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투자연구] 벨웨이브
[투자연구] 벨웨이브
  • 장근영
  • 승인 2001.05.2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모뎀으로 세계 평정하겠다”

CDMA용 초소형 무선 통신모뎀 개발… 800만달러 외자 유치 성공

무선통신기기를 개발하는 벨웨이브 www.bellwave.co.kr는 최근 대규모 외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미국의 시티코프와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로부터 8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이다.
현재 자본금이 14억1천만원에 불과한 이 회사는 시티코프와 TI로부터 일단 200만달러씩을 유치했고 나머지 400만달러도 조만간 들어올 예정이다.


벨웨이브가 두 회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한 것은 순전히 기술력이 앞서기 때문이다.
우선 무선데이터 통신기술과 전문 인력 등에서 까다로운 외국자본을 매료시킨 것이다.
개발과 마케팅 등을 외국업체와 공동으로 펼치겠다고 한 점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대부분의 벤처들이 자금난, 경영난 등으로 죽을 쑤고 있는 요즘 벨웨이브의 대규모 외자 유치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벤처의 경쟁력은 뭐니뭐니해도 기술력이라는 사실을 웅변하고 있는 것이다.
기술력은 모두를 매료시키지는 못해도 누군가는 반하게 만든다는 단순한 진리를 확인한 셈이다.
국내 창투사인 호서벤처투자와 MVP캐피탈도 벨웨이브에 각각 1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벨웨이브는 증자를 진 행하고 있다.
“벨웨이브를 보는 순간 첫눈에 반했습니다.
오랜 엔지니어 경험에서 금방 느낄 수 있었죠.” 삼성전자에서 통신분야 연구로 잔뼈가 굵은 호서벤처투자 심재승 수석심사역은 지난해 무선통신 벤처기업 벨웨이브를 만난 감회를 이렇게 표현했다.
벨웨이브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과 2세대 유럽표준방식(GSM)의 무선통신 기기를 개발하는 회사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CDMA 방식의 무선모뎀 모듈, 무선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휴대형 무선 단말기, CDMA 방식의 PCS 등이다.
투자포인트1-기술력 - GSM 기술 국내 최고 벨웨이브가 개발하는 무선모뎀은 휴대용 PC, 휴대전화, PCS 등 무선통신 기기에 내장돼 무선통신망과 연결을 통한 데이터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벨웨이브는 지난해 최소형(49.6×41.26×6.5), 최경량(17g) 제품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주목을 받았다.
벨웨이브의 소형화 기술은 전력 소모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크기가 축소된다는 것은 그만큼 전력을 적게 소비한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벨웨이브는 또 다양한 운영체제(OS)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다양한 운영체제와 인터페이스가 가능하게 되면 개인휴대단말기(PDA)뿐만 아니라 벤딩머신, 휴대용 신용조회기, 차량형 무선정보단말기, 보안서비스업체에서 사용하는 무선 시큐어리티 모델 따위의 단말기에 접속할 수 있다.
벨웨이브가 가장 자신있어 하는 부문은 GSM 무선모뎀 분야다.
국내에는 10개가 넘는 CDMA 무선모뎀 개발업체가 있어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
이 때문에 GSM 개발인력이 턱없이 모자란다.
그러나 벨웨이브는 이미 확보한 고급인력을 바탕으로 유럽 등 외국 시장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이 부문에선 국내 최고라고 자부하고 있는 것이다.
벨웨이브는 올해 6월, 2.5세대 동기식(cdma2000-1x) 무선모뎀도 선보인다.
투자포인트2-시장성 - 무선 단말기 성장세 폭발적 전문가들은 cdma2000-1x 모뎀의 수명을 앞으로 3~5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벨웨이브는 다음달 cdma2000-1x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고, GSM 모뎀은 TI와 공동 개발해 6월과 7월 사이에 우선 2세대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올해 말에는 2.5세대 유럽표준방식(GPRS)도 선보일 작정이다.
