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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불로초' 찾는 별들의 전쟁
[문화] '불로초' 찾는 별들의 전쟁
  • 이경숙
  • 승인 2000.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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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41개 인터넷방송 제작·경영 참여…네티즌 끌어들일 콘텐츠 개발이 관건
네티즌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별들의 ‘접근’은 올해 초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터넷방송협회 김용섭 이사가 채널IT www.channelit.co.kr 주최 토론회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예인들이 제작과 경영에 참여하는 인터넷방송 수는 지난해 10여개에서 올해 8월 기준 41개로 급증했다.
전체 700여개 인터넷방송 중 6%에 이르는 숫자다.

그러나 여기서 이들의 역할은 기존 지상파방송에서 그랬듯, 단순히 방송에 출연하거나 홍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인터넷 진출 연예인의 절반 가량이 경영진이나 주주 자격으로 참여방송의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
프랑켄슈타인 www.frank.co.kr 주병진 대표, 펀TV www.fun-tv.co.kr 오지명 대표, 나우스타 www.nowstar.net 변진섭 대표, 블랙코미디 www.bctv.co.kr 곽재문 대표는 현역 연예인이 직접 사업체를 경영하는 경우다.
직접은 아니지만 경영에 깊숙이 참여하기도 한다.
씨엔지TV www.cnztv.com의 경우, 이정길 대외협력담당 이사가 지난 6월 씨엔지TV와 국민카드의 전략적 제휴 체결을 주도했다.
또 차인표 마케팅 이사는 LA한국일보와 전략적 제휴, 또 미국의 한 인터넷 관련 다국적기업과 업무제휴를 추진중이다.
“연예인 인터넷 경영진출은 유례없는 현상” 물론 소속사의 인터넷드라마 출연은 기본이다.
이 점이 다른 인터넷방송에 비해 유리한 점이라고 프랑켄슈타인 진선구(27) 포탈기획팀장은 말한다.
“아직까진 매출이 클 수 없는 게 인터넷방송의 현실이잖아요. 유명 연예인의 출연료를 감당한다는 것은 적자의 악순환이 이뤄질 수 있지요. 그러나 연예인이 공동경영을 하거나 소유하면 출연료 지출을 줄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현상은 외국에선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우리나라만의 특이한 현상이다.
인터넷방송협회 김용섭 이사는 엔터테인먼트와 인터넷 산업 분야의 선발주자인 미국에서조차 연예인이 직접 인터넷미디어 경영에 진출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고 말한다.
미국의 인터넷기업에서 연예인의 참여는 기껏해야 자금투자나 홍보담당에 그친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선 연예인과 기존 미디어의 종속 관계가 강하다는 점, 인터넷 산업 진출 열기가 유별나다는 점이 미국과는 다른 배경으로 작용한다.
닷컴에 베팅하는 심리야 물론 연예인도 일반인과 다르지 않다.
김 이사는 일단 디지털 콘텐츠가 풍부해지고 연예인의 활동 영역이 넓어진다는 점을 긍정적 측면으로 꼽는다.
“소유가 제한돼 있는 기존 지상파에선 단지 출연자에 머물렀지만 인터넷미디어에선 주도권을 가진 주체가 될 수 있잖아요. 연예인들이 기존 미디어와 종속관계에서 벗어나는 거죠.” 문제는 ‘어떻게 살아남는가’다.
김 이사는 이렇게 전망한다.
“다른 인터넷방송들처럼 연예인들이 참여한 곳도 수익모델이 거의 없긴 마찬가지입니다.
콘텐츠도 대부분 신변잡기적 연예·오락 정보나, 지상파와 유사한 드라마들로 현재의 인터넷 환경에선 별로 경쟁력이 없습니다.
그러니 재투자가 없고 그러니 콘텐츠가 조악해지죠. 그런 악순환이 한동안 지속될 겁니다.
이 기간을 버텨내면 연예인들이 강력한 콘텐츠 생산력으로 디지털미디어의 한 주체를 이룰 겁니다.
