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공룡들의e혁명] ① 삼성그룹
[공룡들의e혁명] ① 삼성그룹
  • 박종생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수종사업' 절반의 성공

삼성그룹 이비즈 전략의 두 축…기존 사업 인터넷화와 신규 인터넷 사업 진출
삼성SDI 구매팀에는 ‘사이버 입찰제도’라는 게 있다.
믿을 만한 브라운관 부품 납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특정 시간에 인터넷 입찰을 실시해 최저가를 적어낸 업체를 납품업체로 선정하는 제도다.
이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539건의 입찰을 이 방식으로 처리했다.
구매담당자가 업체를 선정하는 기존 방식에 견주어 34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구매팀 이상구(34) 대리는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구매업무의 투명성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봤다”고 자랑한다.
“예전에는 구매담당자의 주관이 업체를 선정하는 데 작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런 게 개입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잡음이 가장 많은 업무 가운데 하나인 구매업무가 인터넷을 통해 투명해진 셈이다.
“이것은 일부분에 불과합니다.
현재 구매, 회계, 인사, 영업 등 내부시스템의 49%가 인터넷으로 연결됐습니다.
요즘엔 외국에 가서도 컴퓨터만 있으면 사무실에 앉아 있는 것과 똑같이 업무를 볼 수 있습니다.
연말까지는 인터넷화 비율을 81%로 높일 계획입니다.
” 삼성SDI CIO(정보담당 최고책임자)인 김종선 이사의 말이다.
구매와 판매의 전자거래 시도 삼성이 인터넷 급류에 발빠르게 올라타고 있다.
삼성은 e-혁명에 관한 한 재벌그룹 가운데서도 선두를 달린다.
이건희 회장은 올해를 ‘삼성 디지털 경영의 원년’으로 선포하고 사업구조, 경영시스템, 조직문화 등 경영 전부문의 디지털화를 추진하도록 임직원들을 채근하고 있다.
총수의 이런 경영방침에 따라 주요 계열사들은 다른 곳에 뒤질세라 경쟁적으로 e-혁명에 나서고 있다.
삼성의 e-혁명은 크게 인터넷을 이용한 기존 사업의 경쟁력 높이기와, e-삼성을 중심으로 한 인터넷 관련 신규사업 진출이라는 두갈래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한 기존 사업의 경쟁력 높이기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들 계열사가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뭐니뭐니해도 B2B(기업간 전자상거래)다.
삼성전자는 특히 구매와 판매를 전자거래로 바꾸는 데 힘을 쏟고 있다.
97년 EDI(전자데이터 교환)를 도입한 데 이어 올해 이를 웹 버전으로 바꿨다.
구매 홈페이지 www.sec.co.kr는 전세계 모든 부품업체에 구매하고자 하는 부품 사양과 물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거래관계가 없던 일반 기업도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형으로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현재 전체 구매량의 85%를 EDI와 인터넷을 통해 처리한다고 한다.
삼성전자 E-커머스팀 허기열 상무는 “전통 제조업체가 인터넷을 활용해 가장 효과를 보는 부문이 바로 구매”라고 말했다.
구매, 발주, 생산, 회계시스템이 통합됨에 따라 재고일수가 45일(98년 기준)에서 15일(현재)로 줄어들었고 주문에서 출하까지 리드타임이 10주에서 2주로 단축됐다.
그만큼 비용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는 비용절감 효과가 20%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삼성전자는 판매 부문에서도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본사와 대리점을 잇는 사이트를 열어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주문받고 공급한다.
대리점들은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시장가격, 업계동향 정보, 영업방침 등을 공유함으로써 효율적으로 대리점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초창기 삼성쇼핑몰 등 인터넷 신규사업에 몰두했던 삼성물산도 최근엔 B2B에 중점을 두고 있다.
쇼핑몰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 7월 의료전문 정보제공 및 공동구매 사이트인 케어캠프닷컴 www.carecamp.com을 오픈한 데 이어, 10월까지 피시라운드(수산물), 텍스토피아(섬유), 연말까지 캠크로스닷컴(화학), GSX(철강) 등 각 부문별 B2B 사이트를 열 계획이다.
