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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꽁꽁 언 경기, 내년에도 '꽁꽁'
2. 꽁꽁 언 경기, 내년에도 '꽁꽁'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1.11.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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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3분기 이후에나 경기회복 점쳐… 실물부문 회복전망 여전히 불투명 국내 경제는 지금 독한 감기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초부터 회복되리라던 경기전망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지금은 국내 경기가 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회복된다면 언제쯤이 될지 아무도 장담을 하지 못하는 형편이다.
건설과 자동차 수출 등 일부 업종이 가까스로 버팀목이 되고 있지만 힘이 부친다.
대기업이든 자영업자든 경기회복을 손꼽아 기다리는 마음은 매한가지이다.
그래서 전문가들을 통해 경기회복 시점을 어렴풋이나마 점쳐보기로 했다.
'DOT21'과 ‘이슈투데이’가 공동으로 현장과 학계 전문가 16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시점을 조심스러워 했다.
먼저 현장 전문가들 가운데 가장 많은 35.1%(33명)가 국내 경기회복 시점을 ‘2002년 3분기’라고 점쳤다.
이어 ‘2002년 2분기’라는 응답이 23.4%(22명)로 뒤를 이었다.
두가지 대답만 놓고보면 적어도 내년 3분기부터는 국내 경기가 서서히 기력을 회복한다고 예측할 수 있다.
학계 전문가들, 경기 전망 더 비관적 하지만 사정은 결코 낙관적이지 못하다.
조사결과 ‘2002년 4분기’라고 대답한 사람이 18.1%(17명)에 이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를 넘긴 ‘2003년 1분기’라는 응답도 12.8%(12명)였으며, ‘그 이후’라는 응답도 6.4%(6명)를 차지했다.
결국 ‘내년 4분기 이후’라고 대답한 비율을 모두 합치면 자그마치 37.3%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국내 경기회복 시점에 대해 현장전문가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워 하는지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47.8%가 경기회복 시점을 ‘2002년 3분기’라고 대답해 다른 응답에 비해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이에 비해 제조·유통업체 전문가들은 ‘2002년 4분기 이후’라고 대답한 사람이 42.3%로,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실물경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제조·유통업체들의 경기전망이 상대적으로 비관적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결국 국내 실물경기의 회복 시점은 아직 장담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학계 전문가들의 전망도 이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학계 전문가들도 경기회복 시점을 ‘2002년 3분기’라고 응답한 비율이 31.4%(22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2년 2분기’라고 응답한 비율이 21.4%(15명)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내년 4분기 이후’라고 응답한 비율을 모두 합하면 44.3%(31명)에 이르렀다.
현장 전문가들의 37.3%보다 높은 수치다.
학계 전문가들은 현장 전문가보다 경기 전망을 훨씬 더 좋지 않게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 경제의 장기적인 전망을 물어보는 질문에 대해서도 학계 전문가들이 다소 부정적이었다.
우선 현장 전문가들은 ‘약간 낙관한다’는 응답이 51.6%(48명), ‘매우 낙관한다’(4명)는 응답이 7.5%로, 전체적으로 낙관한다는 응답이 69.1%(52명)를 차지했다.
물론 비관적적 인식도 만만치는 않았다.
‘약간 비관’이 36.6%(34명), ‘매우 비관’이 4.3%(4명)로, ‘비관한다’는 응답이 40.9%(38명)를 차지했다.
특히 현장 전문가 가운데 제조·유통업체 전문가들의 비관적인 대답이 48.1%로 평균을 웃돌았다.
이는 앞서 제조·유통업체의 전문가들이 경기 회복 시점을 2002년 4분기 이후라고 대답한 비율이 높았던 점과도 맥을 같이한다.
이에 비해 IT·벤처 업체들은 전체적으로 ‘낙관한다’는 응답이 68.8%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무선인터넷 등 통신의 발달과 인터넷에 기반을 둔 신경제에 대한 믿음 등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좀더 냉혹한 전망을 내놓았다.
‘약간 낙관한다’는 응답이 38.6%(27명), ‘매우 낙관’이 2.9%(2명)였다.
