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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트랜드] 혹시 나도 인터넷 중독증?
[웹트랜드] 혹시 나도 인터넷 중독증?
  • 김수화(웹패턴테크놀로지)
  • 승인 2000.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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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이 인터넷 문화에도 명암이 있다.
인터넷 사용에 익숙하지 않아 이른바 ‘테크노 스트레스’(techno stress)에 시달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인터넷을 지나치게 사용해 정신적으로나 일상생활에서 장애를 겪는 인터넷 중독자들도 있다.
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인터넷 이용자의 7% 정도는 하루 10시간 이상을 인터넷 항해에 쏟아붓는다고 한다.
김아무개(17)군은 서울에 사는 고등학교 2학년 남학생이다.
그는 8월19일 토요일 오후 3시께 컴퓨터 앞에 앉았다.
늦은 저녁까지 인터넷을 사용하다 새벽 2시쯤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은 일요일, 오전 9시께부터 다시 시작한 인터넷 항해는 결국 밤 11시가 지나서야 끝이 났다.
무려 24시간 가량을 인터넷 항해에 투자한 셈이다.
이같은 인터넷 과다사용은 비단 남자들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아무개(22)씨는 여대생이다.
8월21일 0시35분, 전날 저녁부터 시작해 게임 사이트인 한게임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다 메일을 확인하고 잠자리에 들었다.
이씨는 오전 11시부터 또다시 항해에 나섰다.
먼저 밤사이 도착한 메일을 확인하고 오후까지 인터넷 서핑에 몰두한다.
라이코스의 퀴즈넷에서 각종 퀴즈풀이로 시간을 보낸 후, 아이러브스쿨에서 동창들을 찾아본다.
간간이 메일을 확인한다.
이씨는 모두 5개의 사이트에 메일계정을 갖고 있다.
이씨의 항해는 지칠 줄 모르고 저녁까지 이어진다.
동호회 게시판을 확인하고 계속해서 영화, 음악, 방송국 사이트에 들러 각종 연예정보를 살핀다.
온라인 쇼핑을 거쳐 자정 직전인 밤 11시50분께 마지막으로 메일을 확인하고 긴 항해의 닻을 내린다.
네티즌들은 바쁘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터넷 중독이라면 채팅이나 게임에 빠져 시간을 허비하는 수준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네티즌들은 채팅이나 게임이 아닌 다른 이유로 컴퓨터 앞에 눌러앉는다.
우선 네티즌들은 이메일 계정을 여러개 갖고 있다.
3, 4개의 메일주소를 갖는 경우가 허다하다.
자신의 익명성을 관리하기 위한 경우가 많다.
정보유입 소스를 다변화해 불필요할 경우 도마뱀이 꼬리를 자르듯 유입로를 쉽게 차단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커뮤니티 사이트가 많아지면서 여러개의 동호회에 가입하는 경우도 많다.
많게는 10군데 이상의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는 네티즌들이 상당수다.
동호회에 들면 게시판을 자주 방문해야 하고, 메일도 자주 확인해야 한다.
게다가 방문해야 할 사이트가 워낙 많다.
증권 사이트만 해도 수백개가 넘다보니 종목정보 하나를 찾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새로 개장하는 사이트가 하루에 300, 400개에 이른다.
네티즌으로서는 궁금증을 풀거나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적어도 몇군데는 방문하게 된다.
지나친 탐닉은 금물 국내 인터넷 과다사용자의 프로파일 정보를 보면 남성이 64%를 차지한다.
과다사용자의 68%는 35살 이하이다.
과다사용자의 51%가 학생이고, 그 다음을 가정주부(11%)가 차지한다.
국내 인터넷 과다사용자의 경우 인터넷 사용경력이 대부분 6개월 미만이다.
2년 이상의 장기사용자들 가운데 과다사용자가 많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 사뭇 다르다.
국내 인터넷 사용자들의 경우 인터넷의 매력에 쉽게 그리고 빨리 빠져든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중독은 남녀를 불문하고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운전면허를 받자마자 속도광으로 변한다면 사고는 불을 보듯 뻔하다.
공자님이 말씀하신 과유불급은 사이버 세계에서도 적용되는 금언이다.
지나친 탐닉은 화를 부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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