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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시트콤] 알레르기성 결막염
[건강시트콤] 알레르기성 결막염
  • 이우석(자유기고가)
  • 승인 2000.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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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눈박이(?) 괴물의 비애
어느 마을에 세눈박이 괴물이 살고 있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외눈박이 거인 ‘폴리페모스’(포세이돈 아들)와 비슷한 정도로 연상하면 안된다.
그는 폴리페모스처럼 산봉우리를 단숨에 뽑아 던질 능력이 없을 뿐더러 출생이 비범한 것도 아니었다.
그는 단지 눈이 세개여서 ‘괴물’이 되었다.
그게 다였다.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슬슬 끝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침 저녁으로 약간씩 선선해지는 것은 물론, 저녁 7시만 돼도 주위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그야말로 가을의 문턱에 한발을 내디딘 느낌이다.
금요일 저녁. 유리창 블라인드 사이를 힘겹게 헤집고 들어오는 햇살은 나른함을 선사해주고 있었다.
공태만씨가 모니터에서 잠시 눈을 떼고 크게 기지개를 켠다.
“오늘은 가는 여름을 보내는 의미에서 한잔 해야 하지 않을까?” 동의를 구하는 눈빛을 여기저기 쏘아보내지만 별다른 반응이 돌아오지 않는다.
약간 머쓱해진 공태만씨. 가장 만만한 남궁용씨에게 추파를 던진다.
남궁용씨는 눈이 피곤한 듯 눈 주위를 어루만지며 하품을 한다.
“어이! 남 오빠, 오늘 한잔 할까용?” 얼굴 살이 오밀조밀 움직이면서 애교를 떠는 모습이 귀엽다 못해 엽기적이기까지 한데…. 남궁용씨는 우스꽝스러운 진지함으로 이에 응수한다.
“저, 오늘 소개팅 있습니다.
” 도아랑씨는 픽 웃는다.
소개팅을 주선하는 사람이 바로 자기이기 때문. “오늘 제 친구를 소개해주기로 했거든요.” 공태만씨는 가뜩이나 작은 눈을 흘기며 도아랑씨를 책망한다.
상처에 바르면 흉이 지지 않는다는 연고를 바르면 두눈이 그냥 아물어(?)버릴 것 같은 모양새다.
“도아랑씨, 이거 섭섭한데. 홀아비 냄새 난다고 구박만 하고. 이런 식으로 나오면 나 그냥 우울해버릴 거야!” “공 선배님은 뱃살 빼면 소개해드릴게요. 저랑 친한 사람 중에서 10년째 신부수업만 하는 언니가 있거든요.” 공태만씨는 머리를 책상에 박으며 죽고 싶다는 표정을 짓는다.
그때 마침 짜고 치는 고스톱처럼 기막힌 타이밍에 들어오는 허운동 실장. “오늘 시간 되는 사람, 볼링이나 한게임 하러 가지?” 공태만씨는 마치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환호작약이다.
퇴근 무렵. 공태만씨와 허 실장이 뭐가 그리도 우스운지 킥킥대며 회사 로비를 빠져나가고 있다.
특별히 할 일도 없어 보이는 한재능 팀장은 같이 가자는 허 실장의 제의를 과감히 뿌리치고 무표정하게 그 뒤를 따르고 있는 모양새. 사실은 오늘부터 휘트니스 클럽에 가입하여 체력을 단련하고자 하는 복안을 감추고 있다.
얼마 전, 아내인 나원혜씨와 ‘침대컵 레슬링대회’에서 참담한 패배를 겪은 것이 아무래도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은 것 같다.
아아아, 흉측한 눈동자여 헐레벌떡 집에 들어온 남궁용씨는 옷장으로 직행한다.
옷걸이에는 제법 많은 옷들이 걸려 있다.
이것 저것 꺼내서 몸에 대보는 모양이 사뭇 진지하다.
빠르게 옷을 갈아대는 것을 보면 옷 입는 데 이력이 난 듯. 결국 다소 야해 보이는 핑크색 쫄티에 회색 반바지로 최종 낙찰했다.
머리는 ‘유지태 스타일’이므로 그리 손이 가지 않아서 그나마 다행. 깔끔한 마무리는 파란색 컬러렌즈로 바꿔 끼는 것. 처음 써보는 렌즈라서 그런지 조금 뻑뻑한 이물감이 들긴 하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가장 아끼는 아르마니 황색 선글라스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는다.
