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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 PDA 무르익는 ‘장밋빛 꿈’
[비즈니스] PDA 무르익는 ‘장밋빛 꿈’
  • 김달훈/ 자유기고가
  • 승인 2002.0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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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한 성장세 보이며 ‘도약의 해’ 채비… 삼성·삼보 본격 ‘출사표’ 변화 예고 기술의 눈부신 발달과 그로 인해 인간들이 누리는 혜택에 대한 사회학자들의 반응은 둘 중 하나다.
편리한 만큼 게을러진다는 쪽과, 편해진 만큼 더 창조적이고 생산적으로 바뀐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더 맞는 표현인지는 각자가 어떻게 적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편리함’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아니라, 눈앞에 있는 ‘편리함’을 선택하느냐 아니면 고고한 무관심으로 일관하느냐일 것이다.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것들은 필연적으로 인터넷과 연결되어야만 하는 것이 시대적 운명인 것처럼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매스컴에서는 연일 ‘인터넷’을 떠들어댄다.
이제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주는 어쩔 수 없는 선택사항이 되어버렸다.
그런데도 유독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홀대받아온 기기가 있다.
바로 개인휴대단말기(PDA)이다.
그런데 2000년부터 꿈틀대기 시작하던 PDA에 대한 디지털 세대의 관심이 지난해에는 좀더 활발해지는가 싶더니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관심의 초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극심한 불황과 테러 여파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에 불어닥친 정보기술(IT) 성장세 둔화 속에서도 국내 PDA 시장은 그리 빠르진 않지만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시장조사 기관이나 관련 업체들의 전망을 들어봐도, PDA 시장이 이른바 ‘대박’을 낳을 만큼은 아니지만 희망을 갖고 주시해볼 만하다고 한다.
이통업체 행보 따라 희비 엇갈릿 듯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리서치가 내놓은 ‘2001년 국내 PDA 시장 3분기 결산 및 2002년 전망’을 보면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PDA 누적대수는 약 13만3600대, 돈으로는 450억원 정도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각 업체별로 결산자료가 나오는 올해 1분기 중에 지난해 시장 규모가 정확하게 밝혀지겠지만, 우선 이 보고서를 믿는다면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50% 성장한 약 21만2천대, 2004년에는 42만1600대의 PDA가 보급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로 보면 50% 정도의 성장세다.
이렇게 국내 PDA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제이텔, 싸이버뱅크, 아이디닷컴과 같은 중소규모의 국내 업체와 컴팩코리아, 한국휴렛팩커드 등의 외국계 업체 그리고 세스컴과 같은 수입 유통업체로 나뉘어 있던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지(IZZI) 시리즈로 국내 PDA 시장에서 체면만 유지해오던 삼성전자가 지난해 10월 무선 핸드PC ‘아이토도’(iTODO)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PDA 시장 참여를 선언했다.
1월 중순부터 시판될 것으로 알려진 아이토도는 5인치 VGA급 화면이나 CDMA2000-1x 모듈을 내장한 이동전화와 고속 무선데이터 전송 기능, USB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다양한 옵션 장치 활용 등이 가능해 디자인이나 성능 면에서 차별화된 제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동안 PC 판매에 주력하던 삼보컴퓨터도 지난해 9월 일본 현지법인인 소텍(SOTEC)을 통해 ‘A-1’이라는 제품을 발표하면서 PDA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A-1 역시 소형, 경량화 제품 위주였던 기존의 PDA 디자인과는 차별되는 8인치 크기의 대형 컬러 액정을 도입해 파격적인 디자인을 채택했다.
또한 인텔의 스트롱암 206MHz 중앙처리장치와 윈도우CE 3.0을 탑재하고 블루투스와 무선랜 기능을 제공해, 강력한 멀티미디어 기능과 무선통신 기능으로 주목을 받았다.
올해 초 일본 출시를 시작으로 1분기 중에는 국내 판매에도 본격 돌입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 국내 PDA 시장에 가장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것이 바로 이동통신 업체들의 행보다.
지난 연말 SK텔레콤을 시작으로 KTF와 LG텔레콤이 본격적으로 PDA를 이용한 무선포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거나 곧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이동통신 업체에서 어떤 단말기를 자사 서비스용 전용 단말기로 선정해 보급하느냐에 따라 국내 PDA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PDA 생산이나 유통업체는 이들 이통 3사가 각각 어떤 단말기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을 기준으로 보면 토종 브랜드인 셀빅이 43.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며 PDA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아이팩과 같은 윈도우CE 계열 PDA의 추격이 계속 거세지고 있어, 상대적으로 멀티미디어 기능이 약한 셀빅이 선두를 지키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지만 무선통신 모듈을 내장하고 다양한 확장성을 제공하는 ‘셀빅XG’의 출시가 아직은 변수로 남아 있다.
이들의 시장 쟁탈전은 일단은 좀더 두고보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질의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 관건 지난달 테크노마트가 리서치컴과 공동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10~30대 조사대상 2천명 가운데 20대가 가장 갖고 싶은 디지털 정보 가전기기는 PDA(39.6%)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무선 포털사이트 전문업체인 바스네트워크의 조사 결과, 전체 설문 응답자 672명 가운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은 일정관리(45%), 뉴스와 정보(32%), 전자책(11%)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일반적인 예상과는 달리 무선인터넷 사용자는 겨우 2%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자료를 보면 PDA의 성장이 약진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업체의 기대에는 왜 미치지 못하는지, PDA 업계가 소위 대박을 위해서 나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가늠할 수 있다.
아직까지 PDA 활용의 1순위는 업무용이다.
따라서 업체에서도 보험, 증권, 물류 분야 등 주로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에 더 치중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PDA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이제부터 개인 사용자를 배려하는 마케팅 정책이 필요하다.
하지만 PDA를 가장 갖고 싶어하는 20대와 잠재 고객으로 존재하는 10대와 30대들의 주머니를 열기 위해서는, PC 정도는 아니더라도 좀더 유용하고 재미있는 응용 프로그램이 계속적으로 개발·출시돼야 한다.
여기에 이동통신 업체와 PDA 시장이 모두 활기를 띠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렴하고 질높은 유·무선 콘텐츠 개발과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다면 일정관리나 어정쩡한 무선데이터 서비스는 똑똑한 스마트폰에, 강력한 휴대용 컴퓨팅 기능은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업체에서 야심차게 개발하고 있는 태블릿 PC에 시장을 빼앗길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PDA를 사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도 다양한 제품과 비교적 폭넓은 가격대에서 마음에 드는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고고한 무관심을 버리고 피디언(PiDiAn)의 길로 들어서는가에 따라, 오랫동안 PDA의 비상을 꿈꾸어온 관련 업계의 바람이 현실화할 것인지 여부를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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