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6 17:03 (금)
사이드3 | 인터뷰 | 우근민/ 제주지사
사이드3 | 인터뷰 | 우근민/ 제주지사
  • 제주=허호준 <한겨레> 기자
  • 승인 2001.12.13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홍콩·싱가포르 능가하는 국제도시 될 것' 지난 97년 당선 직후부터 우근민 제주지사의 화두는 ‘국제자유도시 건설’이었다.
우 지사는 지난 11월20일 제주도의회에서 시정연설을 통해 '올해는 제주 발전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해로 기록될 것'이라며 '국제자유도시 추진은 제주도민에게 풍요로운 삶을 가져오는 동시에 국가 발전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월6일, 제주~도쿄간 직항로 개설 홍보와 국제자유도시 추진 홍보를 위해 일본으로 출발하는 우 지사를 만났다.
-국제자유도시의 개념은 무엇이며 제주도의 비전과 목표는 무엇인가? =제주국제자유도시 건설은 21세기 제주도의 미래가 담겨 있는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이다.
국제자유도시는 사람, 상품,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해 기업 활동에 최대한 편의를 보장하는 지역을 말한다.
세계는 세계화, 개방화 추세에 발맞춰 외국의 자본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한 투자거점 확보에 전력하고 있다.
제주도는 홍콩과 싱가포르 등 외국의 국제자유도시와 차별화한 개발 전략을 추진할 잠재력이 충분하다.
국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제주도를 동북아의 중심도시로 발전시킴으로써 개방 거점으로 개발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해 도민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추진하게 된 배경은? =제주도는 감귤과 관광산업이 전체 산업의 97%를 차지할 정도로 취약한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감귤산업은 침체상태에 빠지고 관광산업 또한 대응력 부족으로 성장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침체되고 있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시책으로 국제자유도시 개발을 추진하게 됐다.
-국제자유도시의 기본방향은 무엇인가? =제주지역만이 갖고 있는 자연환경과 관광지로서 장점을 살려 ‘관광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개발하면서 첨단산업과 연관산업을 육성해 물류와 금융이 결합된 ‘복합형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키겠다.
-특별법상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가 건교부 산하조직으로 돼 있어 제주도 실정에 맞는 개발방안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지방자치권이 훼손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일부에서는 개발센터가 지방공사 형태의 조직을 갖춰야 자치권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공사 형태가 되면 중앙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이 어렵고, 대외적으로는 국가 전략사업으로 추진되는 국제자유도시 건설의 의미가 퇴색돼 성공을 보장하기가 어렵다.
외국의 국제자유도시도 대부분 정부쪽의 개발기구가 전담해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개발센터는 투자유치 마케팅, 홍보 활동을 통해 민간투자를 유치하고 지원하는 업무와 선도 프로젝트의 일부를 직접 담당하게 되며 도지사가 수립하는 종합계획에 따라 시행계획을 수립, 집행하게 된다.
-청사진이 너무 원대하다.
국제자유도시가 완성되면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도시가 될 수 있는가? 제주도가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엇이고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것인가? =계획을 수립하기에 앞서 이미 홍콩과 싱가포르 등 선발 국제자유도시를 여러 차례 견학했고, 미국 컨설팅 업체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이들 지역과 경쟁할 수 있는 충분한 잠재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아다시피 제주도는 한국과 중국, 대만, 일본의 주요 도시와 인접한 동아시아 지역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청정한 환경과 좋은 기후조건을 가지고 있다.
반면 ‘섬’이라는 특수성으로 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추가비용이 들고, 경제의 소규모성으로 인해 투자의 수익성 확보가 쉽지 않으며, 숙련된 노동력이 부족한 상태다.
괌과 사이판 등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제주도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장점이다.
본토와 격리된 섬이기 때문에 다른 지역과 다른 법 제도를 적용하는 데 유리할 수 있다.
