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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해부] 지식발전소 박석봉 사장
[CEO해부] 지식발전소 박석봉 사장
  • 김상범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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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파스 임팩트’는 계속됩니다 박석봉 사장 프로필 1964년 대구 출생 대구 영신고등학교 졸업 서울대 공과대학 컴퓨터공학과 졸업 (주)나눔기술 개발담당 이사 한글 프로그래밍 언어 ‘씨앗’ 개발책임자 그룹웨어 ‘워크플로우’ 개발책임자 (주)지식발전소 대표이사 엠파스를 운영하는 지식발전소에 가면 세가지에 놀라게 된다.
우선 사무실이 벤처답다(?). 테헤란밸리의 다른 벤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초라한 느낌을 준다.
두번째는 엠파스 외에도 운영하는 사이트가 4개나 더있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을 40명이 채 안되는 인원으로 꾸려가고 있다는 것이 세번째 놀라움이다.
지식발전소의 박석봉 소장에게 놀라움의 정체를 들어봤다.
회사이름이 지식발전소인데 오히려 엠파스가 더 알려져 있습니다.
특별한 경우는 아니지만 원래 그런 브랜드 전략을 추구하신 겁니까.
처음에 엠파스 마케팅을 시작할 때부터 회사 이름을 전면에 세우지 않는 브랜드 마케팅을 추구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의도했던 대로 된 거죠. 강력한 선발업체들이 존재하는 검색엔진 시장에 뛰어들게 된 계기가 어떤 건가요. 문화정보 사이트를 하다가 새로운 분야에 후발주자로 진출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있었을 텐데. 생활문화정보 사이트인 시티스케이프가 97년 3월31일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니까 만 3년이 넘었네요. 99년이 됐을 때 그 시점에서 사업을 확장해야겠다 생각하고 무엇을 할 것인가 여러모로 조사했습니다.
시티스케이프 사용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해봤는데 검색 서비스를 했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제일 많았어요. 당시만 해도 국내 주요 검색 사이트들이 주로 포털 경쟁에 몰두해 있었어요. 회원들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도 기존 검색엔진에 대한 만족도가 낮았구요. 후발이라는 것이 불리한 점도있지만 한편으로는 선발업체들의 시행착오를 알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점도 있죠. 만약 당시에 사용자들이 기존 검색엔진에 더 이상 바랄 게 없다고 했다면 시작하지 않았겠죠. 또 당시에는 국내 인터넷 자체가 포화상태가 아니었어요. 다시 말해 신규로 들어오는 사용자들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었죠.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습니다.
엠파스가 자연어 검색을 통해 인기를 얻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요. 선발업체들도 자연어 검색기능을 채용하기 시작했으니까요. 최근 네이버가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지요. 네이버가 엠파스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결과를 제공하고 있는 것 같은데. 글쎄요. 질문하신 부분을 확장해서 우선 말씀드리면 지금은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느냐 하는 그 부분말인데요, 기존 검색엔진들이 변화하고 있는 것에 대해 저희는 내부적으로 ‘엠파스 임펙트’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작년 11월부터 서비스를 하면서 거의 국내 대부분의 검색엔진 서비스에 비상이 걸렸지요. 그리고 모든 검색엔진 서비스들이 상당히 많이 바뀌었거든요. 어쨌든 현 시점에서 모든 검색엔진들이 많이 변했기 때문에 이제 별 차이가 없지 않느냐 하는 질문은, 글쎄요. 기술적으로 얘기하자면 사실은 별 차이가 날 게 없다고도 볼 수 있죠. 하지만 그것이 구현되는 데는 상당히 많은 차이가 날 수 있어요. 검색엔진 비교는 두 사이트를 같이 띄어놓고 검색을 해보면 금방 나타나는데, 아직까지는 저희가 위협받을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합니다.
네이버의 경우 증권정보를 제공한다거나 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해서 다채롭다는 측면은 분명히 있겠지만 기본적인 검색 품질면에서는 자신있습니다.
물론 경쟁이 계속 치열해지기 때문에 검색품질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계속 진행하고 있는 상태죠. 검색엔진이라는 것 자체가 네티즌들의 충성도가 약한 비즈니스라고 생각되는데 어떻습니까. 실제는 안 그렇습니다.
지난해 검색엔진 시장에 진입할 당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웹 메일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검색엔진의 충성도가 낮을 것이라는 일반적인 인식과는 반대 결과가 나왔어요. 검색엔진은 ‘난 이게 마음에 든다’ 하면 잘 안 바꾼다는 거죠. 물론 여러가지 조사결과를 보면 검색엔진을 하나만 쓰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용자 가운데 50% 정도가 두세개의 검색엔진을 사용하고 있지요. 하지만 두세개를 쓰더라도 가장 먼저 찾는 검색엔진, 거기서 못 찾았을 때 가보는 곳, 이런 식으로 결정이 됩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네티즌들이 실제 움직이는 것과는 많이 다릅니다.