‘낙관한다’는 응답이 41.5%(29명)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이에 비해 ‘약간 비관’이 44.3%(29명), ‘매우 비관’이 14.3%(10명)였다.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56.6%(39명)가 한국 경제의 장기 전망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계 전문가 사이에선 한국 경제의 토대와 성장성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경기의 회복시점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모두 다소 낙관적으로 바라보았다.
현장 전문가들은 ‘2002년 2분기’라고 응답한 사람이 35.1%로 가장 많았다.
이어 ‘2002년 3분기’ 23.4%, ‘4분기 이후’가 25.6%였다.
미국 경제 회복 시기에 대해서도 확실한 정답은 없지만 국내 경제 회복시점보다는 좀더 확신을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학계 전문가들도 각각 ‘2002년 2분기’ 31.9%, ‘3분기’ 27.5%, ‘4분기 이후’ 20.3%로 비슷한 수치를 보였다.
내년 경제성장률 현장 4%, 학계 3% 이런 부정적 인식은 내년도 국내 GDP성장률 예측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현장 전문가들은 내년도 경제성장율을 평균 4.03%로 잡았다.
올해 예상 경제성장율 2.1%(삼성경제연구소 예측)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이지만 사실 그리 높은 수준은 아니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최근 펴낸 ‘2002년 경제 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경제성장율은 3~5%였다.
하지만 삼성경제연구소는 경제성장율이 5%가 될 가능성은 30%에 지나지 않으며, 3%가 될 가능성이 70%로 훨씬 높다고 예측했다.
현장 전문가들의 예측치가 그리 낙관적인 전망은 아님을 알 수 있다.
학계 전문가들의 예상치는 거의 최악의 시나리오에 가깝다.
학계 전문가들은 내년도 평균 경제성장률을 3.1%라고 밝혔다.
미국 테러사태의 파급 효과는 제쳐두고라도 세계 IT 경기는 2002년에도 공급 과잉으로 고전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게다가 국내적으로도 부실기업의 정상화 지연 가능성, 대통령선거, 남북관계 등 불확실성을 가중시킬 수 있는 변수가 복병처럼 숨어 있다.
학계 전문가들은 월드컵 개최 등 호재보다는 이러한 ‘악재’가 가져올 부정적인 영향에 더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테러사태와 보복 전쟁이 앞으로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현장 전문가의 87.1%(81명), 학계 전문가의 91.4%(64명)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물론 이 가운데 ‘매우 부정적’이라고 응답한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현장전문가의 21.5%(20명), 학계 전문가의 20%(14명)만이 미국 테러 사태가 아주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대답했다.
앞으로 국내 경기회복에 가장 중요하게 작용할 요인에 대해서는 현장 전문가나 학계 전문가 가릴 것 없이 모두 ‘미국의 경기회복’을 꼽았다.
복수 응답 결과 현장 전문가의 70%가 이렇게 대답했으며, ‘레임덕 방지 등 국내 정치 여건’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0%로 뒤를 이었다.
이어 ‘정부의 경제정책’과 ‘내수 회복’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각각 8%와 7%였다.
경기회복 요인에 대해선 금융 전문가와 제조·유통 전문가들 사이에 다소 편차가 있다.
금융 전문가들은 평균을 넘는 83.3%가 미국의 경기회복이라고 대답했다.
미국 증시나 금융정책이 곧바로 한국에 영향을 미치는 현실에서 미국 의존도에 대한 체감이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제조·유통 전문가들은 미국 경기라고 대답한 사람이 56.7%로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들 분야의 전문가들에서 국내 정치여건(13.3%)이나 정부 경제정책(13.3%)에 대한 응답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학계 전문가도 ‘미국의 경기회복’(64.3%)이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내수회복 등 국내 경제여건’이라고 응답한 사람이 12.9%로 뒤를 이었다.
국내 정치여건이라고 응답한 사람은 5.7%에 지나지 않았다.
현장에서 뛰는 기업들이 정치상황에 훨씬 더 민감할 수밖에 없는 속사정이 설문조사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되는 셈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응답자의 73.2%(68명)가 경기부양책을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이는 진념 재정경제부장관이 최근 내년도에 사회간접자본(SOC)에 5조원의 예산을 투입해 경기를 부양하겠다고 밝힌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기업들은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을 주장해왔다.