2.5세대에 진입할 경우 자연스레 3세대로 연착륙이 가능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미국 시장조사 회사인 스트래티지스그룹은 세계 무선인터넷 시장이 2003년에 2억명에 이르는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보다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증가 속도가 빠를 것으로 내다본다.
노트북 PC, PDA, 스마트폰, IMT-2000 등을 고려하면 무선단말기 시장은 그야말로 폭발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벨웨이브는 현재 PDA 시장에 초점을 맞추고 셀빅을 생산하는 제이텔 등과 공동작업을 하고 있다.
벨웨이브는 국산 PDA들이 자신의 모뎀을 탑재하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호언한다.
올해 1분기 국내 PDA 시장은 30만대, 미국은 수백만대에 이른다.
IBM, 컴팩, 휴렛팩커드, 인텔 등 유명 외국업체들이 이미 한국 시장에 뛰어든 터라 시장이 빠르게 팽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쏟아져나오고 있는 PDA용 콘텐츠도 시장 확대에 한몫할 것으로 분석된다.
벨웨이브 양기곤 사장은 “무선 데이터 모듈이 탑재됨으로써 PDA 시장이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선모뎀은 언제 어디서든 컴퓨터 통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사람들을 매료시킨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의 확장은 기정사실화할 수 있지만 규모는 분명 제한이 있다.
따라서 벨웨이브는 해외 시장 진출을 사업의 중심에 놓고 있다.
그 첫 시험무대가 중국이다.
투자포인트3-마케팅 - 중국 넘어 세계 시장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 벨웨이브는 일단계 판매전략으로 자체 브랜드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벼르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작일 뿐이다.
앞으로는 생산은 하지 않고 로열티를 받는 쪽으로 갈 생각이다.
누구나 생산하게 해주고 로열티를 챙기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시장이 엄청나게 커지면 제품을 직접 생산해 모든 거래업체들에게 공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벨웨이브는 자금과 재고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 현금 중심으로 움직일 계획이다.
기술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없다.
CDMA 원천기술은 퀄컴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부품개발 업체들이 헛돈(?)을 낭비했다.
상용화는 국내에서 가장 먼저 이뤄졌지만 많은 업체들이 기술사용료(Licensing Fee)를 물어야 했다.
벨웨이브가 투자를 유치한 큰 목적 중 하나도 데이터 모듈과 관련한 기술사용료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벨웨이브는 본격 마케팅을 위해 최근 지멘스, 노키아 등에서 일하던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영입했다.
이들은 내년 7월 정도로 예상하는 나스닥 상장이나 코스닥 등록 준비와 마케팅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벨웨이브는 최근 중국의 거대기업과 공동사업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계약은 이뤄졌지만 문구와 조항 등을 다듬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각 성별로 CDMA 방식과 GSM 방식 중 하나를 채택하고 있는데, 벨웨이브는 두 방식을 모두 지원할 계획이다.
투자포인트4-향후전망 - 내년 나스닥 상장 목표 벨웨이브는 통신 관련 경력이 풍부한 사람들을 주축으로 기술을 개발해왔다.
양기곤 사장 자신이 77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팬텍 등에서 무선통신 기술 연구로 한우물만 파온 엔지니어 출신이다.
CDMA와 GSM 분야 연구인력이 각각 40명이 넘고, 연구인력 비율이 80%에 이른다.
양 사장은 “회사 성장의 원동력은 직원들의 연구에 대한 열정”이라며 “99년 회사 설립 이후 지금까지 회사를 나간 인원이 한명도 없다”고 자랑한다.
다들 자신의 일과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는 뜻이다.
벨웨이브는 직원들의 이런 지원을 바탕으로 대박을 꿈꾸고 있다.
양 사장은 말을 아끼면서 최근 좋은 조짐이 보인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낙관만 하기엔 이르다.
우선 무선모뎀 시장이 워낙 급속하게 변하고 있다.
당분간 무선모뎀이 매출에 기여하는 부분이 크겠지만 다른 업체들의 움직임에 따라서는 단박에 줄어들 수도 있다.
후발주자들이 신기술로 무장하고 거세게 달려들지 모른다.
