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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e뱅킹에 자물쇠를 채워라
[캐나다] e뱅킹에 자물쇠를 채워라
  • 배훈호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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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관리 전문 '아이덴트러스' 열풍…전자상거래 시장선점 위한 포석 깔고 다각적 시도 캐나다 은행권에 전자금융 위험관리 전문업체 아이덴트러스 www.identrus.com 열풍이 불고 있다.
메이저 은행들이 뒤질세라 아이덴트러스에 참여하고 나설 정도다.
아이덴트러스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산실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돈다.
아이덴트러스는 기업간(B2B) 전자금융(e-banking) 거래에서 생길 수 있는 보안문제를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금융보안 업체다.
기업을 대신해 인증 및 보안정보를 은행에 제공하고, 리스크와 세부적 기술사항까지 관리해주는 가교 구실을 한다.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 내로라하는 30여개 기업과 금융회사 수장들이 출자한 다국적 조인트 벤처기업으로 뉴욕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현재 아이덴트러스에는 캐나다 5대 메이저 은행 가운데 CIBC(Canadian Imperial Bank of Commerce)와 스코샤(Scotia)가 일찌감치 합류했다.
최근 나머지 은행 가운데 로열뱅크가 참여를 결정했고, 몬트리올 은행(Bank of Montreal)과 토론토 도미니언 은행(Toronto Dominion Bank)은 참여 여부를 놓고 저울질이 한창이다.
온라인 전자시장의 포문을 연다 캐나다 은행들이 아이덴트러스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표면적으로는 보안의 중요성 때문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향후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의 주도권 확보라는 원대한 포부를 감추고 있다.
아이덴트러스를 21세기형 비즈니스 모델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주춧돌로 삼겠다는 속셈이다.
CIBC가 노리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이런 것이다.
우선 CIBC가 확보한 200만명의 폰뱅킹 사용자와 50만명의 PC뱅킹 사용자를 이른 시간 안에 두배 이상 끌어올리고, 동시에 아이덴트러스를 통해 기업과 은행간 거래의 안정성을 확보한다.
이런 바탕 위에 전국의 식료품점을 지점으로 활용한다.
이렇게 되면 주부들은 식료품점에서도 수수료를 내지 않고 은행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식료품점도 전국 단위의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 및 거래처, 은행과의 전자상거래를 손쉽게 이룰 수 있다.
결국 ‘은행+식료품점’이라는 새로운 상점이 생기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CIBC는 아이덴트러스의 위험관리 시스템을 통해 은행과 기업간 상거래에 적용되는 표준모델을 제공함으로써 입지를 공고히 할 수 있게 된다.
스코샤 은행의 비즈니스 구상은 애국적(?)인 포장을 두르고 있다.
캐나다 중소기업들을 미국의 마수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인터넷 상거래 시장에서 남쪽의 대머리 독수리들에게 캐나다 기업이 모두 잡아먹힐 수 있으며, 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을 끌어모아 인터넷 기반의 도·소매 시장을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는 것이다.
스코샤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캐나다 법인과 손잡고 아이덴트러스가 제공하는 기업과 은행간 거래표준 및 매니지먼트 기술을 이용한 ‘스코샤 웹 스토어’(Scotia Web Store)를 만들었다.
중소기업들이 스스로 상점을 차리고, 온라인 결제와 인증 및 모든 전자상거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스코샤 은행은 내심 ‘온라인 신용시장’을 만들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자국 중소기업을 보호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21세기에 걸맞은 기업과 은행간 전자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스코샤 은행의 이런 전략이 애국적이든 상업적이든, 글로벌 시대를 맞아 기업과 은행간 전자금융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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