아니면 이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지상파 방송에서도 도태되든가 할 것입니다.
‘스타’프리미엄보다 ‘기획력’이 관건 인터넷을 지배하는 논리는 지상파 텔레비전이 대표하는 오프라인 미디어보다 훨씬 냉정하다.
인터넷은 지상파처럼 전원을 켜고 저만치에서 떨어져 밥 먹으며 쳐다보는 매체가 아니다.
네티즌은 모니터 앞에 바짝 다가앉아 원하는 정보를 찾아 눈에 불을 켜고 무한한 ‘채널’들을 돌아다닌다.
‘전파의 희소성’에 힘입어 때로, 아니 종종 유치한 드라마와 재미없는 가요프로그램조차 고액의 방송광고를 붙여 방영하는 지상파 방송국의 환경과는 다르다.
심지어 탁월한 연기력과 높은 인기조차 치밀한 기획력이 뒷받침하지 않으면 무력해져 버린다.
최근 연재를 마친 펀TV의 <내일을 향해 달려라>와 씨엔지TV의 <고스트메일>의 경우 하루 페이지뷰가 2천회 정도로 다른 인터넷드라마와 비교해 평균 이상의 수확을 냈다.
그러나 오지명과 권오중, 이훈과 차인표, 송윤아 등 간판급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언론의 집중조명을 받았던 데 비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인터넷드라마에선 ‘스타’보다는 ‘기획력’이 더 유효하다.
프랑켄슈타인의 5분극 는 비전문가인 일반 네티즌이 직접 출연하는 진지한 드라마이지만 하루 페이지뷰 2만회에 이른다.
일본에서 수입해온 <그라우엔의 새장>은 하루 페이지뷰가 10만회다.
두 드라마는 공통점이 있다.
우리 네티즌에게 익숙한 스타는 없지만 다양한 관련 콘텐츠와 이벤트를 줘 마니아층이 생겼다는 점이다.
씨엔지TV 김형렬(36) 기획실장은 기존 방송의 시스템, 운영방식, 프로그램 내용을 벗어나지 못하는 게 스타 위주 인터넷방송의 가장 큰 한계라고 말한다.
“인터넷방송은 인터넷의 한 장르입니다.
따라서 방송프로그램 위주가 아니라 네티즌이 함께 참여하는 콘텐츠로 자리를 잡아야 합니다.
연예인은 방송에 대한 노하우는 있으나 인터넷 사이트에 대한 노하우는 없죠. 물론 저희도 똑같은 경험을 했었고요.” 인터넷은 연예인의 ‘노후보장책’? 연예인 출신 CEO인 스타코리아웹캐스팅 www.starkorea.co.kr 김형태(40) 대표는 연예인들의, 쉽게 포기하는 습성을 더 걱정한다.
88년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란 노래를 히트시켰던 김 대표는 일찍이 95년부터 연예 관련 콘텐츠 제공 IP사업에 뛰어들었다.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배운 것은 인내입니다.
스타코리아의 기반을 닦는 데 5년이 걸렸어요. 앞으로 시장을 개척하는 데 또 2, 3년이 걸리겠지요. 그걸 버텨내야 살아남습니다.
” 김 대표가 보기에 연예인들의 인터넷 진출은 미래에 대한 투자다.
마케팅으로 포장해 띄우고 인기가 떨어지면 곧 퇴출하고 마는 지상파방송과 기획사의 냉정한 메커니즘을 벗어나, 자신이 쌓아온 실력과 노하우로 대중에게 직접 다가가고 더 많은 인재를 양성할 수 있는 통로라는 것이다.
그래서 김 대표의 꿈은 모든 연예인의 개인 방송국을 스타코리아에 차려주는 것이다.
지금은 국내 시장에만 머물러 있는 스타들의 해외마케팅을 위해서라도 스타 개인의 인터넷방송국은 꼭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연예인의 인터넷 진출은 일단 많을수록 좋습니다.
그래야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시장의 파이도 커지죠. 디지털문화가 새로운 인프라를 갖게 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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