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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놀로지] 워터마킹
[테크놀로지] 워터마킹
  • 주상현/ ETRI연구원
  • 승인 2001.12.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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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콘텐츠 지능화된 숨바꼭질 저작권 정보 삽입해 변형·제거 막아… 응용분야별 최적 기법 개발이 과제 요즈음 광고에 디지털이라는 말이 부쩍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은 ‘디지털이기 때문에’ 라는 말로 소비자를 유혹하고, 소비자들은 ‘디지털’이라는 단어가 끄는 힘에 순순히 동의하는 듯하다.
디지털 시대의 개막은 인간의 생활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자신의 컴퓨터를 통한 영화예매, 관람, 티켓 프린팅, 인터넷 쇼핑, 결제, 정보 검색, 업로드, 다운로드 등은 이미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된 지 오래다.
누구나 정보의 바닷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얼마든지 구할 수 있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도 있다.
이것은 정보전달에서 획기적인 발전이다.
남에게 줄 수도 팔 수도 있을 뿐 아니라, 아무리 주고 팔아도 없어지지 않는 마법의 디지털 정보가 탄생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마법은 누구나 쉽게 부릴 수 있고, 그 마법사는 감쪽같이 자취를 감출 수 있다.
이 얼마나 완벽한 마법인가? 이러한 마법에 속수무책인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자와 저작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기술개발 현황과 전망에 대해 소개하겠다.
우리가 접하는 디지털 콘텐츠의 형태는 텍스트, 영상, 비디오, 오디오, 전자책, 애니메이션 등이 있다.
이들에 대한 저작권을 보호하기 위해 흔히 쓰이는 방법은 콘텐츠 안에 저작권정보를 삽입해, 분쟁 발생시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 삼는 것이다.
이 저작권 보호를 위하여 삽입되는 정보를 ‘워터마크’라 하고, 이를 삽입해 저작권을 보호하는 일을 ‘워터마킹’이라 한다.
한편, 저작권 보호를 위해 워터마크를 삽입했다 하더라도 이를 변형 또는 제거하려는 행위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행위를 흔히 ‘공격’이라 표현하고, 워터마킹 기술은 이러한 공격을 받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강인하게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공격과 워터마킹은 창과 방패의 관계로, 워터마킹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공격방법도 교묘해진다.
공격과 워터마킹은 ‘창과 방패’ 관계 워터마킹 기술의 방법이나 사용 용도, 그리고 공격의 유형은 다양하다.
우선 홍보나 재사용 금지를 목적으로 워터마크를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삽입하는 ‘가시적 워터마킹’이 있다.
주로 이미지나 비디오에 회사로고와 같은 것을 삽입함으로써 그 콘텐츠 소유자를 가시적으로 알리는 기술이다.
삽입하는 위치로는 영상의 특정부분 또는 전체 영상의 밑에 깔리는 듯한 방식이 사용된다.
그러나 이 방식은 워터마크가 어디에 어떻게 삽입되었는가를 알 수 있기 때문에 쉽게 삭제가 가능할 뿐만 아니라 원래 콘텐츠의 품질을 떨어뜨려 사용이 매우 제한적이다.
따라서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비가시적 워터마킹’을 사용한다.
이미지나 비디오의 경우에는 삽입한 워터마크가 보이지 않아야 하며, 오디오의 경우는 들리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삽입기술에는 주로 인간의 시각 또는 청각에 둔감한 곳을 찾아 삽입하는 기법이 많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영상에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그림 참조) 원본 영상(A)은 이미지 처리분야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레나 영상이고, 여기에 전자통신연구원을 의미하는 ETRI 마크(B)를 워터마크 정보로 삽입하기로 한다.
(그림 참조) 이 그림은 필자가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을 사용하여 시각적으로 원화질의 손상 없이 워터마크를 삽입한 결과(C)영상과 공격 후 추출된 워터마크를 보여준다.
즉 A와 C는 시각적으로 그 차이를 분간하기 힘들지만 C는 분명히 A에 B가 삽입된 영상이다.
그러면 워터마크가 삽입된 영상(C)에 공격을 가해보자. 공격의 종류는 대단히 다양하다.
삽입된 워터마크를 삭제하기 위하여 누군가는 노력을 할 것이고, 이 모든 노력이 공격에 해당된다.
본 예에서는 영상의 반을 잘라내는 공격(공격1)과 영상의 밝기를 증가시키는 공격(공격 n)을 해보기로 한다.
공격 후 워터마크는 어떤 형태로 추출될까? 대부분의 독자들은 공격1에 대하여 워터마크인 ETRI 마크의 절반도 같이 사라질 것을 예측할 것이다.
우선 추출된 결과를 보면 그림 오른쪽과 같다.
원래 삽입했던 ETRI 마크의 절반이 아니라 약간 잡음이 섞인 ETRI 마크가 검출되었다.
이러한 잡음은 잘려나간 반쪽 영상에 기인한 결과로 볼 수 있으며, 상하좌우 어느 쪽을 잘라내더라도 유사한 결과를 얻는다.
워터마킹 기술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이진영상워터마크(ETRI)를 저작권 정보로 사용한 일례에 불과하다.
