기존 여성 포털은 그다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후발주자들은 이들과는 다른 전략으로 뛰어들었다.
팟찌닷컴 www.patzzi.com 은 오프라인 미디어 기업이 콘텐츠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개통한 여성 포털이다.
팟찌닷컴은 미디어의 두 고객인 독자와 광고주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포털로 진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말한다.
“94년 텍스트 위주의 잡지들이 사진, 일러스트 중심으로 대거 바뀌었다.
컬러TV 세대가 청소년이 되는 때를 맞추어 자연스럽게 변한 것이다.
이제 오프라인만으로는 독자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광고주들도 점점더 타깃을 세분화하고 그들의 속성을 알고자 한다.
” 신재형 대표는 출판사업에서 닷컴으로 변신하는 것을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고급 콘텐츠 생산능력을 갖춘 기자들을 활용해 네티즌들을 모으고, 이들을 분석하는 창구로 포털을 바라본다.
이런 포털이 미디어 그룹에게는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앞으로 고객관리(CRM)로 발전시켜 포털을 고객분석의 풀로 활용할 계획이다.
배너광고, 콘텐츠 재판매, 이벤트 등으로 수익을 올리면서 축적된 정보를 바탕으로 종합 마케팅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런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선 욕심을 내선 안된다.
3년 이상 꾸준하게 작업할 때 제자리를 잡을 수 있다.
4. 브랜드 정착 후 공동 마케팅 관문으로 우먼드림의 여자와닷컴 www.yeozawa.com 은 여성 포털이지만 투자회사 구성에서부터 다른 사이트와 차이를 보인다.
다우기술, 두산, 삼보컴퓨터, 삼성물산, 코리아나화장품, 휴맥스가 공동으로 출자했는데 처음부터 오프라인 사업을 위한 브랜드 마케팅을 펼치는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온라인에서 포털을 브랜드로 만드는 데 성공하면 이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공동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이다.
7개 투자사는 모두 그런 공동 마케팅을 펼칠 만한 능력이 있다.
김봉현 이사는 오프라인 없이 단순한 닷컴만으로는 절대 성공할 수 없다는 교훈을 얻은 상태에서 출발했다고 말한다.
“브랜드로 정착시켰을 때 여성을 타깃으로 한 공동 마케팅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때까지는 양질의 콘텐츠로 가입자들을 유지해야 한다.
” 여자와닷컴은 공동 마케팅의 일환으로 미국의 위민닷컴에서 벤치마킹한 ‘스폰서십’을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위민닷컴은 포드와 스폰서 관계를 맺고 자동차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관련 제품을 판다.
사용자들은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찾았을 때 구매욕이 높아진다는 것을 활용한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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