검색엔진에 부가서비스를 추가할 생각은 없습니까. 메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9월에 오픈할 겁니다.
메일 시스템은 처음에 외부에서 도입할 생각이었는데 저희가 원하는 스펙을 맞출 수 있는 업체를 찾지 못해 자체 개발을 했습니다.
특허출원하려는 기능도 하나 있고 전체적으로 봐서는 기능이나 속도면에서 국내 최고의 메일 서비스를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엠파스 외에도 문화정보 사이트, 영화정보 사이트, 소프트웨어 온라인 판매 사이트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각 사이트간의 시너지 효과는 어떻게 가져가고 있습니까. 원래 시작할 때부터 하나의 사이트는 하나의 컨셉(원 사이트 원 컨셉)으로 접근했습니다.
기본적으로 하나의 사이트를 만들 때는 하나의 컨셉만 넣겠다는 거죠. 예를 들면 시티스케이프는 문화정보만, 시네마플라자는 영화정보만, 소프트웨어플라자는 소프트웨어만 집어넣는 거죠. 마이쉘은 웹 다이어리 서비스인데 역시 별도의 브랜드로 가져가고 있습니다.
전문화된 서비스는 별도의 브랜드를 가져간다는 원칙을 지켜왔습니다.
앞으로 시작할 메일 서비스도 엠파스의 도메인을 쓰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런 전략을 두고 학습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기존 브랜드 가치를 잘활용하지 못한다 그런 지적들을 하시는데 저희 생각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별도의 브랜드로 가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시티스케이프에 왔다가 ‘어 영화정보 사이트가 있네’ 하고 별도의 북마크를 해둔다는 거죠. 하나의 사이트 안에 모든 것을 다 집어넣으면 그중 하나가 될 뿐이지만 별도의 사이트로 빠져있으면 그 자체로 힘을 갖게 된단 말이지요. 별도 브랜드 전략이 지금까지는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그럼 궁극적으로 지식발전소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요, 지식발전소는 이런 회사다라고 말이죠. 저희는 종합 인터넷 미디어회사라고 말합니다.
단일하게 무슨 콘텐츠 서비스라든가 포털이라고는 표현하기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종합 미디어 회사라는 거죠. 이건 기본적으로는 인터넷 온리(only) 비즈니스에 집중하겠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요즘 인터넷 온리 비즈니스에 대한 위기론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닷컴 위기론은 상당히 복합적인데 우선 미국에서 닷컴 위기론이 나왔을 때 미국 언론에서는 명확하게 이테일러들이 망한다고 했어요. 인터넷을 통한 소매업체들이 위기에 몰리고 있다는 얘기였고 실제 많이 망했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귤이 위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고 국내에 들어오면서 모든 닷컴들이 위험하다는 식으로 전개가 되더라구요. 국내의 닷컴위기론을 보면, 첫번째로 ‘찬바람이 불고 그래서 펀딩이 잘 안되면서 위험해졌다’라는 게 있고 두번째로 ‘수익모델이 불명확하다’는 게 있고, 세번째로는 그런 연장선에서 ‘광고는 수익모델이 약하다’ 이렇게 얘기들이 전개되는 것 같아요. 첫번째 경우는 사실은 불행한 것이기도 한데, 초기 국내 인터넷 비즈니스를 주도한 것이 정통 인터넷 비즈니스가 아니라 예를 들면 광고를 보면 돈을 준다는 골드뱅크 같은 비즈니스가 초기 시장을 주도했기 때문에 나타난 것 같구요, 그러면서 수익모델이 불명확하다는 얘기가 나온 것 같습니다.
그것과 연관돼 광고모델은 비즈니스 모델로 약하다는 얘기로 발전됐지요. 그런데 이것은 우선 비즈니스 자체가 광고를 수익모델로 내세우기 힘든 업체들이 광고를 수익모델이라고 내세운 데서 나온 측면이 하나가 있고 두번째는 광고시장 자체를 과소평가하면서 광고로는 돈이 안된다고 접근하는 측면, 이 두가지 문제가 같이 존재하는 것 같아요. 본질적으로 광고가 수익모델로 불안전한가는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지난호인가요, <닷21>에 그런 기사가 났던데 실제 중요한 것은 인터넷의 본질적인 속성 자체가 미디어이고, 미디어가 또 기본적으로 광고를 수익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측면에서 보자면 광고가 약한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이 실제 광고로 돈을 벌 수 있는 기업인가 하는 판단이 우선돼야 할 것 같습니다.
