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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고금리 좇다 큰코 다칠라
[재테크] 고금리 좇다 큰코 다칠라
  • 장근영 기자
  • 승인 2001.11.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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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상태 부실한 신용금고 수두룩… 결산보고서 챙기고 대주주도 확인해봐야 초저금리 시대라고 아우성이지만 아직 고금리 수신상품은 살아 있다.
바닥을 기는 은행금리에 매력을 못느끼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곳이 지역의 금고나 종금사와 같은 제2금융권 상품이다.
어떤 지역금고는 아직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가 8%에 육박하기도 해 여간 매력적이지 않다.
구관이 명관이라고 상품면에서는 근로자우대저축만한 ‘물건’이 없다.
기업들이 돈을 빌릴 때 정책자금을 빌리면 싸듯이, 이 상품 역시 ‘정책에 힘입어’ 근로소득자들이 고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모든 금융사에서 취급하는 이 상품은 연간소득이 3천만원 이하인 근로소득자가 가입할 수 있다.
직장에서 근로자우대저축 대상자 확인서만 발급받아 해당 금융사에 제출하면 된다.
3년간 확정금리를 받고 비과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근로자우대저축이 대표적인 고금리 상품이기는 하지만 어떤 금융사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받는 이자가 달라진다.
이 가운데 금고와 같은 제2금융권이 높은 금리를 얹어준다.
특정 금고에서 취급하는 3년만기 근로자우대저축은 10%에 이르는 금리를 얹어주기도 해 저금리 시대가 무색할 정도다.
예금자보호법만 믿는다? 하지만 무작정 높은 금리만 준다고 좋아할 것은 아니다.
최근 6월 결산법인 신용금고의 1분기 적자폭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고금리만 좇아 예금에 가입해선 안 된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금고별로도 좋은 실적을 낸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곳도 있어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진흥금고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이 150% 이상 늘어났고, 코미트금고는 1천%에 가까운 순이익 성장률을 기록했다.
100% 이상의 사채를 쓰던 사람에게 연 50% 안팎의 금리로 대출을 갈아탈 수 있는 ‘체인지론’을 팔아 재미를 본 현대스위스상호신용금고 역시 7월부터 10월까지 가결산한 결과 156억원의 세전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이처럼 잘나가는 곳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은 곳도 많다.
특히 지역의 작은 금고들 가운데에서는 적자가 누적되는 곳도 수두룩하다는 얘기가 들린다.
따라서 아무리 예금자보호법을 들먹여 원금과 이자를 합쳐 5천만원까지 예금보호가 된다고 해도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금융포털 웰시아닷컴 김수미 파이낸셜 컨설턴트는 '최근 많은 금고가 적자를 기록해 금리가 높은 상품을 무턱대고 권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따라서 금고 가운데에서도 경영 내역을 공개하는 상장사 위주로 접근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또 규모가 조금 크고 안전하다고 알려져 있는 곳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예금보험공사에서 무조건 원리금을 5천만원까지 보장해준다고 알고 있는 경우가 있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그렇지 않다.
우선 상품에 따라 보장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있고 그렇지 않은 상품도 있다.
신탁상품은 원칙적으로 보호에서 제외되고, 일반저축 상품이라고 해도 5천만원이 넘지 않으면 액면 그대로 약정이자까지 다 보장해주지는 않는다.
금리가 높은 저축상품에 가입해 만기를 앞두고 있는데, 거래하던 금융사가 영업정지를 당하거나 문을 닫는 일이 생기면 이자에서 손실을 각오해야 한다.
5천만원 한도까지 예금보호를 해준다는 원칙은 있지만 이자는 보통 가입시점의 시중은행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 정도밖에 건지지 못한다.
또 원리금을 돌려받기까지 최소 3~4개월간은 돈이 묶이기 때문에 고객들로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다.
예금보험공사 기획조정부 임종호 책임역은 '5천만원 범위내에서 가입한 저축이라도 무조건 안심하지 말고 분산예치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금고와 같이 규모가 작아 수시로 유동성 지표가 변하는 금융사들은 항상 믿고만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고객들도 새로운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 해당 금융사의 재무상태를 점검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고객들은 금융사의 재무상태가 걱정스러울 때는 객장에 비치해놓은 결산보고서를 보면 된다.
모든 금융사는 반기별로 결산 결과물을 비치해놓는다.
이를 통해 BIS 자기자본비율을 확인하거나 부실여신비율 등을 참고할 수 있다.
객장에 경영보고서가 없을 경우엔 금융사쪽에 요구하면 주게 돼 있다.
일반적으로 금고는 BIS 자기자본비율이 4%를 넘으면 비교적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도 의심스러우면 6% 정도되는 금고를 선택하는 등 좀더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된다.
유사금융업체들로 인한 피해 증가 하지만 과거와 최근의 부실 금고들을 보면 정상적인 영업을 했다기보다는 대주주가 금고를 사금고화하거나 과다하게 주식에 돈을 집어넣어 문제가 됐다.
금고는 지역금융사이기 때무에 의심스러우면 대주주가 어떤 사람인지 주변에 확인해보면 된다.
비교적 안정적인 성향의 대주주인 경우 턱없이 자금을 굴리는 경우는 드물다.
금융감독원 비은행총괄팀 김영기 조사역은 '금고의 부실여신이 늘어나고 대주주가 자금을 댈 능력이 없을 때는 대주주를 바꾸기도 한다'고 말한다.
최근에는 신용금고나 종합금융 등 제도권 금융사들의 상호를 사용해 고객들을 속이는 유사금융업체들로 인한 피해도 늘어나고 있다.
이들 가운데에는 사업자등록도 하지 않고 영업을 해 감독당국이 적발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히는 경우도 있다.
처음 거래하는 업체라면 반드시 확인하는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금융감독원 홈페이지 www.fss.or.kr에 들러 ‘제도권금융기관 조회’를 눌러 확인할 수 있다.
고금리를 받고 싶기는 한데 장기로 자금을 놀리기가 불안한 사람들은 종금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동양현대종금은 현재 1개월짜리 발행어음에 4.5%의 이자율을 얹어주고 있다.
은행의 수시입출금 상품과 비슷한 CMA(어음관리계좌)도 괜찮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신탁상품을 여전히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데 요즘은 금융사들이 실시간으로 운영내용을 공개한다.
동양현대종금 김광현 목동지점장은 '금융사의 고유계정과 신탁계정이 따로 분리돼 운영되기 때문에 금융사가 망하더라도 신탁상품은 건질 수 있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판매기간이 제한돼 있는 금융상품이나 특정기간에만 파는 특판상품들은 일반적으로 혜택이 많기 때문에 유리하다.
또 굳이 고금리를 쫓는 게 귀찮은 사람은 주거래 금융사 한곳을 지정해놓고 거기서 최대한 거래실적을 쌓는 게 중요하다.
거래실적에 따라 받을 수 있는 서비스나 대출한도도 달라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볼 때 금리를 따라 철새처럼 옮겨가는 것 못지않게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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