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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탐방] 웹게이트
[벤처탐방] 웹게이트
  • 임채훈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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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카메라로 세상을 찍어라! 방위산업서 쌓은기술탄탄...PC없이 인터넷에 동영상 전송 웹카메라 개발 97년 미국에서 영국 출신의 한 보모가 2급살인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돌보던 아이를 살해했다는 혐의였다.
미국 지방법원 내린 이 판결은 당시 미국과 영국의 외교분쟁으로까지 번질 정도로 세인의 관심을 끌었다.
루이스 우드워드라는 이 보모는 가사를 돌봐주면서 숙식을 제공받는 ‘오 페어’(Au Pair) 프로그램에 따라 96년 미국으로 건너왔다.
매사추세츠주의 한 가정에서 2살짜리 아이와 8개월된 아기를 돌보던 그는 이들이 갑자기 의식을 잃고 닷새 만에 숨지자 기소됐다.
아이들이 칭얼대자 집어던졌다는 혐의를 받은 것이다.
우드워드는 이를 강력히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은 아이의 두개골이 부서졌다는 의사의 증언을 토대로 그를 살인혐의로 기소했다.
이 사건은 당시 우드워드의 통화시간이 6시간이 넘었다는 것과 그를 술집에서 봤다는 정황증거만 있었을 뿐, 아이들을 직접 살해했다는 증거는 없어 종신형 선고에 많은 논란을 낳았다.
남의 손에 자식을 맡겨본 부모라면 가끔 이런 걱정을 해봤을 것이다.
아이는 잘 있는지, 울고 있지는 않은지,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그렇다고 회사일을 때려치우고 집으로 달려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볼 수만 있다면…. 모든 부모의 바람이다.
전화선만 연결하면 동영상 실시간 전송 웹게이트 www.webgateinc.com 이경(38) 사장은 “웹카메라를 설치하면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한다.
몰래카메라는 설치하더라도 실시간으로 지켜볼 수 없고, 일반 PC카메라를 사용하려면 PC 구입과 설치에 따른 비용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웹카메라는 전원 플러그와 전화선만 꽂으면 자신이 원하는 화면을 실시간으로 전송해준다.
값도 일반 PC보다 훨씬 저렴하다.
웹게이트는 94년에 세워졌다.
옵티테크라는 회사로 출발해 96년에 방위산업체로 지정됐고, 97년에는 수원에 연구소를 설립하고 기술개발에 들어갔다.
지난해 회사이름을 웹게이트로 바꾼 뒤 올해부터 본격적인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제품은 웹카메라 ‘웹아이’(WebEye)와 디지털 비디오 녹화장치 ‘아이-렉캠’(i-Rec Cam) 두가지다.
웹아이는 기존 폐쇄회로 카메라보다 작은 크기에 임베디드 리눅스를 기반으로 하는 CPU, 네트워크 장치, CCD(전하결합소자·charge-coupled device) 모듈을 내장한 일체형 웹카메라다.
전원과 전화선에 연결만 하면 PC없이도 인터넷에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전송할 수 있다.
기존 정지영상 처리기술인 JPEG보다 압축효율이 30% 이상 뛰어난 웨이브렛(wavelet)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이미지를 초당 최대 30프레임까지 전송할 수 있다.
일반 영화가 초당 24프레임을 전송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화질의 선명함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렉캠은 저장장치를 갖춘 디지털 비디오 녹화기다.
이메일과 FTP(파일전송 프로토콜·File Transfer Protocol) 서버를 내장하고 있다.
카메라에 움직임이 포착되면 사용자가 지정한 속도로 현장을 촬영하고 데이터를 저장한다.
사용자에게 녹화상황을 일일이 이메일로 보내주기도 한다.
웹아이처럼 임베디드 리눅스 CPU를 내장하고 있어 PC없이도 이런 일이 가능하다.
이 사장은 “건물이 클 경우 일반 폐쇄회로를 설치할 때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별도의 중앙통제시설을 갖추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한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기술에 관심 웹게이트는 방위산업 관련 기술로 시작했다.
무인비행기 관련 기술이란다.
정확히 어떤 기술인지 묻자 “군사기밀입니다.
잘못하면 숟가락을 놓게 될 수도 있어요”라며 웃는다.
이 사장은 군사기술이 이중성을 띠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살고 남은 죽어야 한다.
타인의 생명을 빼앗아야 하는 매정한 기술이지만 자신의 생명은 지켜주는 좋은 기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생명을 지키는 쪽에 더 중점을 두고 싶습니다.
사회에 응용된다면 당연히 생명을 해치는 쪽은 제거돼야겠지요.” 웹게이트에서 개발중이거나 완료된 기술은 임베디드 리눅스 운영체제, 실시간 운영체제, 네트워킹, 디지털 이미지 처리, 단말기용 운영체제 등이다.
이 사장은 그 가운데 실시간 운영체제 기술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한다.
사람의 생명을 지키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90년대 초까지만 하더라도 프레스에 손가락이 잘리는 노동자들이 많았다.
프레스는 절단작업을 끝낸 뒤에야 손가락이 끼었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시간 운영체제가 도입된 이후 프레스는 한 업무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다른 업무도 할 수 있게 됐다.
잘라야 할 대상 외에 다른 게 들어오면 바로 인식해 동작을 멈춘다.
웹카메라인 웹아이도 ‘몰카’처럼 악용될 수 있지만, 제대로 활용하면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이 사장은 생각한다.
지난 6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약 20여곳의 유치원에 웹카메라를 설치했다.
아이들이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울고 있지는 않은지, 싸우고 있지는 않은지. 인터넷에 연결된 PC만 있으면 부모들은 사무실에서 웹아이를 통해 자녀들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다.
자녀의 안전을 확인해가며 편안한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다.
이 사장은 얼마 전 미국에 출장을 갔다가 하마터면 중요한 계약을 놓칠 뻔했다.
외국 바이어와 상담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다른 국내 업체가 나타나 웹아이와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었다.
겉은 비슷했지만 값은 훨씬 쌌다.
다행히 웹게이트의 앞선 기술을 인정받아 계약은 성사됐지만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속이 상한다.
“소니는 두렵지 않습니다.
국내 업체들이 제일 무섭죠. 한때 MP3 플레이어가 잘된다고 하자 제조업체들이 200개 가까이 생겨났습니다.
국내 업체들끼리 서로 죽이기 게임을 한 셈이지요.” 국내업체끼리의 제살깍기 경쟁이 가장 두려워 웹게이트는 올 매출목표를 5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전 3년간 매출액이 해마다 13억원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녹록지 않은 액수다.
“방위산업 기술은 통상 개발에만 10년이 걸립니다.
그뒤에 15년 정도 제품을 양산하는 것이 일반적이죠. 하지만 저희는 단 2년 만에 기술개발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정도 기술력이라면 가능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상황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모양이다.
상반기 매출액이 얼마냐고 묻자 6억원이라며 약간 겸연쩍어한다.
목표와는 한참 거리가 멀다.
“수출이 잘되고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과도 계약을 맺을 예정이고요. 연말까지 신제품을 4개 내놓을 겁니다.
하반기부터는 매출곡선이 상승할 겁니다.
” 웹게이트는 지난 2월 KTB네트워크에서 35억원을 투자받았다.
*이경 사장 프로필 1962년 출생 1988년 아주대 전자공학과 졸업 1993년 아주대 전자공학과 대학원 졸업 1999년 웹게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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