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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HW는 국민, SW는 주택
[포커스] HW는 국민, SW는 주택
  • 박종생
  • 승인 2001.04.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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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은행, 인프라 분리 이용 국민-주택은행 합병을 위한 본계약 협상이 몇달 동안 진통을 겪다 4월11일 최종 타결됐다.
이로써 국내 최대은행, 세계 60위권 은행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디뎠다.
두 은행의 주식교환비율은 주택 1 대 국민 1.6883으로 하기로 했다.
이 경우 합병비율은 국민은행 61.28 대 주택은행 38.72가 된다.
최범수 합병추진위원회 간사는 “두 은행의 행장과 합추위원이 참석한 협상에서 합병비율 및 형태에 대해 최종 합의했으며 두 은행은 이사회를 거쳐 빠른 시일 안에 합병계약 서명식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병 예정날짜는 오는 10월31일이다.
정부 당국의 인허가 또는 미국증권관리위원회의 유효선언 취득 등이 앞당겨지거나 늦어질 경우 두 은행의 합의에 따라 조정할 수 있다.
두 은행은 새로운 신설은행을 만들어 흡수합병하는 방식을 택했다.
합병은행 이름은 국민은행으로 정했다.
단 신설은행에 의한 합병이 불가능해 존속은행이 국민은행이 될 경우 은행이름은 주택으로 하기로 했다.
두 은행은 공식적 합병출범이 늦어지기는 하지만 IT 통합이나 부문별 전략개발, 금리 및 수수료 체계 일원화, 조직문화 융합작업 등은 순차적으로 진행해 실질적 의미의 합병은 지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두 은행의 IT 통합과 관련해서는 하드웨어는 국민은행쪽, 소프트웨어는 주택은행쪽 인프라를 이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두 은행은 합병 후 국내 소매금융 시장의 40% 이상을 장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있다.
국민은행은 가계금융과 신용카드쪽에, 주택은행은 주택금융쪽에 특화돼 있기 때문에 합병시 이 분야에서 더 강한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태 주택은행장은 “호주의 유명 컨설팅 회사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합병 효과는 3년간 2조5천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대신경제연구소 한정태 연구위원도 “인원조정이나 점포축소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도 있지만, 이보다는 IT와 같은 설비투자에서 나타나는 규모의 경제 효과, 시장지배력 강화, 대외신인도 향상 등의 덕을 톡톡히 볼 것”이라고 말했다.
두 은행이 합병에 성공하기까지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합병은행장을 누구로 할 것이냐다.
두 은행은 합병은행장에 대해서는 최종 합의를 도출하지 못해 별도의 행장선임위원회를 구성해 추후에 선출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최범수 간사는 8월 전에는 행장을 내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합병을 반대하며 일산연수원에서 1주일 이상이나 철야농성을 벌였던 두 은행의 노조가 여전히 합병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이는 합병 후에도 조직문화 융합에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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