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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미디어 닷컴 유료화 ‘절반은 성공’
[비즈니스] 미디어 닷컴 유료화 ‘절반은 성공’
  • 김윤지 기자
  • 승인 2001.1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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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유료화는 인터넷 사이트가 언젠가는 건너야 할 강이다.
인터넷 광고 시장이 싸늘해진 지금 이 강을 제대로 건널 수 있을지 여부는 사이트의 존폐와 연결될 만큼 중요한 문제가 됐다.
최근 이런 비장한 분위기 속에서 영화, 게임, 성인,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국한됐던 유료화 바람이 뉴스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닷컴들로 건너가 불고 있다.
지난 5월말 중앙일보의 이코노미스트 www.econopia.com가 처음으로 유료화 깃발을 내건 뒤 EBS www.ebs.co.kr가 8월1일부터 VOD, AOD 서비스에 부분적으로 유료화를 단행했다.
경제뉴스 사이트인 머니투데이 www.moneytoday.co.kr도 8월4일부터, SBSi는 9월 중순부터 VOD 서비스 유료화를 시작했다.
이어 정보기술(IT) 뉴스 사이트인 아이뉴스24 www.inews24.com도 유료화를 시작했고, 지난 10월21일부터는 경제뉴스 사이트인 이데일리 www.edaily.co.kr도 SMS(단문메시지서비스)를 시작으로 유료화를 시작해 프리미엄 뉴스 유료화를 11월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이밖에 코리아 인터넷닷컴 korea.internet.com과 인터넷한겨레 www.hani.co.kr도 내부에서 유료화 준비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특화된 대상에 특화된 뉴스로 유료화 접근 아직 시작한 지 석달이 채 안 돼 이른 감이 있지만, 이들 미디어 닷컴의 유료화 시도에 대한 성적은 평균 이상이라는 게 각 사이트 유료화 담당자의 평가다.
머니투데이의 경우 채권뉴스와 타이쿤 차트에 대해 각각 월 10만원, 3만원씩 유료화를 시작했는데, 두 종류 뉴스 모두 시작하자마자 전체 독자의 10% 정도가 유료화에 동참했다.
'대체로 유료화했을 때 성공 가능성을 5%라고 본다.
처음 시작할 때 몇%가 유료화로 들어오느냐가 중요하다.
시간이 지난다고 유료회원이 마냥 늘어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두가지 뉴스 모두 성공적이었다.
특히 채권뉴스의 경우 이탈자도 거의 없었다.
'머니투데이 공훈의 이사는 현재 머니투데이의 유료화는 전체 뉴스 유료화를 위한 파일럿 테스트와도 같은데, 결과가 꽤 만족스럽다고 이야기한다.
독자층이 가장 확실한 뉴스에 유료화의 칼을 댄 것이 머니투데이의 선택이었다.
채권뉴스는 일반인보다는 기관의 채권 펀드매니저 대상의 뉴스였고, 타이쿤 차트도 특히 기술분석을 좋아하는 사람들 대상으로 한 특화된 뉴스였다.
제공하던 전체 뉴스 가운데 가장 특화돼 있으면서 독자층이 확실한 뉴스를 대상으로 유료화를 단행한 것이다.
채권뉴스에 대한 결제를 대부분 개인이 아닌 기관이 하고 있다는 것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부터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료화에 대한 공감이 어느 정도 생기고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꼭 필요한 정보라면 ‘견딜 만한’ 수준의 사용료는 지불할 수 있다는 정서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과연 그 가격이 얼마가 적정한가의 문제인데, 내부적으로 꾸준히 설문조사 등을 통해 시장조사를 통해 가격을 결정했다.
'독자층이 얼마나 넓은지, 의존도가 얼마나 되는지에 따라 가격을 정했다”는 설명이다.
지금은 유료화를 하면서 생겨나는 부수적인 문제들로 조금 더 골치가 아프다.
'유료화를 하게 되니까 이용자, 회사, 지불대행 서비스 업체(PG) 그리고 외부 필자에 의존하는 콘텐츠 제공업자까지 모두 4개 주체가 생겨 이들을 조율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지불대행 서비스 업체마다 입금시기도 다르고 각 주체간 이익배분 등 회계처리, 매출 정산에 복잡한 프로세스가 생겨 이를 정리해야 한다.
'공훈의 이사는 이번 유료화 결과를 지켜본 후 전체 뉴스의 유료화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한다.
SMS로 유료화를 시작한 이데일리도 프리미엄 뉴스 유료화에 대해서는 비슷한 접근법을 쓰고 있다.
뉴스 속보를 휴대전화로 보내주는 SMS는 현재 뉴스 한건당 50원을 받고 있다.
SMS가 한글 40자로 제한돼 있기 때문에 이보다 더 긴 뉴스에 대해서는 휴대전화에 왑(WAP) 서비스로 보내고 사용자가 읽을 경우 200원을 받는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프리미엄 뉴스 유료화는 준비해온 새로운 뉴스와 기존 뉴스 가운데 꼭 필요한 층이 있는 뉴스에 대해 진행할 계획이다.
새로운 뉴스가 덧붙여진 상태에서 전체 뉴스의 20% 가량이 유료화로 전환되고, 가격은 5만원에서 10만원 수준에서 결정할 예정이다.