이 사이트들은 각 부문별로 세계적인 기업들이 참여하는 e마켓플레이스 형태로 운영된다.
삼성물산이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인터넷을 활용한 시도로 주목되는 것은 머천트시스템 merchant.samsungcorp.com이다.
삼성물산의 1천여개에 이르는 거래물품 내역을 보여주는 일종의 전자카탈로그인 이 시스템은 지난해 7월 출범했다.
거래선들은 물품 내역을 웹에서 보고 거래를 요청할 수 있다.
이 홈페이지에는 월평균 1만5천여명의 바이어들이 방문하고 월 70,80건의 인콰이어리(문의)가 접수되고 있다.
물론 수주로까지 연결된 것은 거의 없어 아직 그 성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
그래서 일부 사원들은 영업실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론을 펴기도 한다.
그러나 예전처럼 제품 카탈로그를 인쇄해 갖고 다니지 않고 인터넷에 접속해 곧바로 제품을 보여주는 데는 만족해한다.
영국이나 독일 지사는 이 시스템을 더욱 발전시켜 거래선들이 거래내역을 조회하거나 반품을 요청하는 창구로 활용하고 있다.
‘이메일 마케팅’ 고객 차별화 서비스 전략 B2C(기업-소비자간 전자상거래) 쪽은 사업성격상 금융 관련 계열사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3월부터 삼성fn www.samsungfn.com이라는 새 웹사이트를 선보이며 온라인 증권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거래 고객을 위주로 한 사이트에 머물렀던 삼성증권은 새 사이트를 통해 금융포털을 지향한다.
삼성fn은 요즘 TV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삼성 내부에서는 삼성증권의 인터넷화에 대한 평가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베스티지닷컴으로 새롭게 단장한 대우증권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삼성카드 www.samsungcard.co.kr는 인터넷을 통해 사용내역 조회는 물론, 사용대금 결제·청구 및 확인 등을 처리하고 있다.
삼성캐피탈 www.ahaloan.com은 인터넷 대출, 무이자 할부쇼핑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들은 인터넷 마케팅의 정수라 할 수 있는 1대1 마케팅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자인터넷몰 www.gosamsung.co.kr에 들어온 고객의 직업이나 관심 분야에 따라 각기 다른 정보를 제공한다.
로그인하는 고객마다 사이트 내용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다.
삼성전자 허기열 상무는 “우리는 6년 전부터 DB(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실시해 현재 확보된 고객이 880만명에 이른다”며 “이 가운데 40만명의 이메일을 확보하고 이들에게는 이메일을 통한 마케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 주요 계열사들의 e-혁명이 마냥 순조롭게 진행된 것은 아니다.
삼성물산의 경우 처음에는 기존 조직들의 반발이 적지 않았다.
별도의 팀을 구성해 인터넷 사업을 펼친 탓에 기존 조직들이 소외감을 느꼈고 종합상사가 인터넷 사업을 해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불신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지난 7월 기존 오프라인 조직을 크게 개편했다.
별도로 있던 인터넷사업부를 해체하고 화학, 생활산업, 금속자원, 정보통신 등 각 부문에 해당 인터넷 사업을 책임지게 했다.
각 부문의 사업 성과는 해당 부문에 귀속되며 각 부문의 임원이 총괄책임을 지도록 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목을 시도한 것이다.
이런 시도의 성패는 10월에 여는 e마켓플레이스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두배의 매출 일등공신은 e-혁명 대기업의 e-혁명은 그 성과를 측정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로선 인터넷을 통해 매출이 크게 발생하는 수준이 아니다.
정보화를 통해 비용절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이를 계량화하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최근 4년간의 변화는 e-혁명이 어떤 방식으로 위력을 발휘하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준다.
이 회사는 96년 말 직원수 5만6천여명에 매출이 16조원이었다.
그러나 최근엔 매출 32조여원에, 직원수는 3만8천여명이다.
직원수는 1만8천여명이 줄었지만 매출은 두배나 늘어난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것이 모두 디지털화 덕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 거기에 기인한다고 보고 있다.
