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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비지니스] 콘텐츠계의 반란군 ‘훈넷’
[e비지니스] 콘텐츠계의 반란군 ‘훈넷’
  • 김상범
  • 승인 2001.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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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공유 P2P, 인터넷 방송 녹화 프로그램 선보여 관심 집중
냅스터가 저작권 소송에 휘말려 결국 무릎을 꿇었다.
냅스터의 중앙서버에서 파일 공유를 중개했다는 것이 빌미가 됐다.
국내 서비스인 소리바다 역시 같은 이유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만일 중앙서버가 전혀 개입하지 않고 완전히 개인간의 공유가 가능하다면 어떻게 될까. ‘누텔라’가 처음 그런 모델을 제시해 인기를 모았지만 중앙서버의 관리가 없어지면서 네트워크 트래픽에 발목을 잡혔다.
중앙서버의 개입도 없고 네트워크 트래픽도 원활히 해결했다면 냅스터에 버금가는 엄청난 소용돌이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그 소용돌이가 국내 한 업체에 의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인터넷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훈넷 www.hoonnet.com은 지난해 12월 ‘애니나라’라는 이름의 P2P 공유 프로그램을 무료로 공개했다.
그리고 최근 다국어 지원이 가능한 업그레이드 버전을 내놓으면서 ‘애니셰어’로 이름을 바꿨다.
이 소프트웨어가 네티즌들 사이에서 급속히 번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애니셰어는 중앙서버가 개입하지 않고 완전히 개인간의 파일 검색과 공유를 지원한다.
로그인 절차도 필요없어 사용자간의 익명성까지 보장한다.
검색이나 전송속도도 무난하다.
이러한 점 때문에 현재 5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며 세를 확산하고 있다.
사용자 50만명도 추산한 숫자다.
훈넷은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것 외에 전혀 관여하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사용자 수를 알 수 없다.
그저 프로그램 다운로드 횟수로 대략 추산할 뿐이다.

애니셰어는 음악 일은 물론 동영상, 멀티미디어 파일 등 파일의 종류에도 구애받지 않고 공유할 수 있다.
독립적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훈넷이 서비스를 중단한다 하더라도 이미 배포된 프로그램 사용자들이 파일을 공유하는 것은 막을 수 없다.
‘제2의 냅스터’, ‘멀티미디어의 쿠데타’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애니셰어뿐 아니다.
훈넷이 개발해 배포하는 것 가운데 ‘하이넷 레코더’는 그 파장면에서 애니셰어를 능가한다.
이 프로그램은 인터넷방송을 녹화할 수 있게 해준다.
대부분의 인터넷방송은 매번 사이트에 접속해야 볼 수 있다.
그런데 하이넷 레코더는 방송을 보면서 자신의 PC에 녹화, 저장할 수 있게 해준다.
PC에 저장해놓고 언제든 꺼내볼 수 있는데다 네트워크 문제로 발생하는 끊김현상도 없다.
또 있다.
‘하이 TV’는 모든 실시간 라디오 방송및 TV 방송 그리고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케이블 방송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녹화를 할 수 도 있다.
VCR처럼 예약녹화까지 할 수 있고 더구나 몇개의 방송을 원하는 시간대별로 순차적으로 녹화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하이넷레코더와 연동되는 프로그램이다.
애니셰어로 검색하고 하이TV나 하이넷 레코더로 녹화(저장)까지 할 수 있다면 인터넷 콘텐츠 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상상하기 힘들다.
이미 그 파장은 시작됐다.
인터넷방송 업체는 물론 콘텐츠 업체들이 이 프로그램들을 눈엣가시로 여기기 시작했다.
그러나 뾰족히 제재할 법적 근거가 없는데다 사용자들을 파악할 방법조차 없기 때문에 전전긍긍할 뿐이다.
몇몇 업체는 훈넷을 상대로 고발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고 있다.
하지만 훈넷의 김범훈 사장은 태연하다.
“진정한 P2P 구현을 위해 2년여의 노력을 기울여 이룩한 성과다.
누군가 칼로 사람을 해꼬지했다고 해서 칼 만든 사람을 벌할 수 있는가. 또 칼을 잘 만들어서 톱을 안 써도 되게 했다고 해서 톱 만드는 사람이 칼 만든 사람에게 칼을 만들지 말라고 하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애니셰어나 하이넷 레코더는 모두 무료로 공개되고 있다.
그럼 훈넷은 무엇으로 먹고 살려고 할까. “사용자가 많아지면 광고를 올릴 수도 있고 소프트웨어를 유료화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개발이 더 중요하다.
훈넷은 이제 2년도 안 된 회사다.
수익모델에 연연하기보다 좀더 나은 기술개발에 매달릴 때다.
” 김 사장의 대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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