장기적으로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으로 진출하겠다는 포부도 수많은 경쟁자들과 피말리는 승부에서 살아남아야만 빛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새로운 사업을 벌이기 위해서는 안정적 현금흐름을 확보해야 한다.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한 마케팅 인력을 강화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99년 9월 자본금 5억원, 연구인력 10명으로 시작한 벨웨이브는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뛰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5배가 넘는 43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벨웨이브의 목표는 국내 시장이 아니라 해외 시장이다.
본격적인 승부가 기다리고 있다.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를 안다” 투자후기/ 호서벤처투자 심재승 부사장 >벨웨이브에 투자하게 된 계기는 솔직히 첫눈에 반했다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오랜 엔지니어 경험에 비춰볼 때 엔지니어는 엔지니어를 알아본다. 현재 무선통신은 3세대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무선 데이터 서비스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데이터 전송방식도 서킷 방식에서 데이터를 한꺼번에 모아서 일시에 전송할 수 있는 패킷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무선통신 모뎀 기술력에서 앞선 벨웨이브가 강점을 갖고 있다. >벨웨이브의 장점은 기술력이라고 보는 것 같은데 맞는 말이다. 이 회사는 특히 GSM 인력과 CDMA 인력이 반반이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IMT-2000 사업과 관련해 두 업체가 비동기식 사업자로 선정됐다. 비동기식은 GSM 방식을 채택한다. 세계 시장도 비동기식이 70% 이상이다. >기술력은 결국 인력 구성 아닌가 벨웨이브는 엔지니어 자질이 우수한 기업이다. 제품의 질적 측면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 이 회사는 단말기 제조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시장뿐만 아니라 특수 계층, 예를 들어 우체국, 환경업체 직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시장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갖고 있다.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셈이다. >경쟁이 치열할 전망인데 위험요소로는 무엇을 꼽을 수 있나 이 회사 제품은 경쟁사들보다 6개월 이상 앞서 있다. 물론 진입장벽이 오래 버틴다고 자신할 수는 없지만 이미 세계 최초의 초소형, 초경량 무선모뎀을 생산한 경험이 있다. 하지만 무선통신은 가장 빠른 속도로 변하는, 경쟁이 치열한 분야다. 절대 한눈 팔면 안 된다. 큰 규모의 펀딩 등에 대비해 현금흐름도 확보해놓아야 한다. 전체적으로 봐서 회사와 대표이사 모두에게 A학점을 줄 수 있는 드문 기업이다.
“마라토너의 끈기로, 연구 또 연구” 벨웨이브 양기곤 사장 사람 욕심이 많아서 그런지 끈끈한 인간관계를 중시한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퇴직한 직원이 없다는 사실에 무척 고마움을 느낀다. 결제를 요청하는 부하직원을 앞에서 돌려보내지 못한다. 그래서 연구원이 많지만 회사 분위기가 딱딱하지 않다. 커다란 잘못이 아니면 ‘실수’가 오히려 업무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단기적으로 국내 PDA 업체들이 벨웨이브의 CDMA 데이터 모듈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내장형 모뎀은 크기가 중요한데 우리는 초소형화의 이점을 충분히 살릴 수 있다. 국내와 해외에 몇몇 경쟁업체들이 있지만 일부는 경쟁을 포기하고 OEM 방식으로 수출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바이어별로 구매능력이나 성장성 등을 고려해 일부 요구에 응하기도 한다. 하지만 벨웨이브는 자체 브랜드 개발을 중시한다. 특허 획득 등을 통해 기술력을 인정받은 뒤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것이다. 이를 위해 내년 1분기에는 외국의 IT기업에서 기획, 전략 분야에서 특출한 능력을 인정받은 전문경영인을 영입할 계획이다. 나는 스스로 구간 마라토너라고 생각한다. 기술적으로 관심있는 분야와 특허 관련 일에 역량을 투입해보고 싶다. 현재 PDA라는 독립된 단말기와 무선단말기를 소프트웨어적으로 연결했는데 다음에는 중앙처리장치(CPU) 두개를 통합하는 일에 도전해보고 싶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