게다가 홍콩 등 이미 개발된 지역에 비해 넓고 깨끗한 청정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면 외국의 선발 국제자유도시와 차별화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도지사로서 국제자유도시와 관련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할 부분은 무엇인가? =내·외국인의 투자유치다.
투자 유인을 위해서는 수익성을 보장해줄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관광객 유인을 위한 제도 시행이 시급하고 공항관세자유지역 개발 등 7대 선도 프로젝트를 조기 발주해 시행해야 한다.
-관광뿐 아니라 물류·금융·첨단산업 기능까지 개발하겠다는 것은 무리한 계획 아닌가? 개발 방향이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관광 중심의 발전전략은 국제자유도시로 발전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물류, 금융, 첨단산업을 접목시켜 시너지 효과를 높이고 긍극적으로는 복합형 국제자유도시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내국인 면세점 설치, 골프장 육성 등 특별법의 주요 내용이 실제로는 외국인보다 내국인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비판도 있다.
=최근 국민 소득의 증가, 국외여행 자유화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답보상태에 있다.
국제자유도시 추진과정에서는 내수 확대를 통해 외국인 투자 활성화와 관광객 유치가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내국인 면세점 설치, 골프장 육성 등을 추진하게 됐다.
-2010년까지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위해 4조7천억원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
재원조달 방안과 민자 유치 가능성은? =개발에 소요되는 투자자금 가운데 공공재정은 71.1%인 3조4425억원, 민자는 27.9%인 1조3289억원이다.
공공재정을 통한 사회간접자본시설과 선도 프로젝트의 기반시설이 원활하게 갖춰질 것이다.
또 제도개선을 통한 투자 인센티브가 갖춰지면 국내외 민간투자도 활발하게 이뤄져 민자유치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농민단체들은 국제자유도시 추진이 1차산업의 붕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런 역기능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 =1차산업 부문은 국제자유도시 전략의 일부로 구성돼 있다.
제주생산품은 청정환경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상품의 국내외 마케팅을 추진하는 한편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재배기술과 신품종을 개발하고 생명공학 기술을 활용해 한차원 높은 산업으로 육성시키겠다.
-제주시 탑동 개발과 중문단지 개발 등 제주 개발의 역사를 보면 개발이익의 지역사회 환원이 주요 관심거리였다.
국제자유도시 추진과 관련해 지역주민의 참여방안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첫째 목적은 자국민의 고용을 확대해 소득을 증대하기 위한 것이다.
지역 주민이 공감하고 권익을 최대한 보장하는 개발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다.
주민이 토지를 자본으로 참여하고자 할 때는 그 수익이 해당 주민에게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도 찾을 것이다.
또 수익성 있는 사업은 주민의 자본 참여를 유도하고, 도민주로 출자한 단체가 우선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주민 고용비율이 높은 사업과 지역자본이 참여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개발우대 사업자로 선정해 고용비율과 지역자본 비율에 따라 차등지원하는 방안도 강구할 계획이다.
-환경단체 등은 환경파괴 등을 들어 반발하고 있는데? =국제자유도시의 성공은 환경보호라는 전제 아래에서만 가능하다.
일부에서 ‘개발과 보전’이 양립할 수 없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과거 환경 용량을 고려하지 않은 난개발 때문이다.
개발계획 수립과 사업시행 때 생태적 요인을 최대한 고려하는 개발방식을 활용하도록 사업시행자를 지도 관리해 나가겠다.
-국제자유도시 개발 과정에서 예상되는 어려운 점은? =정부의 지원과 도민의 노력, 국내외 투자유치가 국제자유도시 성공의 3박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의 의지와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명실상부한 국제자유도시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제주국자유도시가 성공적으로 추진된 뒤 제주도 모습은 어떻게 달라지나?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이 끝나는 2010년에는 관광객이 현재보다 2.5배 많은 940만명, 인구는 현재의 55만여명에서 64만여명, 지역내 총생산은 4조원에서 2.7배가 늘어난 1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