'초기 형태의 EIP(기업포털) 형식이라고 보면 된다.
대상에 따라 꼭 필요한 뉴스들이 있는데, 유료화는 이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뉴스만 모아 따로 제공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이데일리 김안종 과장은 주식 뉴스의 경우 뉴스의 비중은 제일 높지만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 유료화 전환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유료화 원칙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지는 않지만 나에게는 꼭 필요한 뉴스’라고 거듭 강조한다.
뉴스 유료화를 진행한다 해도 기본적으로 전체 수익의 10~15%를 보완해주는 수준으로 볼 정도여서 큰 시장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데일리 유료화의 원칙을 또하나 꼽는다면 인터넷 뉴스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통신사 비즈니스 모델을 지향한다는 점을 든다.
'속보가 중요한 정보인가, 전달 자체가 중요한가를 적절히 판단해야 한다.
전자가 우선적인 유료화 대상이다.
두가지 정보를 적절히 조합해 다양한 가격체계,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현재 연합통신의 가격체계가 30가지가 넘는 것도 이런 기반에서 나온 결과다.
'김안종 과장의 설명이다.
유료화 과정에서 가장 힘든 점은 무엇보다도 시장조사가 정밀해야 하는데 유료화 관련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무료 뉴스와 유료 뉴스 섞어놓기 전략 아이뉴스24의 유료화는 정해진 유료 뉴스가 있는 게 아니라 그때그때 데스크의 판단에 따라 유료기사와 무료기사가 정해지는 차이가 있다.
특별한 타깃을 따로 정해놓지 않고 뉴스에 따라 그 분야에 있는 사람에게는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뉴스를 유료화 뉴스로 구분한다.
‘데일리 브리핑’과 같이 신설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기존 뉴스에서 깊이를 더한 뉴스들이 유료화 뉴스가 된다.
사이트에서도 유료 뉴스는 프리미엄 뉴스 표시를 작게 달고 있기는 하지만 일반 뉴스와 섞여 있는 형태를 취했다.
'기존 사용자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유료 뉴스를 따로 모아놓았더니 아예 사람들이 그쪽으로 가지 않아 실패한 외국 사례도 있었다.
'아이뉴스24 이창호 사장은 IT 뉴스는 속성상 속보보다는 깊이에 더 방향을 두어야 한다는 점과 무료 독자의 초반 이탈을 막아야 한다는 점 때문에 이런 접근을 했다고 이야기한다.
아이뉴스24의 유료화 성적표는 아직 나쁘지 않다.
개인회원에게 월 1만원, 법인회원에게 30개의 IP 주소를 열어주고 월 3만원을 받는데, 유료 IP가 1만5천개가 넘었다.
기존 방문자 10%를 뛰어넘는 수치다.
개인회원에 대해서는 거의 마케팅을 하지 않고 법인을 대상으로만 마케팅을 하고 있어, 유료화 개시 2주 후에는 전보다 오히려 방문자가 늘었다.
법인에서 결제를 하면서 기존에 보지 않던 독자까지 끌어들이는 효과를 얻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계속 진행 상황을 보면서 초반처럼 무료독자 이탈 줄이기에 초점을 맞출 것인지, 유료독자 중심으로 프리미엄 뉴스를 집중 부각해갈 것인지를 판단할 계획이다.
SBSi는 민영방송이라 다른 방송사에 비해 부담없이 유료화에 뛰어들 수 있었다.
EBS의 경우 유료화 이후 가욋돈 벌기에 나섰다는 비난을 받고 있고, KBS의 크레지오닷컴도 시청료를 받는 공영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유료화 전환이 쉽지 않다.
SBSi도 유료화 초반에는 안티SBS 사이트가 생길 정도로 저항이 있었다.
하지만 80%까지 방문자가 떨어질 수 있다는 예상을 뒤엎고 약 30~40%의 방문자 하락을 보였다.
이에 대해 SBSi에서는 '3분의 1은 시청률 지지로, 3분의 1은 유료화 공감대 확산에 따라, 나머지 3분의 1은 처음부터 SBSi사이트 안에서 만화, 영화 등 유료 서비스를 즐겨온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린다.
편당 500원, 하루 2천원의 요금을 받고 있는데 <여인천하>, <수호천사> 등으로 시청률이 좋은 때에 유료화를 단행해 시청자를 유료회원으로 끌고가기 쉬웠다.
방송사 사이트는 시청률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 시청률에 따라 방문자 수도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유료화를 본격적으로 고민하게 된 것도 상반기에 비해 방문자가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동영상 서비스의 질이 저하돼 사용자 불만이 늘자 서비스 질을 보장하기 위해서였다.
현재 70kbps의 저속 서비스는 무료로, 300kbps의 고속 서비스는 유료로 제공한다.
이전에는 200kbps의 속도를 내다 유료화를 하면서 속도를 개선한 것이다.
유료회원은 하루 7만명 수준으로 전체 방문자의 15~20% 정도를 차지한다.
미디어 닷컴의 유료화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다른 미디어 사이트들도 이들의 진행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유료화의 강을 건너는 방법이 하나둘 떠오르면서 뒤따르는 이들의 발걸음도 함께 따라 바빠졌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유료화가 순항중인 이들 사이트의 공통점이 있다면,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의 질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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