신사동 ‘제버빈데’ 카페. 부리나케 달려왔건만 약속시간은 이미 20분이 지나 있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도아랑씨는 구박을 할까 하다가 그만두었다.
차오른 숨이 채 가시지도 않은 남궁용씨 모습이 너무도 깜찍했기 때문이다.
남궁용씨 파트너도 맘에 들어하는 눈치였다.
남궁용씨는 짐짓 태연한 척 물을 마시며 이런 시선을 즐기고 있었다.
탐색전이 빠르게 오갔다.
도아랑씨는 마치 권투경기 주심이 양 선수에게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것처럼 판에 박은 이야기를 늘어놓아 ‘노골적인 교전’의 배경화면이 되어주었다.
이윽고 도아랑씨는 자기 소임을 다했다는 듯 “그럼 좋은 시간!” 하고는 남궁용씨에게 윙크를 하며 천천히 퇴장을 한다.
남궁용씨는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파트너를 공략하기 위한 패턴 플레이를 하기 시작한다.
자지러지듯 웃는 여자. 웃는 모습이 여간 귀여운 게 아니다.
남궁용씨는 역시 프로였다.
선글라스를 머리 위에 얹으면서 ‘2단 기어’로 분위기를 변속하려는 찰나, 여인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분위기가 싸해지는 것을 직감한 남궁용씨는 정지화면이 되어버렸다.
파트너의 동공에 맺힌 남궁용씨 모습은 흉측스런 괴물의 모습이었다.
한쪽 눈은 눈동자가 파랗고 다른 눈은 렌즈가 빠졌는지 검은색인데다가 흰자위가 파충류처럼 벌겋게 되어 있는 꼴이라니.
산소투과성 하드렌즈 각광받아
[전문가 진단]이렇게 하세요 30여년 전에 국내에 처음 소개된 콘택트렌즈는 이제 착용 인구가 5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전국구’이다.
이렇게 콘택트렌즈는 안경의 번거로움을 없애주는 좋은 기능을 하지만 장시간 착용하면 산소결핍이나 신진대사 결함으로 심각한 안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즉 안구건조증이나 접촉성 결막염, 각막부종 등이 발생하는 것. 그러므로 렌즈를 착용하더라도 하루에 12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은 분명히 눈에 나쁘다.
그리고 렌즈를 소독하는 소독액 때문에 알레르기가 나타나기도 한다.
오래된 보존액을 쓰거나 세균이 득실거리는 불량 세정제를 사용하면 각막염이나 각막궤양 등 치명적인 질환에 걸리기 쉬우므로 렌즈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남궁용씨의 경우, 콘택트렌즈 때문에 일어나는 알레르기성 결막염일 가능성이 있다.
렌즈는 분명 우리 몸 입장에서는 ‘이물질’이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킬 확률이 높다.
주로 위 눈꺼풀 결막에 좁쌀 같은 혹이 생기면서 눈곱이 많이 끼고 간지러우며, 심하면 위의 사례처럼 눈을 깜빡일 때 렌즈가 위로 딸려 올라가기도 한다.
이때 새로운 렌즈로 교체하거나 안약을 투여하면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근본 대책은 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다.
콘택트렌즈는 보통 각종 부작용이 많이 생기는 편이다.
거기에다가 색깔을 입힌 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눈에 더 안 좋을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산소투과성 하드렌즈인 RGP렌즈와 OK렌즈가 소프트렌즈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산소 투과성이 높아 각막에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도 장시간 착용이 가능한 것이 특징. 그 중에서 OK렌즈의 가장 진보된 형태인 ‘드림렌즈’는 더욱 효과적으로 각막굴절을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이다.
밤에 자기 전 착용하여 8시간 정도 착용하고 아침에 잠자리에 일어나 렌즈를 빼는 것만으로 시력 교정(0.8∼1.0)이 된다.
하룻밤 착용하면 2∼3일간 안경과 렌즈의 도움없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즉 시력이 호전되는 것을 수일 내에 느낄 수 있고 시술과정(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1개월 만에 완료) 동안에도 충분한 교정시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보통 1, 2주 내에 성공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드림렌즈는 안경이나 소프트렌즈, 시력교정술로 약시를 보조할 수 없는 전연령대의 사람에게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드림렌즈는 -4 디옵터 이하의 경도 및 중등도 근시로 비교적 가벼운 시력장애(0.1∼0.7)에만 착용할 수 있다.
즉 고도근시와 난시에는 성공 여부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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