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비즈니스] 담배시장 이프 연기 ‘솔솔’
[비즈니스] 담배시장 이프 연기 ‘솔솔’
  • 장근영 기자
  • 승인 2001.11.0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월말 출시 이후 매출 꾸준히 상승… ‘시마’ 등 고가 담배 경쟁에 불 지펴 담배제조 벤처기업인 구강물산이 순항하고 있다.
구강물산이 내놓은 2천원짜리 담배 ‘이프’(if)가 많은 전문가들의 우려를 깨고 시장에서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구강물산은 이프를 중국에서 위탁 생산해서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는 작은 벤처기업이다.
구강물산 이호석 기획실장은 '이프 담배를 7월말에 첫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10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40~50개분의 물량을 소화했다는 얘기다.
이 실장은 또 이프를 국내에 들여온 지 한달 만에 30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고, 그뒤에도 매출이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프가 처음 시판되기 시작하던 때 많은 전문가들은 담배사업은 생산 못지않게 유통도 중요하다면서, 이프가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구강물산은 지금까지 선전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국내 담배시장이 처음 개방된 1988년의 상황과 비교해보면, 이프가 순항하고 있음을 확인해볼 수 있다.
정부의 담배시장 개방조처와 함께 국내에 진입한 외국산 담배들은 처음엔 상당히 고전했다.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데 6개월이 걸렸을 정도다.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위력이 막강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하면 이프의 시장 침투 속도는 상당히 빠른 셈이다.
이프는 ‘브랜드 인지도 높이기’와 ‘이프만의 강점 알리기’에 판매전략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구강물산은 이프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담배 소매점들에 많은 물량을 넣기보다 가급적 많은 소매점에 소량씩이라도 넣는 방식을 택했다.
첫달에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0여개분 물량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구강물산은 한가게에 평균 다섯 보루 정도만 공급했다.
물론 가게별 판매실적에 따라서는 두 보루를 공급하기도 했고, 많으면 10보루도 공급했다.
그러나 최대한 많은 소매점을 공략한다는 기본 원칙은 철저히 지켰다.
이승현 영업관리팀장은 '영업사원들은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소매망을 일주일에 한번 이상 방문한다'고 말한다.
담배를 판매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소매점에서 실제로 팔리는 물량을 확인하는 작업과 함께 소매점 관리도 세심하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프의 장점을 최대한 알리는 것도 구강물산의 승부 포인트다.
구강물산이 내세우는 이프의 장점이란 독성이 적고 담배 냄새가 몸에 배지 않을 뿐 아니라, 담배를 피워도 가래가 끓지 않는다는 점이다.
엄밀히 따지고보면 사실 해롭지 않은 담배는 없겠지만, 구강물산은 나름의 독특한 담배제조 기술로 기존 담배보다 훨씬 덜 해로운 담배를 만든다고 한다.
‘이프는 덜 해롭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게 지상과제인 것이다.
또 이프가 2천원짜리 고가 담배이다 보니 처음엔 던힐, 말보로, 마일드세븐 등 외산 담배들만이 경쟁상대였다.
그런데 이프가 첫선을 보이기 직전 담배인삼공사에서 새 담배 ‘시마’를 내놓으면서 경쟁 상대가 늘었다.
담배에는 세금이 많이 붙기 때문에 1천원짜리 담배로는 재미를 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담배회사들은 요즘 고가담배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구강물산은 이런 치열한 고가담배 시장에서 경쟁을 해보겠다고 뛰어든 것이다.
이승현 팀장은 '초기에 들어간 비용을 별도로 생각하고 현재 달달이 들어가는 인건비나 광고홍보비 등을 빼면 손해는 나지 않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하지만 담배인삼공사쪽은 구강물산이 선전하고 있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
담배인삼공사 관계자는 '담배 판매량이 정확히 통계로 잡히고 있지 않고, 특히 이프는 신고대상도 아니어서 판매 실적을 파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프는 중국에서 만드는 데도 구강물산은 이 담배를 국산인 것처럼 판매해 소비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강물산은 담배제조 기술은 갖고 있지만 자본금이나 연간 생산량 등 규모에 관한 제한에 걸려 국내에서는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여하튼 작은 담배 벤처가 국내 담배시장의 터줏대감인 담배인삼공사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