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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정] SAP코리아 최승억 대표
[CEO동정] SAP코리아 최승억 대표
  • 유춘희
  • 승인 2000.09.1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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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RP는 ‘피플 비즈니스’
요즘 서울 도곡동 SAP코리아 www.sap.co.kr 사무실엔 예전과 달리 활기가 넘친다.
그동안 영업이 부진했고 조직 내 일부 갈등도 있었기에 그런 느낌은 더 강하게 다가온다.
사람이 하늘을 나는 듯한 형상의 ‘업앤업’(Up&Up) 포스터가 곳곳에 붙어 있고 직원들 움직임도 경쾌하다.
실제로 SAP는 최근 한국에서 좋은 성적을 올렸다.
대기업인 SK와 LG화학, 그리고 다우기술 소프트뱅크 대한제당 제이씨현 정문정보 등 중견업체의 ERP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ERP 최강자 자리를 지키던 오라클을 뒤로 밀어내고 이처럼 좋은 성적을 내는 비결은 뭘까. 일부에서는 최승억 사장의 저돌적인 영업력과 추진력이 발휘됐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또다른 쪽에서는 이 회사 전체가 고객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고객 우선’ 정책을 강화해 약효를 봤다고 분석한다.
최승억 사장은 일에 관한 한 아주 열정적인 사람으로 소문나 있다.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탓에 ‘싸움닭’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거뭇한 얼굴은 터프한 경영 스타일과 어울린다는 얘기까지 듣는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전의를 상실한 조직에 ‘총알’을 지급했고 ‘전투정신’을 불어넣었다.
회의실도 ‘war room’이라고 바꿔 부르면서 영업도 직접 선두에서 지휘했다.
“치열하게 경쟁해야 즐겁다”고 말할 정도로, 승부근성을 타고났다.
SAP코리아는 최근 ‘업앤업’ 운동을 펴고 있다.
고객을 만족시킨 다음 우리도 만족해 하늘을 날자는 슬로건이다.
최 사장은 “단순히 제품이나 기술로 경쟁하는 시대는 지났고, 이제 승부는 서비스에 달렸다”고 말한다.
그래서 자신들의 작은 변화가 고객에게는 힘이 된다는 내용을 ‘업앤업’에 담았다.
“내부 마케팅 구호가 아니라, SAP코리아의 바이블입니다.
제품은 도구에 불과해요. 그것을 활용해 기업의 요구를 최대한 반영한 정보시스템을 만들어주고 고객이 거기서 부가가치를 찾게 해줘야 합니다.
” 고객 서비스를 실천하기 위해 우선 컨설팅과 서비스·지원 인력을 80명에서 100여명으로 늘리는 작업을 끝냈다.
ERP 사업은 ‘피플 비즈니스’고, 단발성 프로젝트가 아니라 ‘영원히 찾아가는 서비스’라며, 프로 정신을 주입시킨다.
팀워크도 팀원끼리가 아니라 고객을 중심으로 한 팀워크를 강조한다.
그래서인지 근래 들어 고객으로부터 많이 변했다는 얘기를 듣는다고. “겸손해졌다, 웃는 낯이다, 응대가 빠르다… 그저 조금 변한 수준일 텐데도,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미세한 것까지 고객은 집어내더군요.” 최승억 사장은 미국 페얼리디킨슨 대학에서 자동화엔지니어링을 전공한 후, KPMG 경력을 비롯해 15년 동안 컨설팅 회사에서만 일했다.
98년 한국오라클에 영입돼 ERP 컨설팅서비스 상무로 일했고, 올 4월에 SAP코리아 사장을 맡았다.
오라클에서 ‘SAP 킬러’로 불리다가 SAP로 귀순(?)하자마자, 오라클이 제기한 취업금지 가처분 소송에 휘말려 지금도 자유롭지 못하다.
SAP 본사가 매일 100만원씩 오라클에 위약금을 내주고 있다.
최승억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SAP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이메일 eric.choi@sa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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