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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 '돈세상' 감시꾼 윤종훈 공인회계사
[피플] '돈세상' 감시꾼 윤종훈 공인회계사
  • 김윤지
  • 승인 2000.08.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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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돈’ 보고 싶으면 돈세상에 가보라
월급명세서를 보면 샐러리맨은 허탈하다.
많지도 않은 월급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은 왜 그리 많은지. 우리나라 최고의 재벌 2세는 회사 주식을 넘겨받아 5조원을 남기고도 겨우 16억원만 세금으로 냈다는데. 혹시 내가 억울하게 세금을 내고 있는 건 아닐까.

공인회계사 윤종훈(40)씨는 이런 궁금증을 풀기 위해 얼마 전 인터넷신문 돈세상 www.donsesang.com을 열었다.
돈세상에 들어가면 ‘공인회계사는 자본주의의 개’라는 제목의 머릿기사가 눈에 들어온다.
대우그룹의 부실을 덮어둔 동료 공인회계사들을 매섭게 비판한다.
“기업들이 경영실적을 숫자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반드시 회계사를 거치게 되어 있습니다.
여기에서부터 부정이 이뤄지면 누구도 그걸 알아챌 수 없어요. 공인회계사를 10년 해보니 이쪽을 손대지 않고서는 부정의 사슬을 끊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 그는 세법과 기업경영 사이에서 오가는 비리와 야합을 돈세상에서 드러내고 싶다.
공인회계사라는 전문인의 시각이 여기에 도움을 줄 것 같다.
“지난달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위한 국회법이 날치기 통과됐을 때 모든 신문은 똑같이 ‘날치기’라는 면만 비판했죠. 하지만 돈세상에서는 날치기 통과로 국민 558만명으로부터 800원씩, 모두 44억원이라는 세금이 국고보조금으로 자민련에 들어가게 된 것에 주목합니다.
” 참여연대 조세개혁팀장이기도 한 그는 탈세에 관심이 많다.
96년 <억울한 세금 내지 맙시다>란 책을 냈고, 얼마 전에는 참여연대 조세개혁팀 이름으로 <홍대리 봉된 사연>이란 책을 엮기도 했다.
그는 돈세상을 제대로 펼쳐보이기 위해 공인회계사 일을 접을 작정이다.
“지난 몇년간 조세개혁팀장을 하면서 지킬박사와 하이드 같은 심정이었어요. 회계사가 돈 많이 벌겠다는 욕심을 버려야 진짜 전문성이 살아날 겁니다.
” 내가 낸 세금이 ‘눈먼 돈’ 되어 흘러다니고 있지는 않은지 돈세상에서 한번 살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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