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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점포탐방] 국민은행 코엑스지점
[금융점포탐방] 국민은행 코엑스지점
  • 김경호 기자
  • 승인 2001.11.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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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다릴 필요없어요 하루 유동인구 20만명, 신속한 서비스로 승부… 고객 친절도 우수점포로 뽑혀 은행직원들이 요즘 많이 달라졌다.
고객들을 대하는 태도가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
옛날에는 고객이 사소한 질문 하나도 제대로 못하기 일쑤였다.
대출을 받기는 하늘의 별따기였고, 각종 구비서류 중 하나라도 빼놓고 온 사람은 창구직원을 마음놓고 쳐다보지도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은행이 서민들 위에 군림하던 때의 이야기다.
이제는 친절하지 않은 은행은 살아남지 못한다.
고객에게 불편을 조금이라도 끼치는 창구직원은 지점장실로 불려가 호된 질책을 받기 십상이다.
그만큼 은행간 경쟁이 치열해졌고, 은행의 수익원이 더이상 기업에 국한되지 않게 된 탓이다.
바야흐로 기업간 도매금융 시대에서 개인고객 위주의 소매금융 시대로 전환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 코엑스지점은 친절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국민은행이 매달 외부업체에 용역을 줘 보고받는 지점별 고객친절도 순위에서 코엑스지점은 전국 1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6회 연속 상위 10%에 선정되기도 했다.
또 은행직원들 대부분이 창구친절 우수직원으로 선정돼, 요즘 국민은행 안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코엑스몰, 은행간 서비스 경쟁 치열 국민은행 코엑스지점은 무역센터 인근에 있는 코엑스몰에 자리잡고 있다.
코엑스몰은 하루 유동인구가 20만명에 이르며 주변 상가에 의류, 레스토랑, 위락시설 등이 집중돼 있는 서울 최고의 상가 단지다.
평일에 20만명인 유동인구가 주말엔 30만~40만명을 훌쩍 뛰어넘기도 한다.
장사하는 사람치고 이런 곳에 터잡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국민은행 코엑스지점 이후식 지점장은 이런 평가에 손사래를 친다.
'유동인구가 많다고 은행간 경쟁이 덜 치열한 것은 아닙니다.
코엑스몰은 은행들 사이의 서비스 경연장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코엑스몰에는 시중은행 점포가 무려 여덟개나 입점해 있다.
친절하지 않으면 도저히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다.
게다가 국민은행 코엑스지점은 다른 점포들보다 매우 늦은 지난해 7월에야 이곳에 입점했다.
늦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규모도 다른 은행 지점들의 50~60%에 불과한 열악한 조건이었다.
코엑스몰은 고정고객이 매우 적다는 단점도 있다.
1회성 고객이 많아, 고객별로 만족감을 주기가 어렵다.
찾아오는 고객층도 20~30대의 지식수준 높은 젊은 고객들이다.
이들은 요구조건이 명확한 반면, 한번 아니다 싶으면 절대로 같은 은행 지점을 찾지 않는 사람들이다.
이후식 지점장은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로 승부하기로 했다.
빠른 업무처리가 그 어떤 상품 경쟁력보다 우선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이 지점장은 전 창구에서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방법을 택했다.
여신이나 외환계 창구라 할지라도 온라인 서비스 업무가 쌓이면 다른 직원을 즉시 투입해 처리했다.
그 결과 '코엑스지점은 오래 기다릴 필요가 없다더라'는 입소문이 코엑스몰 상가에 서서히 퍼지기 시작했다.
스피드에만 승부를 건 것이 아니라 전문직 종사자들에 대한 상담도 강화했다.
코엑스몰을 찾는 고객들 가운데는 뜨내기 고객만 있는 게 아니라 벤처 종사자나 외국인들도 상당히 많다.
이들은 재테크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어, 자칫 엉뚱한 설명을 늘어놓다간 큰코 다친다.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창구직원들에게 철저한 사전교육을 시키는 게 중요했다.
이런 노력 끝에 인근 전문직 종사자들이나 외국인들이 하나둘 기존 거래 점포를 떠나 주거래 은행을 국민은행 코엑스지점으로 옮기기 시작했다고 한다.
'빠르고 정확한 친절' 작전은 주효했다는 것이다.
이후식 지점장은 정통 국민은행 맨이다.
81년 입행해 국제부, 상해사무소 등을 두루 거쳐 외환과 국제 업무에 밝은 편이다.
