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중국] 자신감 넘치는 중국 IT업계
[중국] 자신감 넘치는 중국 IT업계
  • 채정원 / 객원기자
  • 승인 2001.12.0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WTO 가입으로 외국기업 공격적 진출 예상… “위기가 곧 기회” 정면승부 벼뤄 중국이 미국과 13년 동안의 마라톤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했다.
경제성장률에서 해마다 신기록을 갱신해 온 중국 경제가 자유시장 경제 체제에 본격 편입하게 된 것이다.
중국의 WTO 가입으로 가장 혜택을 얻는 수혜자는 누구일까?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업계가 그 주인공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WTO 체제에서 IT 업계의 완전 개방은 침체 위기의 세계 IT 산업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WTO 가입을 맞이하는 중국 IT 업계의 태도는 낙관적이다.
수 년 전부터 다국적 IT 기업들이 중국시장 선점을 위해 대륙을 넘나들었고, 이미 중국은 세계 최첨단 IT 제품의 각축장이 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 IT 업계는 WTO 가입이 IT 산업에 미칠 영향을 대략 네 가지로 보고 있다.
우선 중국 정부는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절감하고 시장을 개방해야 한다.
이 조치가 실행되면 제품의 수준보다는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를 거는 군소 업체들은 단기적으로 치명적인 영향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은 장기적으로는 세계 일류 기업의 중국 진출로 중국의 경쟁력이 향상될 것으로 예상한다.
세계 수준에 미달하는 제품과 기업은 시장 논리에 따라 도태되고, 첨단 기술과 수준 높은 인력, 서구식 경영 마인드로 무장한 기업은 살아 남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둘째로 WTO가 IT 업계에 미칠 영향 중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지적재산권 문제다.
이는 불법복제 천국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중국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적이 없었던 중국 정부가 WTO를 맞아 어떤 행동을 보여줄지 관심이다.
IT 핵심기술 소유권 대부분이 구미 선진국에 있는 상황에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표면화할 경우 중국 제품의 해외 수출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셋째는 해외기업의 중국기업 소유 지분율 확대로 외국기업의 공격적 진출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중국에 진출한 외국기업은 합작 과정에서 49% 이상의 지분을 소유할 수 없었다.
외국기업이 중국 시장 비즈니스에서 주도권을 갖는 것을 막아온 것이다.
그러나 중국은 이제 그런 안전장치를 더 이상 내세울 수 없게 됐다.
인터넷기업은 지분의 49~100%, 정보통신 기업은 49~50%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인터넷기업에게 100% 지분 소유를 허가하는 파격적 조치는 IT 선진국의 전자상거래 업체에게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 분야는 다국적 업체간 협력이 가능해져, 외국 대형기업의 중국 기업 인수합병까지 가능해 진다.
넷째는 금융시장 개방으로 인한 중국 전자상거래의 세계화를 예상할 수 있다.
WTO 규정이 중국에서 효력을 얻게 되면 외국 은행은 지금까지 엄격하게 제한됐던 인민폐(위안화) 관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이것은 곧 외국기업의 중국 투자가 더욱 용이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외국계 은행의 인민폐 취급 허가와 함께 중국 금융 시장이 개방되면 중국 IT 기업은 거액의 외자를 더욱 쉽게 도입할 수 있다.
또한 중국인들은 인민폐를 달러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게 돼 해외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대한 접근과 이용이 훨씬 쉬워진다.
중국의 WTO 가입은 중국 경제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으로 편입하는 본격적 시도다.
그러나 중국은 등소평의 개혁개방 선언 이후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준비해온 경제 능력과 자신감으로 WTO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바꾸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특히 IT 분야가 보여주고 있는 자신감은 글로벌 기업의 중국 시장 확보가 만만치 않은 전투가 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동아시아를 대표하는 PC 업체로 성장한 롄상(聯想)과 16년 동안 매년 80%의 성장을 기록하며 무섭게 발전하고 있는 하이얼(海爾) 등 대형 기업들은 중국 경제 성장의 상징이다.
베이징 중관촌(中關村)과 상하이 푸둥(浦東)에 자리잡은 IT 업계가 적극적인 기술 혁신과 합리적 경영시스템을 도입해 세력을 정비해 세계에서 대륙으로 몰려온 IT 기업과 정면승부에 나설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중국 IT 기업들은 WTO 체제에 그리 주눅들어 있지 않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