사용하고자 하는 워터마크 정보가 많아질수록 그것을 숨기기 위한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고, 또한 여타의 공격에 대해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강인성도 보유해야 한다.
따라서 워터마킹 기술은 어떠한 워터마크를 어디에 어떻게 삽입할 것인가에 따라 그 성능이 좌우된다.
불행히도 모든 공격에 대한 강인한 워터마킹 기법은 개발하기 힘들다.
어떠한 공격에 강하면 다른 공격에 취약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워터마킹 기술을 적용할 응용분야에 맞게 최적의 기법을 개발해야 한다.
사용자 정보 삽입하는 핑거프린팅 워터마크로 삽입하는 정보가 저작자가 아닌 사용자 정보일 경우도 있다.
이러한 방식을 ‘핑거프린팅’이라 한다.
식별자나 고유번호를 콘텐츠에 삽입한다고 보면 된다.
이것은 콘텐츠를 누구에게 배포했다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에, 불법적인 유통이 행해졌을 때 배포자를 추적해 그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신분증 사진, 개인정보, 바코드 등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신분증의 적법성을 인정토록 해, 요즘 흔히 발생하는 신분증이나 여권 위·변조 방지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러한 기술은 이미 상용화 수준까지 개발되어 조만간 주민등록증과 여권에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분실 여권이 수백만원에 거래되는 일은 사라질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워터마킹 기법은 삽입한 워터마크를 제거하려는 공격에 견고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공격에 아주 취약하도록 워터마크를 삽입하는 ‘약한(Fragile) 워터마킹 기법’도 있다.
요즘 의료영상의 특정부위를 조작하여 보험금을 타거나 병역면제를 받는 일, 계약서나 영수증의 숫자를 조작해 이익을 취하는 일, 주민등록등본과 같은 공·사문서를 위조하는 일 등 사회의 각종 비리가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비리를 해결하기 위해 사용되는 기법이 바로 ‘약한 워터마킹 기법’이다.
이러한 기법은 해당 콘텐츠가 위·변조 되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물론 위·변조가 발생한 위치까지 정확하게 찾아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이러한 콘텐츠의 손상이 의도적으로 행해진 것인지 아니면 비의도적이었는지를 구분해 의도적인 위·변조만을 가려내는 것도 가능하다.
워터마크는 원래의 콘텐츠 일부를 수정함으로써 삽입한다.
그러면 삽입한 워터마크를 어떻게 추출할 수 있을까? 물론 원래의 콘텐츠가 있으면 워터마크를 삽입한 콘텐츠와 비교해 추출이 가능하다.
그러나 워터마크를 추출하기 위해 원래의 콘텐츠를 항상 준비해둘 수는 없다.
특히 이미지, 비디오, 오디오 파일들은 원래의 데이터 크기가 크기 때문에 JPEG, MPEG, MP3 등의 압축된 형태로 보관 또는 유통된다.
이러한 경우 워터마크를 추출하기 위해 원본을 따로 보관하거나 전송한다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렇게 원본 콘텐츠가 없어도 워터마크 추출이 가능한 방식을 ‘블라인드 방식 워터마킹’이라 하고, 원본 콘텐츠를 필요로 하는 경우는 ‘논 블라인드 방식 워터마킹’이라 한다.
일반적으로 논 블라인드 방식이 블라인드 방식에 비해 더 많은 워터마크 정보를 삽입할 수 있고 공격에 대해 견고하게 설계할 수 있으나 응용분야가 매우 제한적이다.
반면 블라인드 방식은 원본 콘텐츠가 필요없으므로 그만큼 많은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워터마킹 기술은 특정 응용을 목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벤치마킹 역시 그에 따라 세분화해야 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01년 11월30일, 정보통신부 지원 아래 SEDICA(SEcure DIgital Contents Association)라는 단체를 발족시켰다.
이 단체는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와 관리를 위한 디지털 워터마킹 기술과 DRM(Digital Rights Management:디지털 콘텐츠 저작권 관리) 기술의 성능평가에 대한 기준설정과 시험지원을 할 것이다.
또 2002년 개최를 목표로 ‘올림페어’(OlymFair)라는 국제 워터마킹 경진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첫회의 목표는 일반인들의 참가를 유도해 저작권 보호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확대하는 것이다.
현재 홈페이지와 경기방식은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서버 구축과 1차 테스트를 거친 후 시행할 계획이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나라 워터마킹 기술이 국제 경쟁력을 갖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콘텐츠를 고급화하고 콘텐츠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디지털 콘텐츠의 창작에 대한 성숙된 사회인식이 자리잡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콘텐츠 제작자가 안심하고 제작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더불어 콘텐츠의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 마련과 저작권 보호기술이 활발히 개발될 수 있는 정부 차원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
소비자 차원에서도 사용하는 디지털 콘텐츠가 적법한 것인지, 저작권을 침해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에게 피해가 없다고 해서 무단배포를 하는 일도 없어져야 한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고, 그것이 더 나은 콘텐츠 개발을 위한 발판이 된다는 생각을 공유해가야 한다.
저작권 보호기술이 강력해지고 저작권 보호법이 나와서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의 성숙된 소비자로서 고급 콘텐츠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는 조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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