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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창고] 쇼핑의 과학(파코 언더힐)
[지식창고] 쇼핑의 과학(파코 언더힐)
  • 곽해선(SIM컨설팅)
  • 승인 2000.08.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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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되는 매장에는 이유가 있다 인류학자들은 현지 조사를 벌일 때 원주민들의 사고나 행동을 훼손하지 않고 그대로 기술하는 민족지적 방법(Ethnomethodology)을즐겨 사용한다.
<쇼핑의 과학>(파코 언더힐 지음, 세종서적 펴냄)의지은이 파코 언더힐 역시 이와 비슷한 소매 마케팅 조사기법으로 명성을떨치고 있다.
파코는 조사를 의뢰한 기업의 매장과 쇼핑 고객을 직접 비디오 카메라로촬영하고 기록한다.
심지어는 미행까지 하며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품과 매장 개선에 필요한 사실을 찾아낸다.
지은이는 미국 뉴욕과 이탈리아 밀라노, 호주 시드니에 걸쳐 활동하는 마케팅 조사업체 인바이로셀의 대표적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비디오가 찾아낸 현장조사 마케팅 파코팀은 이번엔 뉴욕 블루밍데일백화점 1층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하고출입구에 가까운 넥타이 코너에 렌즈를 고정시켰다.
원래 조사 목적은 바쁜 시간대에 고객들이 출입구를 어떻게 오가는지 살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파코팀은 비디오 촬영을 통해 의외의 현상을 발견한다.
백화점에들어온 고객들이 뒤이어 들어오는 다른 사람들과 등을 부딪치지 않으려고출입구 근처에 있는 넥타이 매장에 접근하기를 포기하는 거였다.
파코팀은 이 사실을 백화점 사장에게 알려 넥타이 매장을 메인 통로에서옮기게 했다.
당연히 넥타이 매장의 매출은 크게 올라갔다.
파코팀이 ‘부딪힘 효과’(butt-brush effect)라고 이름 붙인 이 발견은 20년 넘게 매장 지도와 고객 명단, 비디오 촬영장치로 무장하고 쇼핑 매장을 돌아다니며 발견한 900여 ‘법칙적 현상’ 가운데 하나다.
<쇼핑의 과학>은 1부에서 파코팀 특유의 접근이 기존 소매시장 조사방식과 어떻게 다른지 소개한다.
그동안의 학문적인 마케팅 조사연구는 인간행동이 소매환경에서 어떤 동기와 양태로 전개되는지 사업자의 시각에서접근하는 노력이 부족했다고 파코는 주장한다.
예를 들어, 파코류의 조사기법이 나타나기 이전에 소매 마케팅 담당자들이 주로 의존한 방법 중 하나는 금전등록기에 찍힌 자료였다.
금전등록기 영수증 자료를 보고 고객이 어떤 상품을 언제, 얼마에 구입하는지 파악해 마케팅 전략을 세웠던 것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아무 생각없이 노인층이 찾는 상품을 10대 청소년들이몰려 북적거리는 위치에 진열한다고 가정해보자. 노인층이 원하는 상품에접근하지 못해 해당 상품의 매출이 떨어질 건 뻔한 이치다.
이런 류의문제는 금전등록기에 의존한 마케팅 조사로는 잡아내지 못한다.
파코 류의 접근, 파코의 표현을 빌면 ‘쇼핑의 과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객의 손을 자유롭게 해방시켜라 2·3·4부는 파코팀이 미국 전지역의 쇼핑몰, 백화점, 슈퍼마켓에서 벌인 현장조사와 기록·분석작업을 통해 발견한 ‘법칙적 현상’을 크게 세가지로 나눠 소개한다.
파코류 쇼핑 과학의 첫번째 큰 원칙은 소매전략이 성공하려면 소매환경을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고려해 조정해야 한다는 데 있다.
사람에게는 공통적으로 일정한 신체적·해부학적 능력, 성향, 한계가 있다.
따라서 매장은 인간이 지닌 생물학적 특성과 친밀하게 설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를 들어, 사람은 손이 많아야 오른쪽과 왼쪽 둘뿐이다.
어느 겨울날 매장에 들어온 고객이 코트를 벗어 한손에 들고 다른손으로 핸드백을 집어든다면 이후에는 더이상 다른 물건을 집어가며 쇼핑을 하기 어렵다.
