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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 "남는 대역폭 사고 팔아요"
[실리콘밸리] "남는 대역폭 사고 팔아요"
  • 송혜영
  • 승인 2000.10.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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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트래픽 폭증, 적절한 대역폭 확보 비상…기업 네트워크 활용에 융통성 제공 네트워크 대역폭을 사고 파는 대역폭 거래(Bandwidth Trading) 시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기업의 고속인터넷 수요가 늘면서 이 시장은 대역폭 활용에 융통성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산업의 틈새시장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대역폭 거래는 미국에서도 이제 막 눈을 떴다.
대역폭이라는 것이 일반 소비재처럼 간단히 사고 팔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커머스뱅크시큐리티의 조사에 따르면 이 시장은 올해 10억달러로 시작해 내년에 40억달러, 2004년에는 680억달러 규모를 형성하는 고속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한다.
최근 1, 2년 사이에 하이테크 관련 중개업인 ‘인터미디어리’(intermediary)가 성행하면서 중개업자들은 남아도는 기업의 시설 가운데 돈이 될 만한 아이템을 찾아 신나게 팔아치웠다.
그러다 발견한 것이 바로 대역폭이다.
이제는 대역폭 매매를 주선하는 이들을 ‘대역폭 브로커’라고 부를 정도로 전문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역폭 브로커로는 레이트익스체인지와 밴드위스닷컴, 넷라인즈, 채플힐브로드밴드, 라이트레이드, 윌리엄커뮤니케이션 등이 명함을 내밀고 있다.
최근엔 에너지 공급 도매업체인 인론(Enron)까지 가세해 시장을 넓히고 있다.
수도꼭지를 소방호스로 만들어준다 이들의 업무는 남는 대역폭을 가진 기업과 그 대역폭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내 신속히 연결해주는 것이다.
판매자의 네트워크와 구매자의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데는 5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으며, 곧 접속시간을 1분 이내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이 때문에 대역폭 브로커는 기업의 고속인터넷 라인 중 어느 부분이 어느 정도의 여유를 갖고 있는지 찾느라 혈안이 돼 있다.
그러나 이것이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채플힐브로드밴드의 챈들러 휴스턴은 “두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작업은 간단하다.
문제는 네트워크의 신뢰성이다.
판매업체의 절반이 접속 시간과 네트워크 지연으로 대역폭을 제때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AT&T나 스프린트 같은 통신망 사업자들이 함께 참여해야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대역폭 브로커들의 가장 큰 불만은 통신망 사업자의 반응이다.
브로커 입장에서는 회선사업자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주길 바라지만, 회선사업자들이 대역폭 판매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사실 회선사업자들은 대역폭 거래에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없다.
거래가 만족스럽지 못하면 대부분 회선사업자에게 화살이 돌아와 서비스 개선과 네트워크 유지보수라는 귀찮은 짐을 떠안아야 한다.
대역폭 거래는 아직은 초기단계여서 노력에 비해 수익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고 한다.
올해 사업을 시작한 채플힐브로드밴드의 경우 지난 9월까지 20건의 거래밖에 성사시키지 못했다.
기업들의 인식이 확산되지 못했고 네트워크의 신뢰성이 기대에 못미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브로커들은 “지금은 수도꼭지로 물을 마시고 있지만 조만간 소방호스로 물을 마시게 될 것”이라며 시장을 낙관하고 있다.
대역폭 브로커들은 다양한 네트워크가 모이게 될 접속점인 풀링 포인트(Pooling Point)를 구축하는 데 여념이 없다.
대역폭 중개에서 풀링 포인트는 고객을 실어나르기 위해 수많은 항공사가 모여 있는 공항터미널 같은 역할을 한다.
현재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라스베이거스에 풀링 포인트를 갖고 있는 인론은 올해 안에 22개를 더 늘릴 계획이다.
레이트익스체인지 역시 풀링 포인트 구축을 서두르고 있다.
라이트레이드는 전세계에 100여개의 풀링 포인트를 구축할 계획이어서 대역폭 거래 시장은 계속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대역폭이란 무엇인가?
대역폭(bandwidth)이란 네트워크에서 이용할 수 있는 신호의 최고주파수와 최저주파수 차이를 말한다.
통신에서 이용 가능한 전송속도, 즉 정보를 전송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데 우리가 흔히 쓰는 bps(초당 전송 비트수)가 기본 단위다.
보통 모뎀으로는 문자를 주고받기에 어려움이 없고, 음악이나 동영상 같은 멀티미디어 자료를 전송받으려면 초고속 회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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