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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동정] 라이거시스템 김영주 대표
[CEO동정] 라이거시스템 김영주 대표
  • 유춘희
  • 승인 2000.09.0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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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기술의 ‘e라이거’ 될 터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 회사와의 합작은 더욱 그렇다.
그러나 라이거시스템은 이를 순식간에 해치웠다.
지난해 6월 컴퓨터어쏘시에이츠(CA) 찰스 왕 회장과 만나 협상을 시작한 지 한달 만에 양해각서를 교환했고, 넉달 뒤인 11월1일 회사를 열었다.
주위 사람들은 김영주(50) 사장의 불도저같은 추진력과 승부근성에 혀를 내두른다.


김 사장은 26년 동안 줄곧 코오롱그룹에서 일했다.
73년 한국나이론(현재 코오롱)에 입사해 대구공장 총무부에서 일한 게 ‘외도’의 전부다.
코오롱그룹에서 일할 땐 퇴직금을 10번이나 받은 진기한 기록을 갖고 있다.
코오롱종합전기, 코오롱상사, 신세기통신, 글로텔, 코오롱정보통신 등 거의 모든 계열사를 전전한 탓이다.
총무·인사·기획·자금 등 안 맡아본 업무가 없어 명함도 10번이나 새로 찍었다고 한다.
그는 도전적이고 공격적인 경영자다.
이 때문에 코오롱의 신규사업 뒤에는 항상 김영주가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그룹의 새 사업을 도맡다시피 했다.
91년 코오롱의 제2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했고, 이번에 CA와 합작사 설립을 주도해 라이거시스템을 탄생시켰다.
김 사장은 시스템통합(SI) 사업을 건설업에 비유한다.
수주 행태도 비슷하고 납품 후 입금되는 스케줄도 그렇단다.
살아남기 위해 담합이라는 고육책을 쓰는 것도 그렇고, 회사끼리 별로 다른 걸 못 느끼는 것도 그렇다.
건설업체 이름만 다를 뿐 아파트의 생김새가 엇비슷한 이유가 거기 있다고 한다.
그래서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진부하지만, ‘기술력’이다.
“내가 생각하는 최고는 ‘기술에서 최고’입니다.
무슨 프로젝트가 있다면 무조건 덤비는 게 아니라 미리 준비된 상품을 가지고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기술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CA의 기술력을 우리 것으로 만드는 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그들의 자금과 기술을 빌리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는 것도 훨씬 쉽습니다.
왜 우리끼리 싸웁니까. 기술을 내세우지 못하니까 출혈경쟁에 매달리는 겁니다.
” 그는 당장은 라이거시스템의 위상을 ‘정통 SI 업체’로 높이는 데 주력할 생각이다.
그 대신 하드웨어 의존도를 줄이고 웹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쪽으로 특화하기로 했다.
그래서 나온 게 인터넷 비즈니스 전략인 ‘e-라이거’다.
제품 개발도 자바나 XML 같은 인터넷 기반으로 갈 작정이다.
ASP(애플리케이션 제공), 무선인터넷 솔루션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 사장은 라이거시스템만의 문화를 만들어 국내 SI 업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겠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
CA와 코오롱의 지분(70대 30)처럼 코오롱의 좋은 점이 30%라면 나머지 70%는 싹 바꾼다는 것이다.
“그대로 있으면 뒤집니다.
사원들에게 ‘역발상’을 부추기고 ‘스피드’하게 변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요. 나는 경영의 투명성을, 직원들에게는 창조성을 강조합니다.
” 라이거는 대기업의 안정성과 벤처기업의 역동성을 함께 갖췄다.
이메일 yjkimgt@ligersystem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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