기존 미디어를 보더라도 3등 안에 들어야 먹고 살 수 있는 상태에 도달한단 말이죠.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그 기업의 비즈니스가 3등 안에 들어갈 수 있는가를 평가해야지 광고시장 자체가 의미가 없다고 하는 건 잘못된 것 같다는 거죠. 현재 엠파스는 3위 안에 들었다고 보십니까. 아직 3등은 아니구요. 저희가 작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잖아요. 우리 목표도 올해에는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다는 것이었어요. 주변에서는 성공했다, 잘나간다 하는데 그런 얘기 들을 때마다 지금까지 해온 것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고 얘기합니다.
지금 수익은 어떻습니까. 올해 2,3월 들어서면서 본격적인 광고영업을 시작했는데 최근 들어 월 2억원 정도 됩니다.
전체 사이트 다 포함한 거고 그중에 엠파스가 80% 정도 될 겁니다.
상거래 서비스는 하고 있나요. 아니면 계획이라도. 안할 이유는 없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고 생각합니다.
5개 사이트를 운영하고 계신데 직원이 몇명이나 됩니까. 37명입니다.
조직은 시스템사업부, 미디어사업부, 경영관리부 3개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체 인원이 37명이라고 하면 다들 놀랍니다.
실제 지금 저희와 비슷한 규모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어느 업체와 비교해봐도 적은 편이죠. 지금까지는 열심히 일을 하고 효율적으로 일을 해왔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앞으로 사업을 많이 늘려야 하니까 사람도 더 늘려야겠지요.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최소한 비슷한 효과를 낸다고 하면 노동강도가 센 것은 아닌가요. 저희는 주5일 근무인데요.(웃음) 노동강도 사실 세죠. 그건 숨길 이유가 없고 미국 실리콘밸리를 가봐도 평균 노동시간이 주 60시간 되니까. 그렇게 따지면 벤처기업에서 노동강도가 센 것은 일반적인 일 아닐까요. 문제는 노동강도 이전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일을 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구요. 그리고 뭐, 노동강도라는 것도 사실은 경영진들이 다그친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직원들이 스스로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죠. 지식발전소 설립이 97년인데 그럼 IMF도 겪었겠네요. 시티스케이프에서 특별히 수익이 나지도 않았을 텐데. 시티스케이프 시작해서는 좋았어요. 상도 받고 말이죠. IMF 만나서 저희도 힘들었죠. 온몸으로 버텼습니다.
98년이 되면서 찬바람이 불고 무서운 시기였잖아요. 그때는 저희도 직원 많이 감축하고 사무실도 줄이고 거의 기었죠. 저희와 비슷하게 시작해서 지금까지 살아남은 업체는 아마 없을 겁니다.
지식발전소의 비전이랄까 장기적인 계획은. 사실은 저도 책상머리에 3년 앞을 내다보자라고 써놓긴 했지만 인터넷이란 동네가 6개월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구체적인 장기계획을세운다는 게 쉽지 않죠. 앞서도 말씀드렸지만 기본적인 비전은 종합 인터넷 미디어회사가 되는 거구요, 한가지가 더 있다면 그 앞에 ‘국내 최고’를 붙이자는 거죠. 그것이 비전입니다.
원칙이라면 인터넷 비즈니스에만 집중한다는 것이죠. 엔지니어 출신이신데 앞으로 경영자의 길과 엔지니어의 길 가운데 어느 길을 가고 싶습니까. 스스로 생각할 때 제 전공은 잡학이에요. 친구들이 저더러 ‘해박하고 얄팍한 지식’이라고 놀리곤 했죠.(웃음) 저는 뭐 그런 지식들을 인티그레이션(통합)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합니다.
기본적으로는 경영자의 길을 걸어야겠지요. 결혼하셔야 되잖아요 왜 결혼을 안 했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늘 똑같아요. 살다보니까. 때되면 하겠죠.
“한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지난해 11월 자연어 검색기능을 앞세워 검색엔진 시장에 등장한 엠파스는 쟁쟁한 선발업체들을 위협하면서 강자의 면모를 갖춰가고 있다.
엠파스의 약진은 무엇보다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선점효과를 깰 수 있는 후발주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
박석봉 사장도 그런 점을 자랑스럽게 내세웠다.
“한 일보다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면서도 엠파스의 강점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엠파스의 성공에 비해 운영업체인 지식발전소나 대표인 박석봉 사장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박 사장은 그것을 브랜드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내세울 것만 내세우고 스스로는 뒤에서 조용히 기쁨을 맛보는 성격 탓도 있는 듯했다.
가끔씩 던지는 냉소적인 말투에는 차가움이 실려 있다.
자신의 ‘해박하고 얄팍한 지식’에 대한 믿음이 적지 않아 보였다.
어려운 시절을 정면으로 돌파한 자신감이 엔진처럼 돌아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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