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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T칼럼] 인터넷광고도 콘텐츠 서비스다
[DOT칼럼] 인터넷광고도 콘텐츠 서비스다
  • 정재우(리얼미디어코리아 대표
  • 승인 2000.10.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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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기업을 보는 시각이 얼어붙었는데도 올해 국내 인터넷광고 시장은 지난해보다 3배 정도 성장한 106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글로벌 미디어렙 브랜드가 잇따라 상륙한 것도 한국 인터넷광고 시장의 이런 폭발적 성장에 따른 것이다.
미국 시장 규모가 올해 70억달러(8조원)쯤 될 거라고 하니, 한국은 그 13% 수준이다.
경제규모도 그렇거니와 주요한 닷컴기업 대부분이 미국에 있기 때문이다.


광고단가 차이는 더욱 크다.
미국은 보통 CPM당(Cost Per Thousand, 천번의 광고배너 노출당 광고비) 10~35달러선인데, 한국은 2천~7천원으로 6분의 1에 불과하다.
국내 사이트의 트래픽이 크게 늘어나면서 인터넷광고의 공급과잉으로 단가가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인터넷광고 단가가 경쟁적으로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광고상품을 개발하는 게 시급하다.
새롬기술의 다이알패드는 최근 동영상과 배너광고를 연동한 복합광고 상품을 출시하면서 단가를 유지했다.
복합광고나 동영상광고는 기존 전파매체의 제약을 깨면서 광고주의 요구를 충분히 만족시키고 있다.
최근엔 초고속망 가입자가 늘어나 광고도달률도 높아지고 있다.
뉴스레터나 사용자의 멤버십 데이터를 통한 타깃상품도 부가가치를 높인다.
뉴욕타임스의 인터넷광고를 배운다 광고 크기도 중요한 요소다.
작은 광고를 촘촘히 붙여놓으면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468×60 크기의 광고를 단독으로 붙이는 게 좋다.
스카이 스크랩퍼(Sky Scraper) 같은 변형 배너도 효과가 높다.
배너도 시스템과 연동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네임 타깃팅(Name Targeting)의 경우가 좋은 예인데, 마이클럽은 방문자의 ID와 배너 안의 카피를 연결해 “OO씨 사랑해”와 같이 보여줌으로써 주목률을 7배 이상 높였다.
광고횟수를 조절(Frequency Control)하는 상품도 있다.
이용자당 특정 광고 노출횟수를 조절해, 광고를 한 사람에게 과다하게 노출해 광고효과를 높이는 방식이다.
다음은 인터넷광고의 다차원적 판매다.
야후는 3700여 광고주 가운데 1250개가 해외 광고주다.
지난달 알렉사 순위를 보면 다음은 MSN과 야후에 이어 세계 3위를 차지했다.
세계 유수 사이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가격도 기본적으로 해외 매체에 비해 싸기 때문에 협상 없이 고가에 팔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해외 마케팅에 소홀해 훌륭한 상품을 가지고도 진가를 발휘하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미디어렙 회사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광고수익을 올리기 위해 기본적인 기업정신을 희생해서는 안된다.
지난 7월 현대증권 e-리베로의 인터넷광고를 미국 <뉴욕타임스>에 내는데 한국 사람만 타깃팅하도록 중개한 적이 있다.
그 일을 하면서 <뉴욕타임스>가 광고 매출만을 노리는 회사가 아니라 매체로서 독자를 얼마만큼 생각하는지 다시 보게 됐다.
우리가 처음에 전달한 광고는 떨리는 크리에이티브 광고였다.
<뉴욕타임스>는 이 배너의 게재를 거부했다.
독자에게 심리적 불안감을 줄 수 있다는 거였다.
결국 광고시안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더 놀란 것은 한국으로부터 발생하는 광고면(Inventory)을 모두 우리에게만 팔 수는 없다는 것이다.
즉, 한국인 독자들이 모두 현대증권 광고만 봐야 할 의무는 없으며 광고도 하나의 정보이므로 <뉴욕타임스>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광고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뉴욕타임스> 태도는 광고 판매를 위해 스팸 메일을 보낸다든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그런 눈앞의 이익만 바라보는 몰지각한 기업과는 딴판이다.
매체의 질을 생각하고 독자의 만족감을 유지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을 보면서 먼 미래를 내다보는 비즈니스 마인드를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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