만약 고객이 코트를 벗어 직접 들고다니지 않게 할 수 있다면 고객은 자유로운 손으로 그만큼 많은 쇼핑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고객은 손이 자유로울 때 더 많은 구매욕을 느끼므로 소매 마케팅은 고객의 손을 되도록 자유롭게 하는 방향으로 펼쳐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인간의 신체능력이나 한계 같은 인간적 특징이 쇼핑하는 고객의 행동양태를 모두 해명해줄 수 있는 건 아니다.
고객에게는 모두가 공유하는 인간적 특징 외에 성별, 연령별 다른 특징들이 공존한다.
따라서 쇼핑하는 고객들은 제각기 다른 쇼핑 양태를 보인다.
이 사실은 파코 류 쇼핑 과학의 두번째 원칙을 성립시킨다.
소매전략을 써서 성공하려면 고객의 다양한 차이를 배려해 소매환경을 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파코는 특히 소매업자들이 남녀의 성역할 차이뿐 아니라 사업의 모든 측면에서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서비스보다 오감을 느끼는 게 중요 파코류 쇼핑 과학의 마지막 원칙은 소매업자들이 고객에게 친절한 서비스이상의 편익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파코에 따르면, ‘쇼핑의 세계’에서는 고객이 상품에 접근해 상품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생기도록 유도하고 충동질하는 그 ‘무엇’이 따로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객의 무의식적 구매의욕을 일깨우거나 고객의 구매행동을 예기치 않던 방향으로 움직이게 할 수 있다.
고객이 상품에 애정을 갖게 하는 ‘무엇’은 고객의 오감이나 표현욕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소매환경을 고객의 예술적 취향, 표현욕구와 로맨틱한 감정에 부응하거나 유도할수 있는 방향으로 구축해야 소매 마케팅이 빛을 본다는 논리다.
<쇼핑의 과학>은 소매 마케팅 종사자들이 변화하는 고객들에게 적절히 적응하는 데 필요한 노하우를 창의적 시각에서 다양하게 알려준다.
책을읽고 나면 쇼핑은 과학이라고 말하는 지은이의 시각에 저절로 수긍하게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일 게다.
P 202: 훌륭한 매장이란 고객을 유도하듯 붙잡을 수 있는 곳을 가리킨다.
그런 곳은 고객의 충동, 즉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성향과 욕구를 이용한다.
그러면서 고객을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때로는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고객이 물건에 접근하고 싶도록 해야 한다.
P218: 쇼핑의 원칙은 매우 간단하다.
고객들은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먼저 그것을 경험해보고 싶어하므로 매장은 손님들이 손쉽게 물건을 만지고 시험해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매장의 중요한 기능은 고객과 상품간의 관계를 긴밀하게 만드는 것이다.
그러나 많은 매장이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P330: 중요한 점은 쇼핑이 사회적 변화를 쫓아간다는 점이다.
그런 변화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업자에게는 그 자체가 곧 재난이 될 수 있다.
물론 우리 시대의 주요한 사회변화는 여자들의 생활과 관련이 깊다.
소매업자들은 여자들이 어떻게 살고 싶어하며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곧 뒤처지게 될 것이다.
고객을 사로잡는 쇼핑 매장 성공법칙 1. 고객의 손이 자유로울 때 더 많은 구매욕을 느낀다.
2. 고객의 동선에 맞게 배열된 상품이 고객의 시선을 끈다.
3. 쇼핑 매장의 고객은 시야 1미터 이내의 광고에만 눈길을 준다.
4. 고객의 본성에 도전하는 방식으로 섣불리 매장을 개혁하지 마라. 5. 남성의 쇼핑 콤플렉스를 해소해주는 매장은 반드시 성공한다.
6. 여성 고객을 붙잡는 핵심 포인트는 삶의 감성, 넓은 공간, 남성성이다.
7. 실버 마케팅의 제1원칙은 작은 것은 불편하고 큰 것은 아름답다는 것이다.
8. 아이들을 상품과 놀게 하라. 그러면 부모의 구매욕이 높아진다.
9. 쇼핑은 체험이다.
오감 체험을 제공하는 매장은 인터넷 쇼핑몰을 이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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