또하나의 공룡 e-삼성의 실체
삼성그룹 e-혁명의 또하나의 축은 e삼성이 주도하는 신규 인터넷 사업 진출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이건희 회장 아들인 이재용(32)씨가자리하고 있다.
지난 4월 출범한 e삼성은 반년이 지난 요즘 준비작업을 마치고 잇따라 자회사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오픈하고 있다.
증권정보 사이트인 에프엔가이드 www.fnguide.com와 대출 사이트인 뱅크풀 www.how2loan.com이 9월15일, 개인맞춤형 서비스인 이누카 www.inuca.co.kr가 9월21일 각각 문을 열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재벌회사들의 부당내부거래를 조사하고 있어 상당히 위축된 분위기에서 일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e삼성의 조직구조는 다소 복잡해 보이지만 찬찬히 뜯어보면 단순한 얼개를 갖는다.
e삼성은 국내 지주회사이며 e삼성인터내셔날은 해외사업을 관장하는 지주회사다.
그리고 이들 두 지주회사에는 이재용씨가 각각 60%의 지분을 갖고 최대주주로 앉아 있다.
이재용씨는 e삼성과 e삼성인터내셔날을 정점으로 산하에 다수의 자회사를 거느린 일종의 인터넷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e삼성의 자회사로는 가치네트, 이누카, 시큐아이닷컴이 있으며 가치네트 www.weaithia.com는 다시 에프앤가이드, 뱅크풀, 이니즈(손해보험 관련, 10월 오픈 계획), 인스밸리(보험포털, 10월 오픈 계획) 등에 투자하고 있다.
e삼성인터내셔날은 오픈타이드와 미국, 일본, 싱가포르, 중국, 인도 등 5개 현지법인을 두고 있는데 오픈타이드는 다시 미국, 일본, 한국 등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최근에는 공정위 조사 때문에 e삼성의 실체가 사라지고, 그 자리를 가치네트가 대신하고 있다.
e삼성인터내셔날도 주요 임원이 모두 해외출장길에 올라 국내에선 실체가 거의 없어졌지만 기본적인 조직형태는 살아 있다.
이런 회사들은 모두 순환출자 방식으로 연결돼 있고 그 중심에는 이재용씨가 있다.
재벌들의 전형적인 순환출자 방식을 모방한 형태다.
e삼성이 실제로 하는 사업은 국내에서는 인터넷 컨설팅 및 마케팅과 금융포털, 개인맞춤형 정보서비스 등 3가지다.
인터넷 컨설팅 및 마케팅사업은 오픈타이드코리아가 맡고 있으며 금융포털은 가치네트를 중심으로 한 4개 자회사가, 개인맞춤형 정보서비스는 이누카가 각각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티즌과 같은 허브사이트 개념으로 묶여 단일 ID로 접속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해외사업은 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우수한 오프라인 인력과 마케팅력을 바탕으로 국내 우수 벤처기업과 동반진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국내와 미국에서 검증된 사업아이템을 후발시장인 일본, 중국 등 동남아국가에 이식할 예정이다.
삼성그풉 인터넷 관련 계열사 현황
회사명
주요산업
웹사이트
올앳온, 오프라인용 인터넷 카드서비스www.allat.co.kr
에치티에치택배업
시큐아이닷컴종합정보 보안서비스www.secui.com
이삼성국내 인터넷지주회사
씨브이네트사이버 빌리지www.cvnet.co.kr
케어캠프닷컴의료용 B2B 사이트www.carecamp.com
이삼성인터내셔날글로벌 인터넷 지주회사
크레듀교육포털 사이트www.credu.com
오픈타이드코리아종합 웹에이전시www.opentide.com
이누카개인 맞춤형 정보네트워크 솔루션산업www.inuca.co.kr
엔포에버게임
가치네트금융포털www.wealthia.com
에프엔가이드증권www.fnguide.com
뱅크풀대출관련www.how2loan.com
이즈넷손해보험관련10월 오픈
인스밸리보험포털10월 오픈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