구조조정 마무리 시급 전문가들은 경기회복을 위해 빠른 시일안에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현장 전문가의 37%가 ‘구조조정 마무리’를 정부에 부탁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
국내 기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기술력 향상 등에 정부가 신경을 써달라는 요구는 21%로 그 뒤를 이었다.
기업규제 완화(10%), 수출촉진 정책(9%)은 ‘의외로’ 적었다.
학계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응답자들 가운데 40%가 구조조정 마무리를 1순위로 꼽았으며, 이어 기술력 향상이 21.4%로 다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의 경기전망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는 국내 경제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여전히 걷히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어느 모로 보나 희망적인 얘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전문가들은 조만간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고 계속 ‘거짓말’을 해온 ‘양치기 소년’(정부)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것처럼 보인다.
국민들 앞에 놓여 있는 터널은 길어만 보인다.

저금리 상태 언제까지 계속될까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4.5~5.5%로 물가상승률과 거의 맞먹을 정도로 초저금리 상태를 보이고 있다.
도대체 저금리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 국민들은 궁금할 수밖에 없다.
은행에 돈을 맡길 것인지, 부동산을 살 것인지, 주식에 투자할 것인지, 대출을 받아 내집 마련을 할 것인지 등등 모든 재테크의 출발점이 금리이기 때문이다.
현장 전문가들은 거의 절반(46.2%) 가량이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대답했다.
이른바 경기회복이 시작되는 내년 3분기부터는 정부가 저금리 상태를 계속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인 셈이다.
선진국형의 저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이란 응답도 27.5%로 적지 않았다.
이어 내년 하반기까지란 응답이 22.0%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전반적으로 보면 저금리 상태가 앞으로 6개월에서 1년 정도 한시적으로만 계속될 것이란 응답이 많음을 알 수 있다.
‘내년 상반기’까지라고 응답한 사람들 가운데 금융쪽 현장 전문가들의 비중이 높은 점도 눈에 띈다.
금융 전문가들 가운데 평균보다 높은 56.5%가 저금리는 내년 상반기까지만 이어질 것이라고 대답한 것이다.
외국계 기업들은 30.0%가 선진국형 저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고 응답해 평균보다 높았다.
이에 비해 학계 전문가들의 응답은 전혀 달랐다.
학계 전문가들은 선진국형의 저금리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41.4%로 가장 많았다.
장기적으로 한국 경제가 저금리-저성장 상태에 돌입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는 셈이다.
내년 하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응답은 30%, 내년 상반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대답은 27.1%로 거의 엇비슷한 비중을 차지했다.

경기회복을 위한 아이디어는?

전문가들에게 경기회복를 위한 ‘특별한’ 아이디어를 써달라는 주관식 문제를 냈다.
하지만 기대했던 것과 달리 ‘특별한’ 아이디어는 눈에 띄지 않았다.
어차피 경기회복을 위한 수단이나 방법은 ‘오십보 백보’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경기회복의 가장 중요한 열쇠는 경제팀이 쥐고 있는지 모른다.
어찌됐든 가장 많은 제안은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추진’이었다.
한 식료품 회사 임원은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 추진과 사회전반에 대한 투명경영 실현'을 꼽았다.
한 경제단체 회장도 경제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정부의 정책이 그동안 일관성 있게 추진되지 못한 점에 대한 은근한 비판이기도 하다.
한 민간경제연구소 연구원도 똑같은 점을 지적했다.
다음으로 많이 나온 제안은 경제논리에 충실하자는 거였다.
이 또한 정치적 변수를 경제에 개입시키지 말라는 불만의 표현인 셈이다.
통신서비스 회사 임원, 종합상사 임원 등이 이런 주문을 했다.
또다른 통신서비스 회사의 임원 등 몇몇 전문가들은 '선거를 겨냥해 너무 서두르는 정책을 펴지 말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 역시 경제논리와 정치논리의 분리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의외의 대답도 눈에 띄었다.
현재 구조조정 진통을 겪고 있는 한 회사의 임원은 '부실기업에 대한 과감한 지원중단과 조속처리'를 적어내 눈길을 끌었다.
한 금융권 간부는 '차세대 전략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자'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그는 고부가가치 산업을 육성하지 않으면 산업 공동화를 피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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