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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수입차, 반도상륙 고속질주
[비즈니스] 수입차, 반도상륙 고속질주
  • 김호준 기자
  • 승인 2001.12.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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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수입자동차 시장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수입자동차협회에서는 2001년 한해 판매 실적이 7500대에 달해 2000년보다 80% 성장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02에도 50% 이상 성장해, 1만315대를 기록한 96년 판매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 10월까지 국산 승용차 판매율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0.4%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수입자동차의 성장이 두드러진다.
수입자동차 판매가 급증한 것은 BMW, 벤츠, 크라이슬러, 도요타 등의 자동차를 수입해 파는 업체들이 신차 물량을 대거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이다.
2001년 한해 늘어난 수입차 모델 수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이런 성장에 고무돼, 연말에 각종의 판촉활동을 통해 수입차 구매 봄을 조성한 뒤 2002년에도 다양한 차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각 업체들은 새해를 시장 확대의 분기점으로 보고 전시장과 사후서비스(AS)망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새해 수입자동차 판촉 경쟁 후끈 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수입자동차 업체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과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가 결합되어 2002년에도 고속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
'IMF 외환위기 이후 한동안 수입자동차를 몰고 다니는 것이 사회악으로 여겨져 수입자동차 소비가 급감했습니다.
하지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특소세 인하로 수입자동차 가격이 하락하면서 고소득층의 수입자동차 구매 욕구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 현재 수입자동차는 BMW, 벤츠, 토요타 렉서스 등 고급 차종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특히 BMW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수입 브랜드로 시장점유율 37%를 차지하고 있다.
BMW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공격적인 경영전략 때문이다.
IMF 이후 경쟁사들이 전시장을 철수하고 인력을 감축할 때 BMW는 오히려 딜러들을 지원하고 전시장을 확대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했다.
BMW는 2002년에도 전시장을 현재 25개에서 35개로 늘리고, AS센터도 16개에서 25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BMW코리아 김영은 부장은 'BMW는 한국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계속 펼칠 것'이라고 밝힌다.
BMW가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구사하면서 후발 업체들도 추격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벤츠와 포르쉐를 수입해 판매하고 있는 한성자동차는 2002년도 판매 목표를 50% 증가한 1700대로 잡고, 다양한 모델 출시와 전시장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신차로는 올해 프랑크프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뉴SL클래스와 뉴M클래스를 2002년 상반기에 들여올 예정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는 세단, 미니밴, 지프 등 수입차 업체 중 가장 다양한 모델을 선보이고 있으며, 3천만~5천만원대의 중저가 차량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다임러크라이슬러도 2002년에 수입차 시장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적극적인 고객 마케팅과 다양한 신차 발표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여갈 계획이다.
2001년 한해 수입자동차 시장을 더욱 뜨겁게 달군 것은 도요타 렉서스의 한국 진출이다.
렉서스는 진출 첫해 82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10%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는 한국 진출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하고 지난 9월 제1회 부산모터쇼에서 수입자동차 업계 최초로 2002년 신모델을 선보였다.
수입차 업계에서는 일본 자동차 메이커의 한국 진출이 수입자동차 시장 구도에 큰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내다본다.
일본 자동차의 경쟁력은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 입증되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도요타 외에 혼다와 미쓰비시도 한국에 진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한국 진출 1호인 도요타는 당장 공격적인 판매전략을 구사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당분간 고급 모델인 렉서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힌다.
'문화행사를 후원하거나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장기적으로 한국 시장에 뿌리를 내려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 수입자동차 구매층 확대가 관건 일본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을 서두르지 않는 이유는 한국 수입차 시장이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일본이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중소형차 시장이 협소하다.
실제 최근 수입자동차 시장의 성장은 고급 중대형 차량이 주도하고 있다.
여전히 소비자들은 수입자동차는 고소득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현재 수입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은 0.5%, 판매 차량 중 75%가 5천만원 이상, 배기량 2000cc 이상의 고급 중대형 차량이다.
수입자동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IMF 이후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고급 차량을 중심으로 수입차 시장이 성장했다고 설명한다.
수입자동차 업계에서는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이 높은 2002년이 구매층 확대에 중요한 시점이 될 것으로 본다.
자동차공업협회 김준규 차장은 '3천만~5천만원대 중저가 수입차량이 한국 시장에 얼마나 침투할 수 있느냐가 구매층 확대에 관건이 된다'고 말한다.
소비자들이 국산 고급 차량과 수입 중저가 차량 중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가 중요한 변수가 된다는 이야기다.
수입자동차협회 윤 전무도 '고소득층의 소비는 경기보다는 사회 분위기에 따라 결정된다'며 '수입자동차 시장이 장기적으로 성장하려면 구매층이 넓어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외 자동차 메이커들에게 한국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난공불락의 요새’로 꼽힌다.
수입자동차에 대한 무역장벽은 많이 낮아졌지만 소비자들의 거부감이 상당히 높기 때문이다.
윤 전무도 한국은 전세계에서 수입자동차가 가장 안 팔리는 나라라고 말한다.
'자동차 시장이 폐쇄적인 것으로 유명한 일본도 수입자동차의 시장점유율이 8%까지 올라갔습니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국산 자동차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는 대단히 높습니다.
' 하지만 윤 전무는 상황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는 2010년에는 수입자동차가 10만대 이상 팔려 일본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젊은 세대들은 기존 세대보다 중소형 수입차에 대한 구매욕구가 높습니다.
구매력 있는 신세대를 중심으로 수입자동차 소비가 상당히 늘어날 겁니다.
그리고 르노와 GM이 국내 자동차 업체를 인수하면서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거부감도 완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 윤 전무는 수입자동차를 무조건 배격하는 풍토는 한국 자동차산업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고 강조한다.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은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었기 때문에 고객 서비스가 충분히 발전하지 못했죠. 수입자동차 업체의 앞선 고객 서비스는 국내 업체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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