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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인사이드] 정액분할 투자가 유리한 경우
[펀드인사이드] 정액분할 투자가 유리한 경우
  • 최상길(제로인)
  • 승인 2001.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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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목돈을 맡겼다가 일정기간 뒤에 되찾는 것을 정기예금, 매달 일정액씩 적립하는 것을 정기적금이라고 부른다는 것은 재테크의 기초상식이다.
주식 내지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에도 은행저축과 마찬가지로 정기예금 방식뿐만 아니라 정기적금 방식이 존재한다.
우리나라 대다수 주식투자자들은 정기예금과 유사한 투자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정기예금 유사투자 방식이란 변동폭이 큰 주가의 속성을 이용해 매수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주식을 매입, 주가가 오르면 팔고 내리면 다시 사는 매매방법을 일컫는 말이다.
문제는 주식투자자들의 판단이 항상 옳을 수는 없다는 것과 주가가 급등할 경우 냉정함을 유지할 수 있는 투자자들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고안된 방법이 정기적금과 유사한 투자방식인 ‘정액분할 투자법’이다.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날짜를 정해 1개월 단위로 일정금액을 동일종목에 투자하는 방식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최초에 투자한 가격을 기준으로 동일한 비율(±60%)의 상승과 하락을 1회 반복하고 24개월 만에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오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가정하자. 이때 매달 초 일정금액을 투자했다면 24개월 뒤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률은 어느 정도일까. 가상 실험 결과 누적수익률은 15.9%에 달했다.
주식에 투자하지 않고 연 7.5%짜리 정기적금(단리)를 24개월간 부은 투자자가 거둘 수 있는 수익률(복리 7.8%)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주식을 살 수 있는 절대금액이 동일하므로 주가가 높을 때는 매입수량이 줄어들고 주가가 낮을 때는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같은 정액분할 투자법은 가격의 변동폭이 클수록 수익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만일 등락률이 ±60%가 아니고 ±80%라면 최종투자 수익률은 39.7%에 달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역사적으로 주가변동성이 미국 같은 선진국형 시장보다 크다고 한다.
따라서 정액분할 투자법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빛을 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현실은 이론처럼 전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실제 주식시장을 대상으로 정액분할법으로 투자했다는 가정 아래 실제 투자수익률을 계산해보았다.
지난 99년 1월 말부터 2001년 3월 말까지 27회에 걸쳐 일정금액씩 주가지수를 매입하고 지난 1월 말 주가지수로 투자금액을 평가한 결과, -28.76%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이클 구조가 완전 대칭구조를 이루지 않았기 때문이다.
27개의 구간 중 현재 주가수준보다 높았던 구간이 더 많았던 것이다.
주가지수가 571에서 577포인트로 유사하긴 하나 매입 가격대가 580을 넘어선 구간이 21회로 전체의 78%에 달했다.
이런 경우는 두말 할 것 없이 더 기다려야 한다.
우리 주식시장은 흔히 3~4년에 한번씩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경향이 있어 실제 정액분할 투자법을 실천하려면 4년 이상 장기 투자해야 성공할 확률이 높아진다.
주식과 주식형 펀드 중 어느 쪽이 정액분할 투자대상으로 적절할까. 변동성만으로 따지자면 주식이 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주식은 부도위험이 도사리고 있는데다 장기적 사이클을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펀드가 더 유리하다.
주식형 중 시장 움직임을 따라가도록 설계된 인덱스 펀드가 정액분할 투자대상으로 적당한 것 같다.
투신사들도 세금감면 혜택이 있는 개인연금형 펀드와 인덱스 펀드를 결합한 상품을 한번쯤 고려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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