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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기술주] IPv6, 내년 ‘이륙’
[첨단기술주] IPv6, 내년 ‘이륙’
  • 허도행(굿모닝증권)
  • 승인 2001.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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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대 초에 고안된 현재의 인터넷 프로토콜 IPv4(Internet Protocol version 4)는 이후 30년간 텍스트 위주 서비스에서 음성, 화상 등의 멀티미디어 서비스로 변화했고, 이제 새로운 프로토콜로 대체될 것으로 보인다.
IpV4는 32비트로 되어 있어 약 43억개(2의 32제곱)개 주소를 생성할 수 있다.
그러나 할당 방식이 비효율적이어서 유효한 주소 개수가 5억~6억개에 불과하고 무선인터넷, 정보가전 등에서 신규 수요가 생기면서 주소 부족현상이 일어날 전망이다.


이처럼 주소 고갈과 트래픽 환경 변화에 직면한 IETF(Internet Engineering Task Force)는 92년 IPng(Internet Protocol next generation)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인터넷 프로토콜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후 IPng는 IPv6로 공식 명명되었으며, 현재는 6Bone(IPv6의 백본 시험망)이라는 가상 실험망을 구성해 IPv6 이식과 진화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10년에는 국내 무선인터넷 단말기, 정보가전 등에 필요한 IP 주소가 4억개 정도로 추정된다.
궁극적으로는 IPv6를 통해 유무선이 연동되는 인터넷망을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IPv6는 경제적 파급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에 향후 10년 이상 IT 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폭증하는 멀티미디어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서비스 품질(QoS:Quality of Service)에 대한 고려가 필요없던 환경에서 설계된 IPv4로는 만족시키기 힘들다.
인터넷전화(VoIP), 화상회의, 게임 등이 널리 보급되면서 IP 주소 부족 현상이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상거래 확대로 새롭게 떠오른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역부족이다.
IPv6의 가장 큰 변화는 주소체계가 32비트에서 128비트로 늘어난 것이다.
128비트 주소체계는 약 2의 128제곱개의 주소를 생성할 수 있어 주소 부족 문제를 단숨에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지구 표면을 개인용 컴퓨터로 가득 채운 100층짜리 건물로 덮더라도 컴퓨터당 1조개 이상의 IP 주소를 할당할 수 있는 규모다.
주소가 길어짐에 따라 경로 설정(Routing)의 효율성이 증가하고, 확장된 주소 영역은 네트워크 구조를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게 된다.
일본은 92년 고베에서 열린 국제회의 INET92에서 IPv6에 관한 논의를 시작했으며 95년 WIDE(Widely Integrated Distributed Environments) 프로젝트에서 v6워크그룹을 설치하면서 연구를 본격화했다.
98년 4월부터 새로이 KAME프로젝트를 2년간 추진했는데 여기에는 후지쓰, 히타치, IIJ, NEC, 도시바, YDC, 요코가와 등 7개 회사가 참여했다.
이 프로젝트는 2002년 3월까지 2년간 연장되면서 IPv6 보급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올 3월에 대규모로 IPv6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일본은 100만 이상의 가정에 있는 디지털 가전기기와 홈오토메이션 기기 등에 각각 1개 이상의 IP 주소를 부여해 외부에서 휴대전화 등으로 조작할 수 있는 하나의 네트워크를 구성할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된다면 모바일과 VoIP 등 인터넷서비스는 물론 각종 정보기기와 가전기기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인터넷 분야에서 현재 선진국에 뒤처졌다고 보고 차세대 인터넷에 집중하고 있으며, IPv6의 조기 연구와 도입으로 세계 시장을 주도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전산원 같은 연구기관과 통신사업자, 대학 등에서 이러한 연구를 하고 있으며, 지난해 초 IPv6포럼코리아가 결성돼 IPv6로의 이행과 환경조성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인터넷에서 QoS에 대한 요구가 점점 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 때 IPv6는 머지 않은 미래의 얘기다.
정보통신부는 1단계로 올해 말까지 IPv6망을 실험망 수준으로 구축해 운영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국제기구에 진출해 기반기술을 확보함으로써 IPv6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통부는 차세대 인터넷을 IPv6, 광인터넷, 무선인터넷, 홈네트워킹,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 등 다섯가지로 규정해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또한 국내 IPv4 기반 인터넷망의 대용량 통신장비(백본 라우터 등) 시장이 외산제품에 점령당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IPv6 관련 핵심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세계 IPv6 관련 장비시장은 연평균 72%의 고속 성장을 하는 신규 시장이다.
현재 시스코 등 세계적 인터넷 장비업체들은 IPv6로의 전환에 대비해 시제품을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우 2002버전에서 IPv6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내년중 윈도우 2002버전이 출시될 경우 본격적으로 IPv6 시장이 형성될 전망이다.
시스코, 노텔네트웍스, 노키아 등이 IPv6 라우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NTT와 잠마네트워크스(Zama Networks)가, 홍콩에서는 스마트톤이, 호주에서는 유이콤(Uecomm)이 이미 IPv6의 시범서비스나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는 등 IPv6는 우리 현실 앞으로 성큼 다가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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