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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유니젠 이병훈 사장
[피플] 유니젠 이병훈 사장
  • 임채훈
  • 승인 2000.09.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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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 한포기도 쉽게 보지 마세요
지금은 귀하게 쓰이는 약재도 처음에는 주변 야산에서 쉽게 채취할 수 있는 풀이었다.
누가 처음 그런 효능을 발견했는지는 모른다.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약효가 밝혀졌다.
지금 보도블록 사이에서 힘겹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풀 한포기도 언젠가는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약이 될지 모른다.


유니젠 www.unigen.net 이병훈(39) 대표는 요즘 길거리 잡초도 예사롭게 지나치지 않는다.
그저 파랗게만 보이는 풀 어느 부분에서 건강보조제가 나올 수 있고 운이 좋으면 항암제도 추출할 수 있을지 모른다.
예전에는 풀 같은 천연물의 어떤 성분이 사람에게 유용한지 여부를 과학적으로 알아내는 데 10년 정도 걸렸다.
확실하지도 않은 풀 한포기에 10년씩이나 투자하는 건 무모한 모험일 수 있다.
유니젠은 그 기간을 1년 정도로 단축시켰다.
신물질을 발견하기 위한 모험을 ‘합리적 투자’로 바꾼 것이다.
이렇게 기간을 단축시킨 건 지난 3년간의 연구과정을 통해 개발한 신소재탐색기술 파이토로직스(PhytoLogix) 덕분이다.
이 기술은 인간에게 유용한 것으로 판명된 화합물과 식물에서 추출된 미지의 물질을 비교·분석해 신물질을 찾아낸다.
얼핏 간단해 보이지만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이다.
기술을 적용할 기기도 구할 수 없어 일본 히다치와 공동개발했다.
유니젠은 이 기술을 더 정확히 적용하기 위해 1천여종의 식물에서 탐색한 4만여 성분에 대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이 사장이 이렇게 식물에서 신물질을 구하려고 애를 쓰는 것은 96년 미국의 한 연구소에서 겪은 경험 때문이다.
어느 날 각종 질병에 유용한 물질을 식물에서 추출했다는 미 연구소의 보고서를 봤다.
식물이름은 다 처음보는 학명이었다.
학명을 알 길이 없던 이 사장은 국내에서 그 식물을 어떻게 부르는지 알아봤다.
도라지, 오미자, 대추. 국내에서는 그냥 몸에 좋은 식물로만 알려진 것을 미국에서는 철저히 연구해 상업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지난 5천년간 축적된 우리의 약용식물 기술이 최근 100년간 서양에 완전히 역전당했습니다.
이제 우리 식물은 우리 스스로 연구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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