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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점포탐방] 국민은행 주택 사당동지점
[금융점포탐방] 국민은행 주택 사당동지점
  • 이용인 기자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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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과금 처리 1분이면 ‘끝’ ‘바로맡김 서비스’로 기다리는 불편 없애… 주택청약상품 가입 서둘러야 국민은행 주택 사당동지점에는 “은행창구에서 공과금을 받지 않습니다”라는 문구가 크게 걸려 있다.
도대체 은행창구에서 공과금을 받지 않는다면 고객들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고객들 입장에서는 듣기에 따라 다소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창구에서 공과금을 받지 않는 대신, 창구 옆에 마련된 ‘서비스함’에 공과금 고지서를 넣으면 되기 때문이다.
일단 공과금을 내려면 ‘공과금 바로맡김 서비스 의뢰서’라는 별도의 전표에 계좌번호, 비밀번호, 내야 할 금액, 전화번호 등 4가지 세부사항을 적는다.
그 다음, 봉투에 공과금 납입고지서와 전표를 함께 집어넣고, 서비스함에 봉투를 넣으면 그만이다.
그러면 서비스함에서 접수번호가 찍힌 번호표가 나온다.
그리고 고객은 번호표를 들고 은행문을 나서면 끝이다.
이렇게 하루종일 쌓인 공과금 의뢰봉투는 본사 업무지원센터가 은행문이 닫히는 오후 4시30분께부터 봉고차로 수거해간다.
고객지원센터는 수거한 공과금 의뢰봉투를 일일이 열어 통장에서 그 날짜로 자동 이체시켜 준다.
고객들은 영수증을 챙길 필요도 없다.
납부내역이 거래통장에 찍히므로 통장 자체가 영수증인 것이다.
영수증이 꼭 필요한 고객에게는 메모를 남기면 영수증을 집으로 보내주기도 한다.
공과금, 본사 업무지원센터에서 일괄처리 물론 국민은행 주택 사당동지점에서만 이런 ‘공과금 바로맡김 서비스’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170개 점포가 시범점포로 선정돼 시행하고 있고, 사당동지점도 그중 한 점포이다.
사당동지점은 11월12일부터 이런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김승중(50) 지점장은 “은행이나 손님 입장에서 훨씬 편리한 제도”라고 말한다.
먼저 손님 입장에서는 벌금, 전기요금, 전화요금, 학자금 등을 내기 위해 몇십분씩 기다릴 필요가 없다.
바로맡김 서비스 의뢰서에 계좌번호 등을 적는 것은 1분이면 충분하다.
굳이 공과금을 내기 위해 애써 기다릴 필요가 없는 것이다.
직원들 입장에서도 도움이 되는 건 마찬가지다.
공과금이 몰리는 월말이면 직원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업무의 거의 절반을 공과금 처리에 매달리기 때문이다.
직원들 입장에선 손을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남는 시간에 고객들에게 좀더 친절한 다른 서비스를 할 수 있다.
물론 주택은행과 거래하지 않는, 즉 주택은행 계좌가 없는 고객들은 공과금을 납부할 방법이 없기 때문에 불편한 건 사실이다.
현금 납부 공과금은 아예 받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처음 이 제도를 시행할 때 고객들의 불평도 많았다.
“창구에 손님도 없는데 왜 받아주지 않느냐”, “처음 들었는데 갑자기 시행하면 어떻게 하란 말이냐” 등의 항의들이 쏟아졌다.
사당동지점에선 아르바이트 학생을 고용해 고객들을 일일이 설득했다.
“몇십분씩 기다리는 것보다 낫지 않느냐”, “주택은행에 계좌만 있으면 훨씬 더 편하다” 따위로 고객들을 ‘바로맡김 서비스’로 유도한 것이다.
김 지점장은 초기 시행에 어려움이 만만치 않았다고 말한다.
“아직도 고객들은 5만원짜리 공과금을 내기 위해 1분이면 처리할 일을 20~30분씩 기다립니다.
익숙한 것을 고치는 게 쉽지는 않지요. 하지만 은행이나 고객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기 때문에 조만간 정착할 것입니다.
” 사당동지점은 대표적인 서민 은행 지점이라고 할 수 있다.
큰 기업이나 공장이 거의 없고, 게다가 큰 아파트 단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전철을 중심으로 밀집된 주택가의 작은 고객들이 대다수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6만여명에 이르는 ‘개미 고객’들은 사당동지점의 큰 자산이다.