초임 대리 시절부터 지점장에 오르기까지 거의 전 기간을 신설업무만 전담했다는 특이한 경력도 있다.
코엑스지점에서도 이런 그의 경력이 지닌 장점이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이다.
국민은행 코엑스지점은 수익률이 다른 영업점보다 매우 높은 편이다.
수익구조도 다른 영업점과 조금 다르다고 이 지점 김태수 차장이 귀띔했다.
현금인출기(ATM)를 이용하는 고객이 많아서인지 수수료 수입만 해도 상당하다는 이야기다.
김 차장은 '현금인출기 이용 실적이 하루 3천여건에 2억원 정도가 됩니다.
토, 일요일에는 3억~4억원을 훌쩍 넘기도 하지요'라고 자랑한다.
기관이나 고액예금 손님이 없다는 것도 이 지점의 중요한 특징이다.
고객 예금액이 개인당 1천만원에서 2억원 정도다.
과거에는 영업을 잘하는 점포의 기준이 ‘여신과 수신이 얼마냐’였지만, 요즘은 그게 아니라고 이 지점장은 잘라 말한다.
'현금인출기 수수료 200~300원이 20억원, 30억원 손님보다 더 소중합니다.
‘다양하고 많은 고객들에게 친절히 응대하는 지점’이라는 소문이 계속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 현금인출기 이용 고객 많아 유동인구가 많은 코엑스지점에서는 추천상품도 다른 지점과는 다르다.
코엑스지점은 추천상품으로 ‘국민 리빙론’과 ‘석세스 론’(Success Loan)을 권한다.
국민 리빙론은 생활은행의 개념을 도입하여 ‘가계금융의 모든 것’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생활자금대출을 life cycle별, 자금별로 패키지화해 수령할 수 있게 한 개인대출 상품이다.
또 석세스론은 자영업자 및 중소규모 기업이 운영자금 등을 손쉽게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한 저금리 대출상품이다.
대출금리는 고정금리로 유담보는 7.0%, 신용은 8.5%다.
다른 지점에는 없고 이곳에만 있는 금융상품은 없다.
하지만 친절이 코엑스지점을 확실히 앞서 나가게 하고 있다.
이후식 지점장은 '국민은행이 얼마나 친절한 은행인가를 확인하고 싶으면 코엑스지점을 방문해서 확인하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인터뷰 | 코엑스지점 이후식 지점장
'IC카드형 전자화폐 활성화에 노력'

- 은행 규모가 다른 입점 은행들보다 좀 작은 것 같은데? = 은행들이 IMF 사태 이후 지점을 통폐합하며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코엑스지점은 지난해 국민은행에서 지점 단위로 유일하게 개점한 점포다.
규모로 승부하지 않고 친절과 빠른 서비스로 고객들을 대하다 보니 지점 규모와 인력이 배나 되는 다른 입점은행들보다 오히려 앞서 나가고 있다.
- 점포입지의 특성을 살린 상품 개발계획은 없나? = 기존 국민카드에 국내 최초 IC카드형 전자화폐인 몬덱스카드를 결합한 트레이드 패스를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트레이드 패스 회원에게는 코엑스몰 내 수족관, 극장, 각종 전시회 입장료와 150여 제휴업체에서 물품구매시 15%의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아직 실적은 미미하지만 계속 적극적으로 홍보해 서서히 고객들을 공략하겠다.
- 유동인구가 많으면 고정 고객들은 오히려 불편하지 않을까? = 맞는 말이다.
그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
고정고객들이 지점에 찾아올 때면 얼굴을 기억했다가 가장 빠른 창구로 소개하며 아예 만남의 장소를 이곳에서 가지라고 작지만 고객 휴게실도 2개나 마련했다.
하지만 고정고객, 유동고객 구분하지 않고 한번이라도 우리 지점을 방문한 고객은 전부 소중하다.
- 국민은행 코엑스지점 고객들에게 당부할 말은 없나? = 코엑스몰이라는 사각의 제한된 공간에 8개 은행이 제각각 최고의 점포 환경과 서비스, 규모로 각축을 벌이고 있다.
가히 은행전시장이라 부를 만한 이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오로지 ‘빠르고 정확한 친절’만이 고객에게 드릴 수 있는 약속이다.
주택은행과 합병으로 더 튼튼한 은행이 됐다고 자부한다.
앞으로 계속 관심있게 지켜봐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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