IMF라는 위기 속에서도 사당동지점이 안정적인 대표 지점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것은 이런 ‘개미 고객’들의 힘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아무래도 주변에 서민들이 많고, 주택은행의 이미지가 청약과 같은 주택관련 업무로 특화돼 있다 보니 청약정보에 대한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물론 주택청약 업무가 2년 전부터 모든 은행에서도 가능하게 돼 있고, 20살 이상이면 누구나 주택청약을 드는 게 가능하기 때문에 주택은행의 이미지는 많이 퇴색돼 있다.
국민은행과 합병한 주택은행도 이제 소매금융에서 벗어나 좀더 전문적인 은행으로 탄생하고 싶어한다.
그래도 서민들은 청약정보는 주택은행에서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김 지점장은 “요즘도 청약관련 문의가 가장 많다”고 전한다.
특히 최근에 아파트 청약 붐이 일면서 도대체 청약통장을 가입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의가 많다.
김 지점장은 이런 고객들에게 “IMF 당시를 되돌아보라”고 말한다.
사실 IMF 당시에 청약통장 해약 사태가 벌어졌다.
은행 금리가 고공비행을 하는 가운데 청약예금이나 청약부금, 청약저축 등 주택청약상품의 이자는 턱없이 낮았다.
게다가 미분양 사태가 속출해 집값이 떨어지면서 굳이 청약을 하지 않아도 목돈이 있다면 내집마련이 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청약상품의 효용성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 지점장은 “당시 청약통장을 해약한 사람은 지금쯤 후회할 것”이라고 말한다.
청약관련 문의가 가장 많아 이제 주택청약상품에 가입 안 할 이유가 없다.
어찌됐든 청약통장이 없으면 부동산 호황기에는 여전히 웃돈을 주고 주택을 구입해야 한다.
또한 아예 아파트 입주 신청자격 자체가 없다.
이외에도 전체적인 은행금리가 떨어지면서 청약상품의 금리도 그리 낮은 수준이 아니다.
은행 금리가 두자릿수일 때는 청약상품의 금리가 낮아 보였지만 지금은 4.85%로 정기예금 금리와 엇비슷하다.
무엇보다 100% 대출 혜택이 있다.
주택청약상품의 적금을 담보로 대출할 경우 가산금리가 1.5%밖에 붙지 않는다.
신용대출의 금리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싼 것이다.
김 지점장은 “청약상품에 가입을 하지 않은 사람은 지금이라도 무조건 가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인터뷰|김승중/ 국민은행 주택 사당동지점 지점장 1월1일 눈오면 정수기 드려요 김승중(50) 지점장은 10월말 국민은행과 주택은행 합병에 맞춰 사당동지점으로 왔다고 한다.
본사에서 근무하다 오랜만에 ‘현장’으로 와서인지 그는 의욕이 넘쳐 보였다.
그가 지점장으로 온 뒤 만들어낸 첫작품이 이른바 ‘새해 첫눈 마케팅’이다.
다소 보수적인 영업을 하는 은행에서 이런 ‘이벤트’성 행사를 하는 건 거의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은행지점 차원에선 처음으로 ‘새해 첫눈 마케팅’을 하는 것 같다.
어떤 내용인가? =1월1일 눈이 오면 고객들을 선발해 정수기 22대를 나눠주겠다는 것이다.
-누구 아이디어인가? =신문기사에 첫눈 마케팅 기사가 실린 것을 보았다.
은행도 이런 것을 하면 재미있겠구나 싶었다.
손님들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 같아 한번 해보기로 했다.
보험회사에 보험료를 내고 바로 결정했다.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 =경품비용으로 2천만원이 들었다.
정수기 한대에 100만원 꼴이다.
15%에 해당하는 300만원을 보험료로 지불했다.
여기다 플래카드를 내걸고, 지점 앞에서 이벤트 등을 하는 데 대략 40만~50만원이 든 것 같다.
-본사 반응은 어떠했나? =처음에는 은행 감사실에서 전화도 오고 그랬다.
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닌지 궁금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는 없었다.
나중엔 본사에서 격려차 방문했다.
-첫눈 마케팅의 대차대조표를 계산해보면 어떤가? =정수기를 구입할 회사에서 고맙다고 본사 차원에서 예금거래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 회사는 마케팅 요원들만 수천명이다.
그것만 해도 ‘남는’ 장사라고 할 수 있다.
은행도 순발력 있는 마케팅을 펼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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